ADVISORY / Weekly 부동산 ISSUE
2023. 10. 31
미운 오리 새끼가 된 빌라…
‘먼저 온 미래’ 일본의 사례는 다르다
Weekly 부동산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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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알짜 빌라를 여러 채 가진 재테크 고수가 아니라 전세 사기부터 떠오르죠.
빌라 전세 사기 등의 영향으로 빌라는 미운 오리 새끼가 된 듯합니다. 빌라를 매수하고자 하는 수요도, 전세 수요도 크게 줄어들었고 빌라 월세 수요만 겨우 늘고 있어요.
그런데 빌라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그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는 어떤 사업의 기회가 숨어 있을까요? 전문관리회사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발전해 온 일본의 빌라 시장에 힌트가 있지는 않을까요?

오늘은 일본 사례를 통해 임대주택 사업의 미래를 가늠해 볼게요. 흔히 ‘먼저 온 미래’라 할 정도로 일본은 고령화 등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 주니까요.
소유와 운영이 분리된 일본
최근 한국에서도 몇몇 대기업들이 Co-Living* 브랜드를 만들고 주택 임대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SK디앤디의 에피소드(episode), KT에스테이트의 리마크빌(Remark VILL) 등입니다. 아직은 그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빌라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건축법 개정으로 임대형 기숙사(Co-Living House)의 대규모 공급도 가능해졌어요. 학교나 기업뿐 아니라 민간임대 사업자도 임대형 기숙사 개발 및 운영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Co-Living: ‘공유주거’라고도 한다. 건물 내 공용 공간을 둬 입주민들이 공유하지만 동시에 개별적인 공간도 둬 사생활을 보호하는 주거 형태를 말한다. 최근 등장하는 코리빙 하우스들은 홈짐, 홈시네마 등 공용공간을 강화해 전통적 집을 공유하는 쉐어하우스와 구별된다.

전세 제도 자체가 없었던 일본에는 KT에스테이트와 같은 임대주택 전문관리회사들이 1,000개가 넘습니다. 이 중 TOP5 회사가 관리하는 호수만 해도 무려 370만 호가 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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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임대주택 사업을 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입니다.
① 토지주가 건설한 임대주택을, 장기간에 걸쳐 빌려 임대주택사업을 하는 경우 (ex. 일본의 '레오팔레스21')
② 토지 및 건물주로서, 직접 임대주택을 짓고 관리하는 방법 (ex. SK디앤디의 '에피소드')
③ 토지 및 건물주는 따로 있고, 관리회사가 지은 임대주택만 관리하는 방법 (ex. 대동건탁)

일본의 주요 주택임대전문관리회사가 50만 호가 넘는 주택을 관리할 수 있는 이유는 소유와 운영(임대/관리)을 분리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주요 Co-Living 회사들은 아직까지는 직접 소유한 건물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확장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고 투자금도 많이 필요하겠지요.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데 시간은 많이 걸리는데, 경쟁 브랜드들은 계속 늘어나 좋은 입지의 개발 물건을 찾기도 점점 어려워질 겁니다. 대기업이 주택임대사업까지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업 확장을 생각하는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소유와 운영을 분리하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만합니다.
건축-임대-관리 Total Care 서비스 제공하는 ‘대동건탁’
TOP 2~5의 회사들이 50~70만 호 정도를 관리하는 것에 비해, 1위인 ‘대동건탁’은 120만호가 넘는 임대주택을 관리 중입니다. 2023년 3월 말 결산자료를 보면 임대주택관리 호수가 무려 125만 9,468호에 달합니다. 공실률은 2% 밖에 되지 않으니, 사실상 만실 상태로 임대주택을 관리 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최근 1년간 신축한 주택수만 3만 8,739호고. 연간 매출액은 1조 6,576억 엔(약 15조 원), 영업이익은 1,000억 엔(약 9,055억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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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건탁의 사업구조는 토지 및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갖지 않고, 토지주를 대상으로 임대 빌라 사업을 제안해 빌라를 시공하는 겁니다. 시공한 빌라를 일괄임대계약 및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임대 관리해주고요.

즉, 대동건탁이 다른 임대주택전문관리 회사와 다른 점은, 계열사인 ‘대동건설’이 직접 시공한 빌라만 관리한다는 겁니다. 자신들이 관리해야 하는 임대주택이니 처음부터 좀 더 책임감 있게 짓겠죠. 또 대동건탁에 관리를 맡기고 싶은 토지주는 대동건설에서 빌라를 지어야만 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시공 매출이 많다 보니 연간 매출액이 1조 6천억 엔을 넘길 수 있는 거예요.

향후 빌라 월세 시장이 커진다면, 한국 건설사들이 관심을 갖고 봐야 할 부분입니다. 대동건탁의 매출도 영업이익도 대부분 ‘빌라 건축’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빌라 건축’의 시공 매출을 얻기 위해서는, 낮은 공실률을 유지하면서 임대 빌라를 잘 임대/관리하는 능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대동건탁의 사업 구조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대동건탁이 토지주와 일괄임대계약을 체결할 때 대동건탁이 해당 물건에 대해서 30년간 임대/관리/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소 10년간은 의무계약 기간이며 10년이 경과한 후에는 매 5년 단위로 재계약을 진행하는데 토지주가 원치 않을 경우에는 재계약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일 토지주가 토지 및 건물을 매각했을 경우에는 매입자가 기존 계약 내용을 인계 받거나 계약의 유지를 원치 않는 경우에는 계약 철회를 할 수 있습니다.

대동건탁은 일괄 임대계약 체결 시, 총 임대료의 85%를 토지주에게 10년간 보장해 줍니다. 즉 대동건탁이 임대 주택을 만실로 운영한다면 임대료 수익의 15% 중 일부로 건물 관리·운영 비용을 충당하고, 이러한 비용 및 제반 경비를 제외한 수익이 회사 이익으로 잡히는 겁니다.

토지주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가 고정돼 있으므로 토지주 입장에서 보면 공실에 대한 걱정 및 관리에 대한 수고 없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임대료 수익을 실현할 수 있어요. 그러니 다소 비싼 건축비에도 불구하고 대동건탁에게 시공을 맡기고, 대동건탁과 일괄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겁니다.

반면에 대동건탁은 토지주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임대료가 고정돼 있으므로 공실률이 높을 경우 손실을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임대주택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 특화된 임대관리 시스템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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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Line Up 구성 및 영업력도 중요
대동건탁은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임대주택의 디자인을 기성 상품화했다는 것입니다. 주택은 그 특성상 건축주의 취향이나 목적 등에 따라 다양하게 디자인돼요. 결국 별도의 디자인 비용이 발생하고 건축하는 과정에서도 디자인이 변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동건탁은 임대주택이라는 목적에 최적화된 다양한 임대주택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건축주인 지주가 라인업 된 상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주택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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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건탁의 영업사원들은 마치 자동차 영업사원이 자동차 카탈로그를 들고 영업하듯 건축주에게 각각의 상품에 대한 스펙(Spec), 콘셉트, 특징, 가격 등을 설명하고 계약을 이끌어 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영업사원이 각각의 주택에 대한 특징, 장점을 정확하고 세세하게 설명할 수 있게 해 주며, 건축주가 빠른 의사 결정 및 정확한 비용 산정 등이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동산은 지역성이 워낙 강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라 시장의 변화 가능성이 높아진 현 시점을 잘 활용한다면 큰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이제는 거주 환경이 열악한 노후 빌라, 전세 사기 가능성이 높은 날림 신축 빌라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임차인에게 쾌적한 거주 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관리가 잘 되는 월세 빌라, 처음 지을 때부터 제대로 잘 짓는 빌라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습니다. 잘 만들어지고 잘 관리되는 빌라가 많아질수록 골목의 분위기도 마을의 위상도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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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미래에셋증권 VIP솔루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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