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법률 ISSUE
2023. 05. 03
드라마 <마녀의 게임>으로 보는
상속회복과 유류분 청구
Weekly 법률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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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석(선우재덕 분): 마 회장 유언장 원본이 따로 있다고?

설유경(장서희 분): 찾아내야죠,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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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드라마 <마녀의 게임> 장면
재벌 회장님의 유언장 원본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K-일일드라마’ 단골 장면이죠?
얼마 전 종영한 일일드라마 ‘마녀의 게임’에서도 등장인물들은 마현덕 회장(반효정 분)의 진짜 유언장을 손에 넣으려 애를 씁니다.

반대로, 있는 줄 알았던 유언장이 사실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언장이 있다고 믿고 전해들은 유언장 내용에 따라 상속재산을 나눴는데, 유언장이 없다는 게 뒤늦게 밝혀졌다면 말이에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최근 이슈가 된 A사의 상속 분쟁과 관련된 법률을 살펴볼게요. 상속해줄 재산이 있는 분도, 상속받을 재산이 있는 분도 내용을 알고 계셔야겠죠.
상속권이 침해됐다면? 상속회복청구
민법 제999조에는 독특한 표현이 나옵니다. ‘참칭상속권자’. 즉, 상속권이 없는데 상속권자인 척하는 사람을 말해요. 이 조항은 “상속권이 참칭상속권자로 인하여 침해된 때에는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속권을 억울하게 침해 받은 사람이 구제 소송을 내는 걸 ‘상속회복의 소(상속회복청구소송)’이라고 합니다. 공동상속인이더라도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분(법에 정해진 상속재산 분할 비율)을 침해해 상속받은 사람은 그 침해한 부분에 대해서는 ‘참칭상속권자’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소송은 반드시 법에서 정해진 기간 내에만 청구해야 해요. 이 기간을 ‘제척기간’이라 부릅니다.
진정한 상속인은 ‘침해의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상속개시시”가 아님에 유의)에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둘 중 하나의 기간이라도 지나버리면 법원이 판단을 해주지 않아요. 재산 상속에 있어 뭔가 문제가 있다고 인지한 경우에는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 빠르게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A사의 상속재산 분쟁에서 중요한 쟁점도 이 기간입니다. 진정상속인이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났는가. 그게 핵심이죠.

소송을 제기한 진정상속인들은 피상속인(고인)이 ‘가업의 장자승계’ 원칙을 명시한 유언장이 있다고 믿고 2018년 그 유언의 취지에 따라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마치고 상속재산을 나눠 가졌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았고 이 사실을 2023년 2월에 알게 되었다는 거예요.

이 사건에서 ‘침해 사실을 안 날’은 대체 언제일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상속재산분할에 대해 상속인들이 다 같이 협의한 경우 본인의 법정상속분보다 상속재산을 더/덜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테니 ‘침해 사실을 안 날’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한 날(2018년)’이 될 거예요.

반면,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는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안 날’인 2023년 2월이 ‘침해 사실을 안 날’이므로 아직 3년이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해요. 이것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고인의 의사를 존중해 유언장에 따라 협의를 한 만큼,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이 중요하다는 거죠.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 소송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상속권의 침해를 알게 된 날’을 판단할까

[대법원 2007.10.25. 선고 2007다36223 판결]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999조 제2항 소정의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이라 함은 자기가 진정한 상속인임을 알고 또 자기가 상속에서 제외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단순히 상속권 침해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언제 상속권의 침해를 알았다고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상속회복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제척기간이 지나버리면? 유류분 청구
‘얄짤없다’는 표현이 있죠. 제척기간이 지나버리면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법원은 판단해주지 않습니다.
A사의 상속분쟁에서도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소가 각하될까봐 일종의 대비책을 마련했는데요, 바로 예비적으로 ‘유류분 청구’도 함께 제기한 거예요. 상속회복과 유류분 청구는 별개의 소송이니까요.
다시 말해 ‘상속회복청구가 안 된다면 유류분이라도 확인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셈입니다.

‘유류분 제도’란 쉽게 말해 ‘최소한의 상속분’이에요.
법정상속인에게 상속재산 중 일정부분에 대한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해 상속인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호하려고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피상속인의 생전증여나 유언으로 어떤 상속인이 법에서 보장한 ‘유류분’보다도 적은 재산만을 받은 경우, 재산을 많이 받아간 다른 상속인이나 수증자, 수유자에게 그 부족분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이해하면 돼요.
(공동)상속인인 사람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선순위상속인이 있는 경우 후순위상속인들은 주장할 수 없습니다.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에 따라 법에서 정한 유류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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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의 상속 분쟁에 대입해볼까요?
공동상속인은 고인의 배우자와 자녀 3인. 배우자와 딸 2인이 함께, 아들 1인에 대해 유류분을 청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들 쪽에서는 유언장(또는 피상속인이 장자승계를 원한다는 유언의 취지)이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배우자와 딸 2인은 ‘장자승계 원칙이 담긴 유언으로 인해 상속 재산을 충분히 받지 못해 유류분을 침해당했으니 이 부분을 돌려 달라’는 것이죠.
배우자는 (유류분기초재산*3/9*1/2), 딸들은 (유류분기초재산*2/9*1/2)보다 적은 재산을 받았다면 이만큼에 해당하는 재산만큼은 돌려 달라고 아들에게 요구할 수 있을 겁니다.

유류분 청구 소송은 그러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걸까요?
상속회복청구 제척기간과는 별도로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점을 놓치면 안됩니다. ‘상속개시와 반환할 증여 또는 유증을 안 날’로부터 1년 또는 ‘상속개시 시’로부터 10년 내에 청구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반환하여야 할 유증ㆍ증여 사실을 안 때의 판단 기준 [대법원 2001. 9. 14. 2000다66430 판결 등]
‘반환하여야 할 증여 등을 한 사실을 안 때’라 함은 증여 등의 사실 및 이것이 반환하여야 할 것임을 안 때라고 해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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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미래에셋증권 VIP솔루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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