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방카슈랑스 ISSUE
2023. 11. 21
즉시연금보험 최근 판례 살펴보기
부모 사망 후 받은 즉시연금보험금, 상속재산 아니다
“부모 사망 후 받은 즉시연금보험금, 상속재산 아니다”
최근 한 대법원 판결을 두고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호형호제 못 하는 홍길동도 아니고… 부모의 사망으로 받게 된 돈인데 상속이 아니라뇨. 오늘은 즉시연금보험 관련, 눈여겨볼 만한 판결 내용을 찬찬히 살펴볼게요.
먼저 사건에 대해 살펴볼게요.
A씨는 1998년 B씨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B씨는 A씨를 상대로 2008년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판결이 확정됐어요. 즉, A는 B씨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런 와중에 A씨는 2012년 피보험자가 본인인 ‘10년 만기 즉시연금보험 상속형’을 1억 원에 가입했습니다.
여기서 A씨가 가입한 즉시연금보험 상속형에 대해 알아보면, 납입금액을 기준으로 산출된 일정금액을 연금으로 수령하다가 만기가 되면 납입한 보험료와 동일한 금액을 만기보험금으로 수령하는 형태의 보험입니다.
그리고 만약 만기 전에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사망 당시의 계약자 적립금에 일정금액을 합산한 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수령하게 됩니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보험을 A씨는 본인이 생존할 경우 보험수익자를 본인으로, 사망할 경우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지정하여 가입했어요.
그런데 보험이 만기되기 전 2015년에 안타깝게도 A씨가 사망했어요. A씨의 공동 상속인들은 해당 보험 계약에 따라 사망보험금에서 기존 보험대출금액을 공제한 약 3,800만 원을 2016년에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2017년에 A씨에 대한 상속한정승인*을 신고해 처리되었습니다.
*상속한정승인: 상속인이 상속에 의하여 얻은 재산의 한도 안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 및 유증을 변제하는 책임을 지는 상속의 승인(민법1028조)
아직 B씨는 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죠. 이에 상속인들을 상대로 채무 이행(3,000만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2018년에 제기하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B씨는 A씨에게 3,000만 원을 받아야 하는데 A씨의 사망으로 인해 상속인이 보험금을 수령하게 됐어요. 그러니 소송의 핵심은 ‘수령 받은 보험금도 상속받은 재산에 포함되니 A씨의 채무인 3,000만 원을 지급해달라’는 거죠. 여기에 자녀들은 보험금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고, 상속한정승인을 했으므로 상속재산 범위를 초과해서는 변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핵심 쟁점이 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바로 ‘A씨의 사망으로 인해 수령한 보험금을 사망보험금으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보험금의 사망보험금의 인정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아래의 판례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험금 수익자의 지위
[대법원 2004.7.9 선고 2003다29463]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맺은 생명보험계약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에 의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임.
판례에 따르면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A씨의 채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재산입니다. 이 판례에 의거, 상속인인 자녀들은 상속한정승인을 했으므로 고유재산인 사망보험금을 A씨의 채무변제금으로 B씨에게 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만약 A씨가 가입했던 보험이 사망보험금 수령이 목적인 보장성 보험이었다면 논란의 여지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축성보험의 사망보험금은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축성보험은 ‘납입보험료+이자’인 금액을 만기에 수령하거나 연금으로 분할 수령하는 형태의 보험이고 상품유형에 따라 사망보험금이 있는 상품도 있고 없는 상품도 있습니다.
A씨가 가입한 10년만기 상속형 즉시연금보험은 사망보험금이 있는 상품이었는데, 만기까지 생존하여 만기보험금을 수령하면 종료가 되지만 만기 전에 사망하게 되면 보통 ‘납입보험료+α’ 정도의 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수령하게 됩니다.
이 점 때문에 B씨는 상속인들이 수령한 보험금이 실질적으로는 본인자금으로 가입해 보험납입금에 이자를 더한 금액을 수령한 것으로 생전에 보유하고 있던 재산과 동일성이 그대로 유지된다며 사망보험금이 아니라고 주장했던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