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법률 ISSUE
2024. 09. 25
상속부동산에 대한 협의, 그리고 분쟁
<상속부동산 분쟁 Q&A>
Weekly 법률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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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멀리가자마라>는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가족의 민낯을 드러내는 블랙코미디 영화입니다. 아버지의 재산은 무려 20억 원. 그러나 그 중 절반가량은 큰아들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형제들은 3억 원씩만 물려받게 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형제들은 각자 불만을 성토하며 집안은 난장판이 되는데, 그 순간 둘째의 아이를 납치했으니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20억 원을 준비하라는 유괴범의 전화가 걸려 옵니다. 이제 형제들은 가족을 살리느냐, 유산을 지키느냐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유산 상속을 둘러싼 분쟁은 비단 영화나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하나의 재산을 여러 명이 물려받는 ‘공동상속’의 경우에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지요. 이번 시간에는 공동상속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핵심요약 Tip!
1. 임대차 계약이 끝난 뒤 임대인이 사망했다면 임차보증금은 ‘가분채무’, 임대차 계약 중 임대인 사망 시엔 ‘불가분채무’에 해당
2. 상속부동산 등기는 공동상속인 전원이 신청하는 것이 원칙
*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상속인 1명이 등기 신청할 수 있음. 다만 취득세 전부를 우선 납부해야 함
3. 상속부동산의 상속세, 취득세, 재산세 등을 먼저 납부한 뒤 상속지분 이상으로 부담한 부분이 있다면
다른 상속인들에게 구상권 청구
가능

4. 상속개시 후 상속재산분할을 마치기 전까지 상속부동산에서 발생한 차임에 대해,
해당 부동산을 상속받지 않은 상속인들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음

Question 1. 상속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 상속인 간 나눠 가질 수 있나요?
공동상속인이 여러 명일 때는 별도의 유언이 없는 한 상속인들 간 협의에 따라 상속재산을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민법 1013조).
그런데 재산분할 협의를 진행하다 보면 의외의 복병이 등장합니다. 바로 ‘상속채무’의 분할입니다. 상속채무도 재산처럼 공동상속인 간 협의를 통해 나눠 가질 수 있을까요?

답은 ‘그때그때 다르다’ 입니다.
상속부동산의 경우를 따져볼까요.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기 전 임대인이 사망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공동상속인이 부담해야 하는 임대차보증금은 ‘가분채무’입니다. 즉 채무의 이행을 나눠서 할 수 있는 채무란 뜻인데요. 가분채무인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분할되어 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속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8809판결). 즉, 공동상속인 간 협의를 통해 상속채무를 분할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불가분채무’는 어떨까요? 임대차 계약 기간 중에 임대인이 사망했다면, 임차인이 돌려받아야 하는 임대차보증금은 불가분채무에 해당합니다. 불가분채무는 공동상속인들 내부적으로는 그들의 상속분에 따라 나누어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채권자(임차인)와의 관계에서는 공동상속인 모두가 채무자가 됩니다. 이렇게 ‘나눠서 이행할 수 없는 채무’인 불가분채무에 대해서 임차인은 공동상속인 중 누구에게라도 임대차보증금 전액을 반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청구를 받은 어떤 상속인이 보증금 전액을 상환했다면, 본인 법정상속분을 초과하여 변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공동상속인 중 1인이 해당 채무를 모두 승계받기로 공동상속인들 간 협의가 있었다면 이를 ‘면책적 채무인수’라고 하여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채무를 인수하는 형태로 협의가 있었다고 보게 됩니다. 이를 임차인에게 주장하기 위해서는 채권자(임차인)의 승낙이 반드시 필요(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2다8370 판결)합니다.
판례 Ⅰ. 상속부동산을 공동상속인 중 1인의 단독소유로 하고 다른 상속인들에게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기로 한 경우 임대차보증금반환의무자와 구상권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3다318857 판결]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분할대상 상속재산 중 특정 상속재산을 공동상속인 중 1인의 단독소유로 하고 그의 구체적 상속분과 그 특정 상속재산의 가액과의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법으로 상속재산을 분할하였는데 그 특정 상속재산이 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1항이 정한 대항요건을 갖춘 임대차의 목적물인 경우
그 공동상속인은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다른 공동상속인들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

그런데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가 분할대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임대차 목적물을 단독으로 상속받게 된 공동상속인이 그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면서 다른 공동상속인들에게 이러한 채무인수를 고려하지 않은 방식에 따라 산정된 차액을 지급하게 되면, 그는 본래 상속재산분할에서 의도되었던 것보다 과도한 부담을 안을 수 있어 부당하다.

이러한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면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에 관하여 법정상속분에 따른 내부적 부담부분이 그대로 유지되고, 그 임대차 목적물을 단독소유하게 된 공동상속인이 나중에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한 때에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구상할 수 있다.

Question 2. 공동상속인 협조 없이 상속부동산 등기 신청할 수 있나요?
상속재산은 별도의 유언이 없다면 모든 재산을 공동상속인들이 법정 상속분대로 공유하게 됩니다. 상속부동산은 등기를 하지 않더라도 상속개시와 동시에 공동상속인에게 법정상속분대로 소유권이 귀속됩니다(민법 187조). 상속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서 반드시 등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상속으로 인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해야 하는 법정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죠.

단, 상속부동산을 매도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들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후에 매수자에게 다시금 이전등기를 해야 합니다(민법 187조). 이때 상속인 중 한 명이 매도를 반대하거나, 상속인들 간 연락이 잘 안되거나, 상속재산분할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등기하기 어려운 상황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상속부동산 등기를 위해선 공동상속인 전원이 신청인이 되어 등기 신청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위와 같이 공동상속인 간 의사의 일치나 협조가 이뤄지기 어려운 경우엔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법정상속분대로 우선 등기신청을 할 수 있는데, 이때 본인의 법정상속분에 대해서만 등기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다른 상속인들의 상속분 전부에 대해서 상속등기를 신청해야 합니다.

유의할 점은 취득세입니다. 등기를 신청할 땐 취득세 납부가 선행돼야 하는데요. 다른 공동상속인의 협조 없이 단독으로 등기를 신청하는 경우, 해당 상속인은 일단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취득 부분까지 포함해 상속부동산 전체에 대한 취득세를 우선 납부하여야만 등기 신청이 가능합니다.
대법원 등기예규 제535호 제정(1984. 7. 4.)
상속개시 후 상속권을 한정승인 또는 포기할 수 있는 기간이 경과한 후에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공동상속등기에 협력하지 않는다 하여 일부 상속등기는 할 수 없고 상속등기를 하고자하는 상속인이 상속등기에 협력하지 아니하는 상속인의 상속등기까지 이를 신청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등기선례 제5-276호 제정(1996. 10. 7.)
공동상속의 경우 상속인 중 1인이 법정상속분에 의하여 나머지 상속인들의 상속등기까지 신청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등기신청서에는 상속인 전원을
표시하여야 한다.
Question 3. 상속부동산 세금, 다른 상속인들에게 구상권 청구할 수 있나요?
상속부동산은 상속세 외에도 취득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여러 세금이 발생합니다.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고 및 납부를 해야 하고, 이는 공동상속인 간의 연대책임입니다. 국세청은 공동상속인 중 누구에게라도 상속세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를 받은 상속인은 상속지분과 무관하게 기한 내에
상속세 전액을 우선 납부해야만 가산세 등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만약 본인의 상속세 부담분 이상을 납부했다면, 초과 부담분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반환청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속재산을 취득한 다른 상속인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여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상속부동산을 등기하기 위해서는 취득세 선납이 필요합니다. 실제 취득한 지분만큼 등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공동상속인들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속인 중 누군가가 법정상속분에 따라 취득세를 우선 전부 납부한 경우, 추후 상속재산 분할 결과에 따라 등기 명의자를 변경하면서 다른 상속인을 대신해 납부한 취득세만큼 해당 상속인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혼자 납부한 재산세도 다른 상속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상속부동산의 분할 협의나 심판 진행 중엔 주된 상속자*에게
재산세가 부과됩니다. 때문에 몇 년 뒤 재산 분할이 완료된 경우 이미 부과된 재산세에 대해 다른 상속인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됩니다. 상속재산분할 협의나 심판이 종료되지 않은 기간 동안에는 민법에 따라 법정상속분대로 상속부동산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보기 때문에 재산세 역시 공동상속인들이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집니다. 상속재산 분할이 마무리된 후에 재산세를 이미 납부한 주된 상속자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만큼의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속재산을 주된 상속자 단독소유로 하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대법원 2024. 8. 1. 선고 2023다318857 판결).
판례 Ⅱ. 공유재산의 취득세, 재산세를 공유자 한사람이 부담한 경우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례
[대법원 1984. 11. 27. 선고 84다카317, 318 판결]
공유재산에 관한 취득세와 재산세를 공유자의 한사람인 피고가 이를 부담하였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다른 공유자인 원고에 대하여 구상채권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
* 지방세법 제107조(납세의무자)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재산세 과세기준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재산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2. 상속이 개시된 재산으로서 상속등기가 이행되지 아니하고 사실상의 소유자를 신고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주된 상속자
      지방세법 시행규칙 제53조(주된 상속자의 기준) 법 제107조제2항제2호에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주된 상속자”란 「민법」상 상속지분이 가장
      높은 사람으로 하되, 상속지분이 가장 높은 사람이 두 명 이상이면 그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으로 한다
Question 4. 상속재산분할 전에 발생한 부동산 차임은 누가 갖게 되나요?
상속받은 재산이 차임을 발생시키는 부동산이라면, 이 차임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분쟁도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상속재산분할 협의나 심판 과정이 길어질수록 차임이 누적되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되기도 하죠. 통상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협의(또는 심판) 과정에서 상속재산 가액을 판단할 때, 상속재산에서 나오는 과실, 이를테면 부동산의 차임, 주식의 배당금, 예금채권의 이자 등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예금의 가액, 주식의 현재가치, 부동산의 실거래가 등 상속재산 그 자체의 가치만을 고려해서 분할이 이루어진다는 뜻이지요. 상속재산이 부동산인 경우, 부동산을 갖지 못하게 된 다른 상속인들의 입장에선 상속개시 때부터 상속재산분할 협의(또는 심판)까지 걸리는 수개월, 수년의 시간 동안 발생하는 차임에 대해 금전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속부동산을 전부 가져가게 된 어떤 상속인이 그 부동산에서 나온 차임도 모두 취했다면, 다른 상속인들은 공유물분할이나 부당이득반환 청구로써 자신의 상속분에 상응하는 일정 금액을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판례 Ⅲ. 상속재산 분할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에 상속부동산 차임을 포함되지 않고 차임에 대한 분쟁은 공유물분할, 부당이득반환 등 민사상 청구로써 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6. 14. 선고 2004가합98799 판결]
상속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는 상속재산은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가지는 재산만에 국한되므로, 상속개시 후 발생한 상속주식의 배당금, 상속부동산의 차임, 예금의 이자 등 상속재산의 과실은 상속인들이 상속분에 따라 취득하는 그들의 공유재산으로서 그 성격상 상속재산 자체가 아니며, 따라서 공동상속인들 전원이 상속재산의 과실을 포함하여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데 이의가 없고 또한 현실적으로 분쟁의 효율적인 해결이 기대될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공동상속인들은 공유물분할 또는 부당이득반환 등 민사상 청구로써 자신의 상속분에 상응하는 부분을 지급받아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자신의 상속분에 상응하는 부분’이란, 법정상속분이 아니라 ‘구체적 상속분’이란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공동상속인 A의 구체적상속분이 1/3이고 B의 구체적상속분이 2/3인데, A가 상속부동산 전부를 취득하기로 결정되어 A 명의로 등기가 이전된다고 하더라도, 상속개시 시(피상속인 사망 시)로부터 상속재산분할협의 또는 심판이 있을 때까지의 부동산에서 나온 차임은
A가 1/3, B가 2/3를 받을 수 있습니다.
판례 Ⅳ. 상속재산 과실은 구체적 상속분의 비율에 의한다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5다27132 판결]
상속재산분할 심판에서 이러한 상속재산 과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분할의 대상이 된 상속재산 중 특정 상속재산을 상속인 중 1인의 단독소유로 하고 그의 구체적 상속분과 특정 상속재산의 가액과의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법으로 상속재산을 분할한 경우, 그 특정재산을 분할 받은 상속인은 민법 제1015조 본문에 따라 상속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이를 단독으로 소유한 것으로 보게 되지만, 이러한 경우 상속재산 과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상속인들이 수증재산과 기여분 등을 참작하여 상속개시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구체적 상속분’의 비율에 따라 이를 취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본 자료는 미래에셋증권 Tax&컨설팅팀에서 작성한 것으로 수록된 내용은 신뢰할 만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글. 미래에셋증권 Tax&컨설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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