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세무 ISSUE
2024. 10. 02
세금도 할부가 된다…
상속 및 증여세 ‘연부연납’
루이비통, 디올, 펜디, 셀린느… 유수의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프랑스 최고 부자,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10여 년 전 돌연 벨기에 귀화 신청을 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습니다. 2012년 프랑스 정부가 ‘부자 증세’에 나서자 이를 피하고자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것이란 추측이 나왔는데요. 당시 벨기에는 고소득층을 겨냥한 세금도 없고, 무엇보다 상속세율도 3%로 낮았기 때문입니다. 아르노 회장은 쏟아지는 비판을 견디지 못하고 귀화 신청을 철회했지만, 이때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등은 비슷한 이유로 프랑스 국적을 포기했습니다.
한국은 프랑스보다도 상속∙증여세 부담이 큰 편입니다. 우리나라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정부에선 과도한 세 부담을 분산시켜 증여나 상속재산을 보호하고 납세의무의 이행을 돕기 위해 연부연납이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연부연납은 세금을 분할해서 납부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통상적으로 부동산, 최대주주 주식 등 증여나 상속받은 자산의 현금 유동화가 힘든 경우, 상속 등으로 취득한 자산이 현재 시가보다 낮게 평가돼 증여세 및 상속세 신고기간 내 매도하는 것이 불리한 경우, 세금을 납부하기 위한 대출 금리가 높은 경우 등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엔 연부연납 및 보증보험 신청 시 고려할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세금 2천만 원 넘고 담보 제공 시 신청 가능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71조(연부연납)는 연부연납이 가능한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 두 번째 조건의 ‘담보’에는 금전, 국채증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유가증권, 납세보증보험증권 또는 납세보증서, 토지, 보험등록된 건설기계 및 선박(금전과 납세보증보험증권 또는 납세보증서는 110% 이상, 그 외에는 120% 이상의 담보 필요) 등 기타자산이 있습니다. 또한 연부연납 신청 시 증여세는 매년 최소 1천만 원 초과, 최대 5년(상속은 최대 10년)까지 선택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연부연납 보증보험의 기본사항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가입 시 보험료를 한번에 납부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보험계약자의 사정으로 해지하는 경우 남아있는 보험기간에 대하여 일단위로 계산한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속세 11억 원에 대한 유가증권 담보 보증보험료(연 0.748% 가정)는 하단의 표와 같이 약 6천만 원 정도 발생합니다. 여기에 연부연납 가산금(연 3.5% 가정)도 약 2억 원이 발생하기 때문에, 연부연납이 실질적으로 유리한지 여부를 꼭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아래 예시를 참고해 주세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연부연납 가산금은 시중금리를 고려해 기획재정부령으로 결정됩니다. 연부연납 신청일 이후에도 해당 가산금이 변경되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연부연납이 실질적으로 유리한지 여부는 신청할 때, 그리고 신청 후에도 주기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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