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부동산 ISSUE
2024. 11. 26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리듬을 타면서 읽으셨나요? 올 10월 18일 발매된 로제Rose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듀엣곡 ‘APT.’의 도입부입니다. ‘APT.’는 K-POP 여자 솔로 아티스트 1억 스트리밍 최단기 돌파,
빌보드 글로벌 차트 정상 등에도 올랐습니다. 말 그대로 전 세계가 한국의 ‘APT.’에 열광하며 목 놓아 부르고 있네요.
노래 아파트가 아닌 실제 아파트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단독주택, 연립주택(빌라), 타운하우스 등 주택의 유형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많은 분들이 아파트를 원할까요? 한국적 특성이 만들어 낸 아파트의 경쟁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택의 유형은 계속 변해 왔습니다. 부유층이 원하는 주택의 유형도 그렇습니다. 과거의 부유층은 성북동, 평창동,
한남동 등 구릉지에 집을 짓고 남향으로 조망을 즐기며 살았습니다. 이후 방배동 등에 고급빌라가 생기며 빌라로 이주하는 분들도 있었고요.
반포, 압구정 등에 대단지 아파트가 생기며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이후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아파트가 반짝 인기를 끌기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성북동 집을 팔고 한강변 아파트로, 고급빌라를 떠나 신축 아파트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단지가 있는 아파트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자산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온 국민의 아파트 쏠림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아파트가 다른 주택에 비해 어떤 장점을 갖고 있길래 이렇게 아파트만 원하게 됐을까요?
아파트는 무엇보다 편리합니다. 주차도 편하고 직접 수리하고 관리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적습니다. 시큐리티security가 좋아서 안전하기도 하고요. 신축 아파트는 커뮤니티 시설도 잘돼 있습니다. 피트니스, 도서관은 기본이고 수영장이 있는 대단지 아파트도 있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커뮤니티와 시큐리티는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만의 차별화 포인트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짓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중에는 다채로운 커뮤니티와 최첨단 시큐리티를 자랑하는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앞으로도 주거와 관련한 첨단 IT 기술은 아파트에 가장 먼저 도입될 테니, 아파트는 편의성 측면에서 계속 앞서갈 겁니다.
쾌적성은 단독주택보다 떨어진다고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후 펼쳐지는 ‘세대’ 공간만 생각하면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마당도 없고, 시야도 탁 트이지 않고 옆 동만 눈에 들어올 수도 있고요. 하지만 공간을 ‘단지’로 확장해 보면 엄청 쾌적하다고 할 수 있지요.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는 모든 차량이 지하로 다니고, 지상은 잘 가꿔진 공원이나 정원 같습니다. 대단지 아파트라면 멀리 산책 나가지 않고 안전한 단지만 돌아도 운동이 되지요. 최근 건설사마다 브랜드 차별화 포인트로 단지 조경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시큐리티가 좋아 안전하게 머물면서, 공원 같은 단지 산책을 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아파트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좋은 건 알지만 너무 비쌉니다. 한강변을 접한 아파트 중에는 3.3㎡당 1억 원을 넘긴 단지들도 이미 많습니다. 동일한 권역에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같은 면적의 공동주택만 놓고 비교하면 아파트가 확실히 더 비쌉니다. 단지를 구성한 아파트가 10억 원이라면, 나홀로 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는 20% 낮은 8억 원, 빌라는 40% 싼 6억 원 정도에 현 시세가 형성돼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아파트의 장점도
가격 차이의 주요 원인 중 하나겠지요. 중요한 건 주택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 가격 갭gap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공동주택이 아닌 단독주택과 비교했을 때 아파트는 가성비가 좋습니다. 아파트 109㎡(33평형)의 가격이 10억 원이라면 3.3㎡당
약 3천만 원입니다. 일반적으로 주택지의 토지가격은 인접한 아파트의 3.3㎡당 가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만일 협소 토지 30평(x3천만 원=9억 원, 토지가)을 사서 2층 주택으로 33평형(x910만 원=3억 원, 건축비)을 짓는다면 총비용이 12억 원에 달합니다. 실제는 이렇게 작은 협소 토지는 거의 없기에 단독주택을 지으려면 더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가용한 자산 규모 내에서 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지역과 집을 선택하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집은 거주 공간인 동시에 큰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모든 자산을 선택할 때는 그 자산이 가진 약점을 얼마나 잘 헤지hedge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부동산 자산의 가장 큰 약점은 환금성입니다. 팔고 싶어도 잘 팔리지 않는 거죠. 아파트도 시황이 좋지 않으면 팔기 어렵지만, 단독주택, 빌라 등에 비해서는 수월합니다. 아파트는 단독주택에 비해 가성비가 좋고 다른 모든 주택들에 비해 환금성도 높기에 수요가 풍부한 편입니다.
살기 좋은 데 가격도 많이 올라가니, 아파트 아파트~
아무리 그래도 아파트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파트 선호가 높은 진짜 이유는 뭘까요? 살기 좋고 팔기도 좋은 아파트의 장점도 크지만, 무엇보다 아파트 가격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주택 유형별 가격지수 변동추이를 살펴볼까요.
서울 소재 아파트는 1986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무려 637%나 상승했습니다. 1986년 1월에 2억 원하던 아파트가 있었다면 2024년에 10월에는 14억 7,400만 원이 돼 있는 겁니다. 같은 기간 연립주택(빌라)는 183% 상승, 단독주택은 155% 상승에 그쳐, 상승률이 아파트의 3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보유 자산의 규모, 라이프 스타일, 직업적 특성과 관계없이 많은 국민이 아파트를 원하는 이유. 결국 편의성과 쾌적성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살기 좋은 아파트, 가격 상승도 다른 주택에 비해 월등히 높고, 환금성까지 뛰어난 부동산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대도시의 인구 밀도가 유난히 높은 한국.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주택 형태가 나오기 어렵기에, 아파트의 경쟁력은 더 강해지고, 아파트 선호 현상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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