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법률 ISSUE
2023. 04. 12
드라마 <카지노> ‘호구 형’도 위반하는
외국환거래법, 남의 일이 아니다?
Weekly 법률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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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우: 나한테 1억 줬지? 내가 9억 더 쓰고, 한국 가서 10억 부쳐줄게.

차무식: 내가 9억 넣어드릴 테니까, 대신에 형이 책임져야 돼
‘호구 형’.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 속 정석우(최홍일 분)에게 시청자들이 붙여준 별명이죠.
그는 국내 중견기업 대표인데 필리핀 카지노 운영자인 차무식(최민식 분)의 덫에 걸려 200억 원을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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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드라마 <카지노> 포스터
차무식은 호구 형을 대상으로 ‘환치기’를 해줍니다.
환치기는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무등록 업체 등을 통해 외화를 해외로 유출입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을 뜻해요. 호구 형이 도박에 필요한 현지 돈을 필리핀의 차무식에게 빌리고, 대신 차무식의 국내 계좌에 한국 돈을 송금해주는 식이죠.

이런 환치기는 엄연히 불법입니다. 환치기를 서비스를 제공한 차무식뿐 아니라 이용자인 정석우도 처벌 대상이에요. 세관신고 없이 직접 휴대해 해외로 갖고 갈 수 있는 현금은 최대 1만 달러. 사실, 불법도박을 하면서 정상적인 해외송금을 할 순 없었겠죠.
호구 형은 도박 사실이 적발되면 상습도박죄에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질 겁니다.

도박은 드라마 속 얘기지만 외국환거래법은 먼 얘기가 아닙니다. 해외 유학도 여행도 흔한 글로벌 시대, 해외송금이 빈번해졌어요. 나도 모르는 새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증빙서류 미제출 송금이라는 게 있다는데…
먼저 원칙부터! 건당 미화 5천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을 해외로 송금할 때는 외국환은행에 사유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여기에 예외 규정이 있죠. △신고를 필요로 하지 않는 거래에 한해서 △거래외국환은행을 지정해 송금하는 경우 증빙서류 없이도 연간 5만 달러까지 해외송금이 가능해요. 이걸 ‘(지급)증빙서류 미제출 송금’이라고 부릅니다.
증빙서류 미제출 송금은 신고가 필요한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취업하여 거주하는 딸에게 증여하기 위해 보내는 것이라면 ‘기타자본거래 신고’가 필요하고, 미국 부동산 취득을 위한 계약금 명목으로 보내는 것이라면 ‘해외부동산취득 신고’가 필요한 거래이니 증빙서류 제출 없이 해외송금을 하면 안됩니다.
또 증빙서류 미제출 송금의 경우 1년 누적 송금액이 1만 달러를 초과하면 국세청에 자동으로 통보된다는 사실도 잊지 마세요.
해외유학경비로 비트코인에 투자한다고요?
해외유학경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외국환거래법 위반의 단골 시나리오입니다. 입학 또는 재학이 입증되는 경우 해외유학경비는 별도의 한도 없이 송금이 가능하거든요. 이 규정을 근거로 넉넉한 자금을 자녀에게 보낸 후 자녀가 현지에서 해외부동산, 해외주식, 가상자산 등을 취득하는 것인데요,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절차와 신고의무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걸 당국이라고 모를까요? 해외유학경비의 경우 1년 누적 송금액이 10만 달러를 초과하면 국세청에 자동통보 됩니다.
이 통보 여부와 별개로 감독당국은 해외유학경비로 송금한 자금이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어서 자금 행방을 예의주시 하고 있습니다.
5천 달러 이하로 분할송금 하다 큰코다칩니다
돈을 쪼개 보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건당 미화 5천 달러 이하로 해외송금을 하면 거래외국환은행을 지정할 필요도 없고, 증빙서류 제출도 필요 없으니까요. 그런데 외국환거래법은 분할해 송금하는 경우 각각의 송금액을 합산해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5천 달러를 100번씩 쪼개기 송금해 50만 달러짜리 집을 샀다면 한번에 50만 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본다는 의미죠.

게다가 금액을 쪼개서 자주 해외송금을 하는 경우 오히려 눈에 띄기 십상이에요.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로 보아 한국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미국은 금융범죄단속국(FinCEN)에 보고될 수 있고,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외국환거래법상 해외송금과 세금은 완전히 별개 문제입니다
‘외국환은행에서 문제없이 해외로 송금을 했으니 세금 문제도 없다!’ 이런 오해하시는 분들 있죠. 하지만 외국환거래법상 해외송금이 가능하다는 것과 세금 납부 의무가 있다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가령 증빙서류 미제출 송금으로 5만 달러를 미국에 거주하는 자녀에게 보낸다면, 은행에서 별도로 세금 안내가 없더라도 증여세 문제는 직접 챙겨야 해요.

한국에 있는 부모가 미국에 거주하는 자녀에게 송금하는 돈이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범위 내의 학비, 생활비 등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증여세가 비과세 처리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수증자인 자녀에게 납세의무가, 수증자가 비거주자라면 증여자인 부모에게도 연대납세 의무가 있습니다.
또 한국 세법상 비거주자는 증여세 공제(성인자녀 5천만 원, 미성년자녀 2천만 원)를 적용 받을 수 없어요.
미국은 현금 휴대반입(반출) 기준이 가족당 1만 달러입니다
해외송금 대신 개인당 1만 달러를 초과하는 현금 등을 휴대하여 해외로 반출(또는 반입)하고자 하는 경우 세관에 미리 신고해야 합니다. 1만 달러를 계산할 땐 현금뿐만 아니라 여행자수표나 상품권과 같은 모든 지급수단도 포함돼요.

미국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어요. 1만 달러를 초과하는 현금 등을 갖고 미국으로 입국하거나 출국할 때 신고해야 해요.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한국‘개인당 한도가 1만 달러’인 반면 미국‘가족당 한도가 1만 달러’라는 사실입니다. 한도를 착각해서, 또는 한국에서 신고했으니 미국에는 별도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해했다가는 압수 및 몰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외에도 규정이 다른 나라가 있을 수 있죠. 현금을 가지고 출입국하실 때에는 먼저 본인이 방문하고자 하는 국가의 현금 반·출입 규제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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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미래에셋증권 VIP솔루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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