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부동산 ISSUE
2023. 05. 16
“아파트 가격, 바닥 찍었나요?”
마녀의 수정구슬에라도 묻고 싶은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
Weekly 부동산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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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마녀 할멈이 수정 속 미래의 남편을 보여줬어.”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중에서
18~19세기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쓴 고전 희곡 <파우스트>. 학자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와 영혼을 건 내기를 벌이는 내용이에요. ‘오징어게임’에 출연했던 배우 박해수가 최근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아 열연하면서 다시금 화제가 됐죠?

이 작품에는 처녀들에게 미래의 남편 얼굴을 보여주는 마녀의 수정구슬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래가 미치도록 궁금한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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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Goethe's Faust>, 1918, Richard Roland Holst(1868-1938)
요즘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미래에는 ‘부동산’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습니다. 아파트 가격 바닥 논쟁이 뜨겁죠.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4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강남3구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노원구도 1년 4개월만에 상승으로 전환했습니다. 아직 서울 전체로는 상승 반전을 하지 못했지만 하락폭을 줄이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사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느니 아파트 가격도 오를 거라는 얘기가 들립니다. 거래량과 가격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거래량은 우리에게 부동산의 미래를 보여주는 수정구슬일까요?
거래량이 늘고 있다? “
정말 거래량이 늘고 있을까요? 예, 맞습니다.
1.3부동산 대책 발표로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곳이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월 1,000건대를 회복했습니다. 2022년 하반기 거래량은 월평균 681건에 그쳤습니다. 전년 동기 월평균 거래량인 2,686건 대비 4분의 1 수준입니다.

급급매가 아니면 팔리지 않는 작년 하반기의 거래절벽기, 거래빙하기를 지나 올해부터는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1월 1,418건, 2월 2,456건, 3월 2,980건으로 매달 거래 건수가 늘고 있어요.
집계(계약일 기준 30일 내 신고) 중인 4월 거래량도 2,310건으로 이미 2천 건을 넘겼네요. 확실히 거래량은 회복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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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이 늘면 가격도 오른다? “
거래량이 왜 늘었을까요?
‘가격이 이 정도까지 떨어졌으면 살 만하다.’ ‘지금부터 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해도 그렇게 크게 떨어지지 않을 거다. 반면 가격의 오름세는 가파를 거다.’ 이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죠.

급등해 왔던 금리 상승도 멈췄고, 정부의 지속적인 시장 활성화 정책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진 거니 앞으로 가격도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급하게 서둘러 사지 않을 테니 거래량은 줄었겠지요. 그래서 거래량의 많고 적음을 토대로 향후 가격 전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거래량이 증가한다고 항상 가격이 올라가는 건 아닙니다. 상승장에서는 거래량이 줄어도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하락장에서는 거래량이 증가해도 가격이 더 하락하는 경우가 있고요.
그래서 거래량의 증가/감소 추이와 함께 현재의 시장이 상승 중인지 아니면 하락 중인지. 즉, 어떤 사이클에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벌집순환모형이 뭐야?
부동산 사이클별 거래량과 가격의 상관관계를 가장 잘 설명한 이론은 ‘벌집순환모형’입니다. X축은 거래량, Y축은 가격입니다. 벌집은 육각형 모형이니 총 여섯 면이 나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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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면은 회복기입니다.
이때는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회복됩니다.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가 증가하기에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2국면은 호황기입니다.
호황기라지만 거래량은 크게 줄어듭니다. 1국면에서 매매가격이 전세가격보다 많이 올라 전세가율은 낮아집니다. 전세가율이 낮아져(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커져서) 갭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투자수요는 감소합니다.
반면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하나’라는 고민과 함께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집니다. 거래량은 감소하지만 가격은 2국면에서 폭등하는 모양을 보입니다.

3국면은 침체진입기입니다.
‘가격이 너무 올랐고 언제 떨어져도 놀랍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거래량은 더 감소하고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하락사이클의 시작인 4국면은 침체기입니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도 크게 떨어집니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모두 크게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가격이 폭락하니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량이 급감합니다. 회복/호황기(1,2국면) 때 분양했던 아파트들의 입주 물량이 봇물 터지듯 터지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벌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4국면이 되면 거래절벽, 미분양증가, 역전세난 등의 기사가 신문에 많이 실립니다.

5국면은 불황기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싸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급매물이 소진되고 거래량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좀 더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6국면은 회복진입기입니다.
하락장이 길게 이어지면서 ‘집값도 떨어지고 오르지 않는데, 뭐 하러 집 사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매매가격은 큰 변화가 없는데 전세가격이 오르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6국면에는 전세가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미래를 정확하게 전망한다는 건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현재 주어진 조건과 환경 내에서 아무리 면밀하게 분석을 한다고 해도 미래에는 그 상황, 조건 자체가 변하기 때문일 겁니다.
부동산 사이클별 거래량과 가격의 상관관계를 잘 설명하는 벌집순환이론이 소용없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면, 의사 결정할 때 참고할 수 있을 겁니다.
거래량이 증가하는 국면은 5국면 불황기, 6국면 회복진입기, 1국면 회복기로 지금 우리는 4국면을 지나 5국면에 진입해 있습니다. 그러니 거래량이 증가한다고 조급해하며 높은 가격에 추격 매수할 때는 아직 아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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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미래에셋증권 VIP솔루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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