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3. 11. 15
왜 다시
소셜 미디어인가?
The Sage Investor
img
트위터 대항마로 메타가 새롭게 선보인 ‘스레드(Threads)’가 출시 첫날 가입자 3천만 명을 돌파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트위터가 차지했던 마이크로블로깅 업계의 왕좌가 흔들리는 와중에 메타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신은 주로 어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가?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주로 사용한다면 MZ세대, 페이스북을 주로 본다면 그 윗세대로 구분 가능하다. 그 한켠에서 트위터는 주로 빠르게 뉴스를 전파하는 마이크로블로깅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 깊이 파고든 소셜미디어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한,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는 하루 평균 2시간 20분, 매달 70시간을 소셜 미디어 앱에 사용한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비즈니스 오브 앱스에 따르면 전 세계 48억 8천만 명이 소셜 미디어 계정을 갖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매일 수천억 건의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소셜 미디어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웹 2.0 단계로 이동하면서 출현했고 인기를 얻었다. 실제 페이스북(현재의 메타), 마이스페이스 등이 2003년에서 2005년 사이에 출시됐고 마이크로블로깅(한두 문장 정도 분량의 단편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 플랫폼인 트위터(현재의 X)와 텀블러가 각각 2006년, 2007년에 출시됐다.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 2014년 왓츠앱을 인수하며 세계에서 가장 사용자가 많은 소셜 미디어 회사가 됐다. 구글도 구글+라는 소셜 미디어를 만들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로도 소셜 미디어 시장은 계속 진화했다. 2020년 클럽하우스는 오디오 기반 소셜 미디어를 시도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장에 또다시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여론의 장이었던 트위터가 흔들리면서 이 자리를 차지하려는 새로운 서비스의 공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트위터가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소셜미디어 제국 메타가 유사 서비스를 내놓았고 혁신을 등에 업은 스타트업까지 이에 가세했다. 미국 차기 대선이 2024년 11월로 다가온 가운데 차기 여론의 장은 어떤 서비스를 중심으로 형성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바람, 스레드
인스타그램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 수가 많고 사용 시간이 긴 인기 앱 중 하나이다. 메타는 페이스북 서비스 이후 인스타그램을 인수해 차세대 소셜 미디어 시장을 계속 장악해 왔다.
img
트위터를 복제한 메타의 스레드는 차세대 소셜 미디어 시장을 겨냥한 메타의 야심작이다.
그 이후를 준비하던 메타는 2023년 7월 6일 ‘스레드’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함으로써 소셜 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도 한물간 것처럼 보이는 ‘단문 텍스트’ 기반 서비스로 말이다. 스레드에는 하루만에 3천만 명이 가입했다. 지난해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의 챗GPT보다 가입자 확보 속도가 빠르다. 물론 서비스 시작 직후의 엄청난 관심이 계속 유지되고 있지는 않지만 스레드는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하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가고 있다.

스레드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를 직접 겨냥한 서비스다. 과거 흐름을 볼 때 메타는 주로 경쟁 서비스를 인수하거나 복제 서비스를 내놓는 전략을 택했다. 인스타그램은 인수 전략의 성공이었다. 스레드는 트위터의 복제 서비스다. 트위터가 내외부적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갈 곳을 잃은 트위터 사용자를 흡수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2022년 이탈리아로 휴가를 떠났다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에게 연락을 받았다. 트위터와 경쟁할 서비스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건으로 법정 분쟁에 시달리고 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에는 트윗 수를 제한하는 등 각종 서비스 정책이 변경됐다. 기존 트위터 이용자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었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 틈을 타 본격적으로 유사 서비스를 내놓는 전략을 수립했다.
img
스레드는 단기간 안에 작은 팀이 만들어낸 서비스다. 거대 조직 메타 내에서 마치 스타트업처럼 팀을 꾸려 빠르게 서비스를 내놓았다. 출범 이후에도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하는 형태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스레드는 메타의 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과 연동되어 별도의 가입 절차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반대로 스레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어야 한다. 메타는 스레드 서비스 시작 16시간 만에 이용자 3천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1.5%가 스레드 앱을 설치한 것이다.

메타는 스레드 출시 후 일주일 만에 주가가 6% 이상 상승했다. 물론 스레드가 실질적으로 메타의 수익에 기여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은 스레드의 출시가 장기적으로 메타의 수익 창출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스레드를 ‘사용자가 관심사와 유행하는 주제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장(場)’으로 정의했다. 사실상 여론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공간이라는 말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10억 명 이상의 사람이 공개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앱이 있어야한다”며 “트위터가 그 기능을 하지 못하니 우리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img
스레드는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트위터를 분석해 개발한 단문 텍스트 기반 소셜 미디어인 만큼 많은 면에서 트위터와 유사하다. 이처럼 메타는 이미 시장에 나온 서비스를 복제하는 데 유능한 기업이다. 경쟁사를 인수해 시장을 확대하고 다른 서비스 인기 기능을 복제해 이용자를 늘려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카피한 ‘릴스’다.

그러나 스레드가 갈 곳 잃은 트위터 사용자를 흡수하는 플랫폼이 될지는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스레드 서비스 초기 가입자 수가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 무색하게 출시 한 달여 만에 사용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레드가 2020년 반짝 인기를 끌었던 클럽하우스처럼 될지, 장담한 것처럼 롱런하며 트위터를 대체하는 플랫폼이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나마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속도로 볼 때 스레드가 페이스북보다 빠른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메타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스레드는 메타의 거대언어모델 개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언어모델은 문자 중심의 학습이 필수적인데 스레드는 데이터 확보에 아주 적합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quote_base_before
트위터가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소셜 미디어 제국 메타가
유사 서비스를 내놓았고 혁신을 등에 업은 스타트업까지 이에 가세했다.
quote_base_after
김인순 (더밀크 고문)
전자신문 ICT융합부데스크 출신으로 20년간 보안 소프트웨어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했다. 기자협회 ‘이달의기자상’을 두 차례 수상했으며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을 취재한 “파괴자들 ANTI의 역습”을 집필했다.
※ 본 원고는 외부 필자 의견으로 당사의 투자 의견과는 무관합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김인순 | 사진. Getty Images
COPYRIGHT 2021(C) MIRAE ASSET SECURITIES CO,.LTD.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