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3. 12. 12
“캐나다 ETF로 해외 투자의 지평을 넓힐 수 있어”
로히트 메타 호라이즌스 ETFs CEO
The Sage Inve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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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4위 ETF 운용사의 CEO에게 캐나다 ETF 시장에 대해 물었다. 어떤 ETF 상품이 투자자의 사랑을 받고 있고, 어떤 상품에 대한 니즈가 있는지,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적 투자처가 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내 ETF 투자 순자산총액이 2023년 6월 말 기준 1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우리나라 국민 17명당 1명이 ETF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국의 ETF 일평균 거래대금이 미국, 중국에 이어 전 세계 3위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ETF 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투자자의 관심이 자연스레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해외 시장의 경우, 국내 시장과 주요 투자 대상 및 규제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혁신 상품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투자 니즈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세계 최초 ETF 상장국이자, 금융 및 원자재 산업에 경쟁력을 가진 캐나다 ETF 회사의 CEO가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있어 인터뷰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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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히트 메타(Rohit Mehta)
호라이즌스 ETFs CEO
호라이즌스(Horizons) ETFs는?
2005년 설립된 캐나다 4위 ETF운용사로 2023년 7월 말 기준 총 206.1억 달러(USD)를 운용하고 있다. 115개의 ETF를 상장하고 있으며, 금리 및 커버드 콜 등 인컴형 ETF와 가상화폐, 반도체 등 혁신 테마의 ETF 모두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계열사로 인수됐다.
은행주를 바탕으로 한 ETF
Q. 캐나다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원자재 관련 종목과 더불어 캐나다 왕립은행(RBC),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TD), 몬트리올 은행(BMO) 등 은행주의 비중이 높다. 이유가 무엇인가?

우선 캐나다 은행들이 지급하는 배당의 규모, 지속성, 원천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캐나다의 주요 은행은 15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매년 배당을 지급해왔다. 몬트리올 은행 같은 경우, 배당 지급의 역사가 200년 가까이나 된다. 이처럼 오랜 기간 배당을 안정적으로 지급해온 저력을 바탕으로 2008년, 2014년 글로벌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당시에도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실제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1998년 1월 말부터 2023년 1월 말까지 캐나다 6대 은행의 배당 성장률은 연 9.48%에 이른다.

둘째로, 캐나다 은행산업의 경우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반면 자본화가 잘 되어 있고 규제 역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관리·감독이 용이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산업 자체의 다각화가 잘 되어 있다. 캐나다 은행 산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예금, 대출, 보험, 브로커리지, 자산 관리 등 다양한 범주의 서비스를 잘 아우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특정 영역에서 경제적 타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완충효과를 가질 수 있다. 즉 다각화된 산업에 기반해 하방 압력을 상대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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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주요 은행은 15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매년 배당을 지급해 왔다.
몬트리올 은행(BMO) 같은 경우,
배당 지급의 역사가 200년 가까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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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다면 은행주를 바탕으로 한 ETF도 많이 출시되어 있을 것 같다. 예를 좀 들어 달라.

호라이즌스 ETFs 같은 경우, 투자자가 필요 및 투자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은행 관련 ETF를 세분하여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은행 관련 ETF는 캐나다 상위 6개 은행에 투자하는 지수 Solactive Equal Weight Canada Banks Index를 추종하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분배금 전체를 재투자하는 절세 추구 상품(Total Return Index ETF)과 분배금을 매월 지급하는 상품이다. 높은 배당을 원하는 투자자를 위한 인컴 상품도 있는데, 이 상품은 커버드 콜 전략을 활용하는 액티브 ETF로 분배금이 연 12% 수준이다(2023년 7월 31일 기준). 또한 최근 상위 6개 은행에 1.25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상품도 출시했다. 마지막으로 낮은 수준의 레버리지와 커버드 콜을 활용해 인컴과 수익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상품도 존재한다. 이 상품의 경우 분배금이 연 15% 수준이다(2023년 7월 31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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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투자자가 주목하고 있는 ETF
Q. 캐나다는 농산물, 희귀금속, 산업용 금속, 각종 에너지 등 다양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2023년 상반기까지도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불거지며 캐나다 시장, 그중에서도 원자재 관련 ETF 상품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ETF가 있는지 궁금하다.

언급한 바대로, 캐나다에는 원자재 관련 ETF가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다. 호라이즌스 ETFs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호라이즌스 ETFs는 캐나다에서는 최초로 우라늄 ETF를 출시했고 원유, 천연가스, 금, 은에 투자하는 상품도 보유하고 있다. 커버드 콜 전략을 활용한 혁신적 원자재 상품도 출시되어 있는데, 금 실물에 투자하며 커버드 콜 전략을 활용하는, 분배율 6.22% 수준의 골드 인컴 상품도 있다.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ETF는 그 자체로 포트폴리오 안에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구리, 리튬 관련 기업들로 구성된 인덱스를 추종하는 ETF 등 캐나다의 에너지 관련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ETF가 준비되어 있으며, 커버드 콜을 통해 추가적인 인컴을 얻으면서 액티브하게 운용하는 에너지 종목 관련 ETF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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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경우 금융 산업이 강하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도
투자자가 눈여겨볼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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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투자자가 주목하고 있는 ETF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몇 가지만 소개한다면?

북미에 있는 구리 채굴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가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구리는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광물 가운데 하나로서, 자동차 생산에 핵심이 되는 재료일 뿐 아니라 오늘날 도시인프라 구축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구리가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구리를 의인화해 ‘Dr. Copper’라고 부르기도 한다. 팽창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Dr.Copper가 알려주는 정보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2023년 7월 말 기준 이 ETF는 연초 대비 29% 상승했다.

반도체 관련 ETF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점차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칩은 이미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 콘솔, 각종 기기, 각종 이동 수단 등 우리 삶 구석구석에서 사용되고 있다. 반도체 설계 및 생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차세대 기술 발전의 흐름에 올라타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반도체가 거래되고 있고 이들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글로벌 반도체 지수에 투자하는 ETF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 같다.

투자자들은 블록체인 관련 상품에도 주목하고 있다. 호라이즌스 ETFs에서 빅데이터와 가상화폐 관련 하드웨어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한 바 있다. 채굴 등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드웨어 업체와 블록 체인·가상화폐 관련 기술 개발의 수혜가 예상되는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는 ETF이다. 이 ETF의 경우 투자자의 관심이 크게 몰리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2022년에는 연 -56.2%를 기록했으나, 2023년의 경우 7월 말 기준 연초 대비 91% 상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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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반도체가 거래되고 있고
이들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글로벌 반도체 지수에 투자하는 ETF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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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스 ETFs 대표 상품
Q.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인버스, 레버리지 ETF 상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인버스, 레버리지 ETF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인데, 캐나다 투자자는 어떤지 궁금하다.

캐나다의 경우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 규모는 한국 원화 기준 2.6조 원 수준이다. 이는 캐나다 전체 ETF시장의 1%에 못 미치는 규모이다. 비중이 적은 것은 사실이나,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토론토 증권거래소 일 거래량 기준 25위 안에 항상 포진하고 있을 만큼 전문 투자자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호라이즌스 ETFs가 출시한 상품 가운데서도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나 원유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 가운데 하나는 늘 일 거래량 상위 25위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
Q. 2022년 3월, 20조 원 돌파에 이어, 올 7월 말 현재 호라이즌스 ETFs의 운용자산(AUM)은 26.4조 원(272억 CAD)에 이르렀다. 성장을 견인하고 투자자에게 성공적으로 어필한 대표 상품이 있다면?

지난 몇 달 가파른 금리인상이 있었던 만큼 예금 금리형 ETF 상품에 투자자의 관심이 크게 집중되었다. Horizons High Interest Savings ETF가 대표적인 예인데 2023년 7월 말 기준 총 수익률(Gross Yield)이 5.4% 수준이다. 투자 등급 이상의 채권에 종합적으로 투자하는 ETF의 경우 그 다음으로 거래가 많았다. 또한 0~3개월 만기의 캐나다 채권 및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ETF에도 많은 자금이 몰렸다. 이들 단기 채권 상품은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5%대의 수익을 올렸다. 그 외, 나스닥 100, 미국 대형주, 오일·가스 등을 기초 투자 자산으로 삼고 커버드 콜 전략을 구사해 추가적인 수익을 발생시키는 상품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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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측과 성장 전망
Q. 2023년 상반기는 인플레이션,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변동성으로 인해 채권, 커버드 콜 등 인컴형 ETF에 대한 관심과 니즈가 높았다.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볼 때 향후 투자자는 어떤 상품을 선호할 것으로 보여지는가?

인컴 상품인 커버드 콜 및 채권 상품에 대한 수요가 2023년 하반기 동안에도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기술주 관련 혁신 테마형 상품에 대한 관심 또한 예상된다. 2023년 7월 말 현재 나스닥 100 관련 종목이 성과를 크게 회복했는데, 나스닥 100 종목을 위시한 기술주 관련 하위 종목들 역시 연쇄적으로 이 흐름을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빅데이터 관련 테마나, AI 기반의 로보틱스 및 자동화 관련 테마형 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의 성과에 따라 남은 2023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긴 한다. 하지만 시장의 하락세가 예상될 경우 투자 자산을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다수의 현금 기반 ETF에 투자자의 자금이 몰릴 수도 있다. 이들 ETF에 투자하고 있다가 현금화하여 저가 매수에 나서거나 전 세계 우량 대형주를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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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23년 미국 이외에 눈여겨보고 있는 투자 국가가 있다면?

인도,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이 가진 장기적 성장성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이 두 국가의 경우 모두 혁신적이고, 글로벌 성장 및 소비의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호라이즌스 ETFs 같은 경우, 2024년에 단일 국가에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투자자에게 이전과 다른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해외 투자/혁신 투자 테마에 대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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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직 국내 투자 비중이 높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해외 투자/혁신 투자 테마에 대한 조언을 한마디 건넨다면?

어느 나라에 살고 있건 다른 나라에 투자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해외투자에 대해 탐색하고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일단 포트폴리오에 약간의 해외투자 종목을 담아 보면서 해외투자를 직접 경험해 보고 환율을 이해해 보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시장의 경우 다각화된 시장 구조, 안정적 경제구조에서 오는 혜택을 비교적 즉각적으로 누릴 수 있는 투자처이다. 캐나다의 경우 금융 산업이 강하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도 투자자가 눈여겨볼 장점이다.

ETF는 해외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캐나다는 1990년 3월 세계 최초의 ETF를 상장한 이래 33년간이나 거래를 지속해 온 히스토리를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 본문 내 언급된 상품은 설명을 돕기 위한 사례일 뿐, 상품 권유를 위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과거 수익률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인터뷰. 오은미(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선임연구원) | 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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