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2. 10. 19
NFT는
지속 가능한가?
The Sage Inve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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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과 NFT에 대한 경계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NFT는 과연 한때의 유행일 뿐인가?
2021년 3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NFT 기반 작품 ‘Everydays:The First 5000 Days’가 세계 최대 경매회사 중 하나인 크리스티(Christie’s)의 경매에서 6,900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로써 역대 최고가의 디지털 예술작품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3월 5일에는 트위터 CEO 잭 도시(Jack Dorsey)가 남긴 최초의 트윗도 NFT화되어 290만 달러의 고가에 팔렸다. NBA 경기 속 스타 선수의 멋진 순간이 ‘NBA 톱 샷’(Top Shot:NBA 스타 선수 하이라이트 영상 카드) NFT로 만들어져 팬들의 사랑을 받자, 관련 NFT 상품이 수백만 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줄임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해석된다. 이는 고유성이 부여된 디지털 자산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또는 기타 대체 가능한 토큰과 달리, NFT는 고유의 식별 코드와 메타 데이터(Meta data)를 보유하고 있어서 디지털 자산이 기록될 수 있도록 하며, 유일무이한 증명서 역할을 할 수 있다.

NFT는 디지털 자산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데이터와 정보를 공개된 디지털 장부에 저장함으로써 해당 NFT의 소유자를 증명할 수 있고, 이전 소유권 이력을 추적 기록하여 완전한 디지털 ‘계약’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1년, NFT는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시장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수집품에서 스포츠 산업으로, 게임 산업에서 럭셔리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를 휩쓸었다. 명품 브랜드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도 잇달아 대열에 합류하면서 NFT는 더욱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한 보고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NFT 수집품은 짧은 시간에 정점을 찍었으며 지속적인 인기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예로, 2021년 7월 4일 기준 해시마스크(Hashmask) NFT 프로젝트의 주간 거래량은 3억 8천만 달러였지만, 현재 평균 주간 거래량은 2,100만 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해시마스크는 전 세계 70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작품들로 구성되며, 구매자에게 작품의 이름을 결정 할 수 있는 NCT(Name Changing Token)를 발행하는 프로젝트다.

마찬가지로, ‘돌연변이 원숭이 요트 클럽’(Mutant Ape Yacht Club, MAYC) NFT도 반짝 인기를 얻은 후 비슷한 길을 밟고 있다.

NFT의 인기는 일시적인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미래의 흐름을 대표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을까?
NFT 산업사슬 참여자의 시각
NFT 산업사슬은 인프라 기업, 프로젝트 창작자, 발행 플랫폼과 중개 서비스 등 파생 애플리케이션 제공자를 비롯해 전 세계의 다양한 포지션으로 구성된다.

인프라 기업은 주로 기본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NFT 상품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된다.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의 거래량도 날로 늘어 한때 비트코인을 뛰어넘기도 했다.

프로젝트 창작자/발행자는 각종 문화콘텐츠 제품의 제작자를 포함한다. 모건스탠리는 주요 NFT 상품을 예술 수집품, 스포츠 소장품, 디지털 예술품 및 P2E(Play-to-Earn) 게임 플랫폼의 4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이 중, P2E 게임플랫폼이 현재 NFT 상품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꼽히는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샌드박스(The Sandbox)의 획기적인 새로운 게임 모델에서는 유저가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실제 현금을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다.

발행 플랫폼은 각종 NFT 상품을 출시하는 곳을 의미한다. 특정 유형의 NFT 상품만 발행하는 플랫폼도 있고, 다양한 NFT 항목을 한 곳에 모은 종합발행 플랫폼도 있다. 후자의 경우 중국 내에선 텐센트 산하의 환허(幻核), 알리바바 산하의 징탄(鯨探) 등이 대표적이다. 프로젝트 발행자가 독립적인 발행 능력을 갖고 있을 경우, 플랫폼에서 자체 NFT 상품을 발행할 수도 있다.

파생 애플리케이션 계층의 유저도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가치가 백억 달러에 달하는 오픈씨(OpenSea)는 NFT의 오픈 마켓 플랫폼으로, 유저는 이곳에서 NFT 상품을 생성, 발행 및 거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서 창작 및 발행된 NFT 상품도 거래할 수 있다. 결제, 데이터, 기술 등의 중개 서비스와 ‘NFT 상품-가상화폐-법정화폐’의 구현을 지원하는 결제 플랫폼 문페이(Moonpay),게임 플랫폼과 블록체인 공급업체를 연결하여 NFT 기술을 내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르테(Forte)는 모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NFT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트위터, 레딧(Reddit), 디스코드(Discord)와 같은 소셜 플랫폼이 커뮤니티 마케팅과 새로운고객 모집에 큰 역할을 했다. 물론, NFT 산업사슬에서 다양한 유니콘의 출현을 이끈 것은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이하 a16z)와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등 실리콘 밸리의 벤처 캐피털 기업들이다. 이들이 지원한 창업 자금은 가상 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본 토대가 되었다.
NFT 산업의 인프라, 이더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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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NFT 상품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되면서,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거래량이 한때 비트코인을 넘어서기도 했다.
NFT 상품의 발행은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루어진다.

2021년, NFT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디앱(Dapp: 단일 서버 대신 노드의 분산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을 거래하는 디앱 레이더(Dapper Radars)의 데이터에 의하면, 2021년 3분기 NFT의 거래량은 100억 달러 수준에 달해 2020년 동기 대비 300배 이상 증가했다. 모건 스탠리는 2030년에 이르면 NFT 시장 규모가 1,500억에서 3천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NFT의 빠른 성장은 암호화폐의 시장 점유율과 가격 변화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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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NFT는 주로 이더리움(플랫폼)에서 발행되고 있으며, 이 플랫폼의 ‘스마트 계약’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고도로 범용화된 탈중앙화 컴퓨팅 플랫폼으로, 개발자가 디지털 자산 시장을 구축하고 컴파운드(Compound)와 유니스왑(Uniswap) 등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 탈중앙화 금융) 프로토콜을 실행할 수 있다.

2021년 12월 6일에서 1월 5일까지 한 달 동안, NFT 분야의 총 거래액은 25억 4,700만 달러였다. 이 중 84.43%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9.65%는 이더리움의 사이드 체인(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 로닌(Ronin)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2.7%는 솔라나(Solana), 1.58%는 플로우(Flow)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더리움(플랫폼)의 기본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은 당연히 사용 빈도가 증가하고 가격도 상승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재무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3분기 총 거래량에서 이더리움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트코인의 19%를 뛰어넘어 22%에 달했다. 불과 몇 개월 전인 2020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거래량 점유율이 각각 41%, 15%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급격한 변화는 NFT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 공개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1월 980달러였던 이더리움 가격은 2021년 11월 4867.8달러에 달해 상승 폭이 4배에 달했다. 특히 2021년 3분기의 가격 상승폭은 150%를 넘어섰다.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NFT 산업 규모가 급속히 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더리움은 현재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지만 경쟁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크립토 키티(Crypto Kitties), NBA 톱 샷(NFT Top Shot) 등 인기 NFT 프로젝트 개발자인 디앱퍼 랩(Dapper Labs)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업무는 바로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개방형 블록체인 플로우(Flow)를 구축하는 것이다.

플로우는 신속성과 저비용 거래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많은 협력사를 유치했다. 여기에는 NFL(미국 내셔널 풋볼 리그), UFC(종합 격투기 대회), 워너 뮤직(Warner Music), NBA 및 유비소프트(Ubisoft) 등 최고의 브랜드가 포함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플로우 프로젝트는 a16z, 코인베이스 벤처 등 유명 투자회사의 투자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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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NBA 톱 샷의 발행사인 디앱퍼 랩은
2,300만 달러를 조달했는데, 벤처투자사인 코아튜(Coatue)가 주요 투자자이며,
마이클 조던, 케빈 듀란트 등 여러 NBA 스타선수도 투자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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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의 창작자들
모건 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NFT는 주로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스포츠 수집품이다. NBA 톱 샷, 소레어(Sorare) 선수 카드, Topps 프로 야구 수집 카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중, NBA 톱 샷은 NBA 경기의 하이라이트 순간을 기록한 카드다.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가 2020년 2월 6일, 휴스턴 로키츠(Houston Rockets)와의 경기에서 덩크슛을 던진 순간의 NFT가격은 25만 달러였는데, 이 가격은 일반적인 실물 팬 카드(Fan Card)를 크게 웃돈다.

통계에 따르면, NBA 톱 샷은 출시 6개월 만에 5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냈으며, 등록 계정이 82만 6천 개에 달한다. 이 중 33만 8천 개의 계정이 NFT를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와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2021년 12월, NBA 톱 샷의 발행사인 디앱퍼 랩은 2,300만 달러를 조달했는데, 벤처투자사인 코아튜(Coatue)가 주요 투자자이며, 마이클 조던, 케빈 듀란트 등 여러 NBA 스타 선수도 투자에 참여했다. NBA 구단주들도 블록체인 기술의 역할을 주시하고 있다. 댈러스 매버릭스(Dallas Mavericks)의 구단주인 마크큐번(Mark Cuban), 알리바바그룹 부회장 차이충신(蔡崇信) 등은 NBA 블록체인 자문 소그룹 위원회를 설립했다.

두 번째는 ‘Everydays:The First 5000 Days’와 같이 예술가가 창작한 디지털 예술작품이다.

세 번째는 컴퓨터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무작위로 생성되는 제너러티브 아트(Generative art)로, 큰 인기를 얻은 크립토 펑크(Crypto Punks), 크립토 키티, ‘돌연변이 원숭이 요트 클럽’(MAYC)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중, ‘돌연변이 원숭이 요트 클럽’은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된 1만 개의 원숭이 그림으로 이루어진 NFT 컬렉션이다. 원숭이 저마다 고유한 배경 스타일, 패션, 귀걸이, 눈, 입, 가죽과 털을 갖고 있다. 2021년 10월, 돌연변이 원숭이 NFT 제8585호의 재판매 가격은 270만 달러에 달해, 해당 프로젝트에서 가장 비싼 작품이 되었다. 2022년 3월까지 전체 상품의 시가총액은 17억 8천만 달러에 달하고, 6,347명의 소유자가 보유하고 있으며, 최저가는 3만 8천 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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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시가총액이 가능한 이유는
NFT의 지원 아래 P2E 게임들이 유저가 게임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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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된 1만 개의 원숭이 그림 ‘돌연변이 원숭이 요트 클럽’은 NFT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전에 대만 가수 저우제룬(周杰倫)이 해킹 당했다가 다시 되돌려 받은 돌연변이 원숭이 NFT의 가치는 300만 위안(약 5억 8천만 원)을 넘어섰다. 이는 30~50개의 돌연변이 원숭이 사진의 가치가 중국 선전시에 위치한 호화 빌딩 ‘선전만1호’의 고급 주택 가격과 맞먹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는 디센트럴랜드,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갓즈 언체인드(Gods Unchained), 샌드박스 등 P2E 게임 플랫폼이다. 이들 게임에서 가장 일반적인 NFT 자산은 디지털 토지다. 게임 발행자는 통상 가상세계에서 좌표축 X, Y를 통해 수만 개의 제한된 총량의 디지털 토지를 생성하고, 이를 NFT 상품으로 판매한다.

유저는 디지털 토지를 구매하여 자체적으로 가상 주택이나 상점을 짓고 가치상승을 실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게임속 캐릭터, 소품, 악세서리 등도 NFT 상품이 될 수 있다. 유저는 게임 내의 디지털 자산을 구매하고 소유하고 거래하며 NFT를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P2E 게임 플랫폼의 인기도 높아진다.

예를 들어, 2017년 디센트럴랜드 출시 당시, 게임 속 디지털 토지 판매가는 20달러/조각, 발행한 마나(MANA) 토큰의 가치는 0.02달러/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4월에 이르러 디지털 토지 가격이 조각당 6천~10만 달러로 급등했다. 상승폭은 최소 300배에 달한다.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샌드박스는 중국에서 보다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 중국 홍콩 부동산 업계의 큰손이자, 뉴월드 디벨롭먼트(新世界發展集團) CEO인 애드리언 청이 500만 달러로 샌드박스에서 가장 큰 디지털토지를 매입할 것이라고 발표해 중국에서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애드리안 청은 뉴월드 디벨롭먼트 창립자인 청위퉁의 장손이다. 또한 유명 래퍼 스눕 독은 샌드박스에서 스눕 유니버스를 만든 후, 가상세계 이웃에게 45만 달러의 가격으로 권리를 매각했다.
NFT 게임 플랫폼의 금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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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분석 플랫폼 코인게코(CoinGecko)의 통계에 의하면, 시가 10위권 안에 든 NFT 프로젝트의 시가총액 합계는 295억 6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체 NFT 프로젝트 시가총액의 70.55%를 차지해 대형 프로젝트 집중화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그중, P2E 게임 플랫폼의 시가총액은 NFT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한다.

이는 학계의 연구 결과로도 뒷받침되었다. 런던대학교 마티유 나디니(Matthieu Nadini)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네이처(Nature) 사이트에 게재한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7월 NFT 예술품 거래량은 전체 NFT 시장의 10%에 불과했지만, 수집품과 게임 NFT 거래량 합계는 80% 이상을 차지했다.

P2E 게임 플랫폼은 거의 모두 자체 토큰을 발행하여 보다 높은 시가총액(해당 플랫폼의 토큰 수량x토큰 가격)을 형성했다. 2022년 2월까지, 디센트럴랜드의 시가총액은 49억 6천만 달러이며, 샌드박스의 시가총액은 44억 달러, 액시 인피니티의 시가총액은 43억 달러, 갈라(Gala)의 시가총액은 24억 달러, 스무스러브 포션(Smooth Love Potion)의 시가총액은 9억 3,700만 달러에 달했다. 높은 시가총액이 가능한 이유는 NFT의 지원아래 P2E 게임들이 유저가 게임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디센트럴랜드의 경우, 3D 가상세계에서 유저는 마나 토큰으로 디지털 토지 ‘랜드’(Land)를 구입한 후 토지를 개발하고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으며, 이들 건축물도 NFT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NFT 자산은 고유의 식별코드가 있어서 NFT 오픈마켓 플랫폼 오픈씨나 프로젝트가 자체 보유한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할 수 있다.

디지털 토지에 상점, 시나리오를 생성하거나 다양하게 활용하고자 할 경우, 사용자가 3D 모델링 소프트웨어인 더 빌더(The Builder)나 더 에스디케이(The SDK)를 사용하여 3D 모델링 시나리오를 만들고 끼워 넣어야 한다. 즉, 생성 문턱이 높 은 편이지만 유저 대부분은 NFT 자산의 2차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디센트럴랜드 사용법과 유사한 것으로는 크립토 복셀(Crypto Voxels)이 있다.

이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세계로, 유저는 플랫폼의 ‘제네시스 시티’(Genesis City)에서 토지를 매입하고 상점이나 미술관을 지을 수 있다. 현재, 이더리움은 크립토 복셀 내 유일한 결제 방식으로, 토지를 매매하고 개발업체에게 임대하는 데 사용된다. 또 다른 게임 플랫폼 소미늄 스페이스(Somnium Space)도 마찬가지이다.

액시 인피티니 플랫폼에는 ‘AXS’와 ‘SLP’라는 두 가지 토큰이 존재한다. 유저가 먼저 SLP 토큰으로 액시(Axie)라 불리는 반려동물을 분양받으면, 각각의 반려동물이 유일무이한 NFT가 되는데, 이들을 번식시켜 새로운 액시를 얻게 된다. 이러한 가상 반려동물은 모두 NFT 자산으로, 게임 내에서 판매하여 SLP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고, 이를 현실 속의 법정화폐로 변환하여 ‘놀면서 돈 벌기’를 실현할 수 있다. P2E 방식의 공통점은 게임 플랫폼마다 탈중앙화된 금융, 즉 디파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자체 토큰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에서 유저가 구매하거나 신규 생성한 디지털 자산은 유저의 소유가되고, 오픈마켓 거래를 통해 수익 실현을 할 수 있다.

P2E 플랫폼은 통상 레딧,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플랫폼에 자신의 커뮤니티가 있다. 디센트럴랜드의 경우, 레딧의 커뮤니티에서 8만 5천 명의 멤버를 유치하고 트위터에서는 55만 4천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개발자는 커뮤니티 유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화제 몰이를 하고 더 많은 참여자의 가입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게임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토큰 가격과 NFT 자산의 가치를 높인다.

이렇듯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게임 경제의 새로운 시대가 출현했다. 플랫폼은 단지 규칙을 만들고 자원을 조직할 뿐, 게임에 생기를 불어넣고 생명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사용자다.

암호화폐 거래소 오케이엑스(OKEx)가 발표한 ‘게임산업과 게임파이’(GameFi) 보고서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유저에게 게임 내 자산의 소유권을 부여하고, 유저가 적극적으로 게임을 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드는데, 이것이 P2E 모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P2E 게임 속 대부분의 수익은 더 이상 중앙화된 대형 게임회사의 것이 아니며, 우수한 유저에게 부여된다.

이는 게임 세계에서는 중요한 변화이다. 기존 게임에서 유저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거나 판매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P2E 방식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토지, 아이템 등 NFT 자산을 소유할 수 있다. 수익 실현도 플랫폼에서 사용자에게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여러 암호화 자산거래 플랫폼을 통해서, 디지털 자산과 토큰, 토큰과 법정화폐 간의 원활한 교환 메커니즘이 존재하게 되었고, 이로써 가상 자산에 수익 실현의 관문이 열린 것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은 기존 게임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세계적인 게임 제작사 유비소프트는 이미 NFT를 탐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21년 12월 8일, 유비소프트는 새플랫폼 유비소프트 쿼츠(Ubi soft Quartz)의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가 무기, 의상, 차량의 NFT 게임 소품을 획득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유비소프트 쿼츠는 이러한 NFT를 ‘디지츠’(Digits)라고 일컫는데, 테조스(Tezos)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 NFT 게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도 대형 기업의 좋은 선택지가 되고 있다.

한 예로 2022년 2월, 한국 게임 개발업체 컴투스(Com2uS)는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새로운 P2E 게임 개발업체인 5X5 게이밍(5X5 Gaming)에 투자한 바있다.
NFT에 진출하는 럭셔리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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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는 게임 산업뿐만 아니라 명품 업계에도 변화를 불어넣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2030년까지 럭셔리 디지털 또는 파생수집품(Luxurydigital/hybrid collectibles) 시장 규모가 3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4월, 고급 시계 및 쥬얼리 브랜드인 제이콥앤코(Jacob&Co.)는 럭셔리 NFT 경매장 아트그레일스(ArtGrails)에서 ‘에픽(Epic) SF24’라는 NFT 가상 시계를 무려 10만 달러에 판매했다. 2021년 8월, 구찌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에서 디지털 버전의 디오니서스(Dionysus) 백을 출시했다. 판매가는 35만 로벅스(Robux: 로블록스의 토큰)로 약 4,115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 백은 오프라인에서 3,4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2021년 로스앤젤레스 전자게임 박람회에서 버버리는 P2E 게임 개발업체 미시컬 게임스(Mythical Games)와 협력, 멀티플레이어 게임 ‘블랭코스 블록 파티’(Blankos Block Party)에서 브랜드 요소를 기반으로 한 NFT 인형 및 아바타 등을 출시했다. 제트팩, 완장, 아쿠아 슈즈 등 액세서리 NFT는 유저가 게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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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의 메타버스 및 NFT 사업 진출은 NFT의 인기가 시들해진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22년 2월, 구찌는 샌드박스 내 가상토지 구매, 메타버스 체험 매장 구축, NFT 레트로 가방 판매 등을 발표했다. 2021년 12월, 발렌시아가 모회사인 케링(Kering)은 전담 부서를 만들어 메타버스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왜 잇달아 NFT 시장에 진출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메타버스의 원주민들이 바로 명품소비의 주력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첫째, 브랜드는 음악과 게임 등 NFT플랫폼이나 작품 속에 광고를 게시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타깃층에 전달할 수 있다.

둘째, 가상세계에 있더라도 사용자는 현실과 마찬가지로 신분과 계층에 대한 인식을 필요로 한다. 즉 아바타에 럭셔리 브랜드의 가상 아이템을 매칭해 차별화하길 원하는 것이다.

NFT 프로필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서 열풍을 일으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트위터는 NFT 프로필 사진 유료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Twitter Blue)를 출시, NFT 소유권 인증을 시작했다. 또한 일반적인 원형이 아닌 6각형의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자를 꾸밀 수 있게 하여 일반 프로필 사진과 차별화했다. 제이지(Jay-Z), 리스 위더스푼, 스눕독, 스티븐 커리 등 스타들도 NFT를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데, 이것이 신분을 상징하는 최신 유행이 되었다.

아바타 플랫폼인 지니스(Genies)도 이러한 붐을 타고 탄생했다. 유저는 이곳에서 자신의 3D 아바타를 만든 후, 웨어러블 NFT 의상을 입고 소셜 플랫폼과 커뮤니티에서 활동한다.

셋째, 모건 스탠리는 연구 보고서에서 메타버스의 발전이 새로운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가져오고 전체 리테일 산업의 효율과 수익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는 것은 브랜드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며 수익이 높아서, 더 많은 브랜드가 가상세계로 들어오는 선순환이 이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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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들은 왜 잇달아 NFT 시장에 진출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메타버스의 원주민들이 바로 명품 소비의 주력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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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 사태가 확산된 이래 대형 명품 브랜드는 큰 타격을 입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유럽 시장의 경우 명품 판매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7년이 소요될 걸로 예상했다. 브랜드 컨설팅 그룹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는 세계 50대 명품 브랜드가 코로나 기간 동안 총 76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명품 기업이 잇달아 디지털 전환과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명품 NFT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이로 인해 탄생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익스클루서블(Exclusible) NFT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5대 버티컬 분야(슈퍼카, 손목시계, 패션, 뷰티, 쥬얼리)에서 명품 브랜드의 한정판 NFT 출시를 지원하고, 게임화 및 소셜 요소를 통해 활발한 거래를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사용자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NFT를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1년 12월, 나이키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영향력 확대를 기조로, 가상 운동화와 수집품을 출시한 RTFKT를 인수했다.

NFT 시장은 확실히 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크리스티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플의 디지털 작품 ‘Everydays:The First 5000 Days’ 경매에 참여한 고객 중 91%가 신규 고객이었다. 이 중 1981년생~1996년생인 밀레니엄 세대가 약 5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1946년~1964년에 출생한 고객은 3%에 그쳤다. 베인 컨설팅(Bain Consulting)의 ‘베인 럭셔리 리서치’는 2025년까지 명품의 70%가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95년생 이후)에게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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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NFT 거래플랫폼 오픈씨는 유저의 자유로운 NFT 상품 생성과 발행, 거래를 지원한다.
2017년 출범한 오픈씨는 현재 최대 NFT거래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각종 NFT를 생성·판매·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오픈씨의 누적 거래액은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각 거래에 대해 오픈씨는 2.5%의 수수료를 부과하므로, 단순 계산하면 수익이 2억 5천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0년, 오픈씨의 활성 사용자 수는 4천여 명, 월 거래액은 110만 달러 규모였다. 그리고 2022년 1월, 사용자 수는 68만 9천 명으로, 월 거래액은 56억 달러로 치솟았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듄 애널리틱스(Dune Analytics)의 데이터에 따르면, 오픈씨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7월 61%에서 2021년 12월 말 95%로 수식 상승하면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는 수퍼 레어(Super Rare)로, 총 거래액과 사용자 규모가 각각 오픈씨의 1/24, 1/6에 그쳤다.

2021년 7월, 오픈씨는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주요 투자자는 a16z로, 투자 후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로 평가됐다. 2022년 1월, 오픈씨는 3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는데, 헤지펀드 패러다임(Paradigm)과 암호화폐 벤처 투자사 코아튜가 주요 투자자였다. 기업 가치는 반년 만에 10배 가까이 급증한 130억 달러에 달했다. 스타트업 정보 플 랫폼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의 데이터에 의하면, 오픈씨는 잇달아 총 9차례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총 투자 규모가 4억 3천만 달러에 달했다.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오픈씨의 공동 설립자인 데빈 핀저(Devin Finzer)와 알렉스 아탈라(Alex Atallah)는 각각 1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치가 약 22억 달러로 추산된다.
2021년 NFT 분야의 유니콘
게임과 명품 산업의 통합,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 오픈마켓 거래량의 급격한 증가는 NFT 트랙에 많은 투자금을 끌어들였다. ‘2021 글로벌 유니콘 차트’를 살펴보면 NFT 관련 기업이 30곳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세계 각지에 분포하고 있다. 기업 가치의 상승 속도는 놀라울 정도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세쿼이아 캐피털, a16z 등이 주요 투자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보면, NFT 프로젝트에 결제, 기술 솔루션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은 투자자의 주목을 받는 데 더 유리했다. 탈중앙화된 세계에서도 ‘장비를 판매하는 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진 셈이다.

2021년 5월, NFT 인프라 플랫폼 포르테는 시리즈 A 투자를 통해 1억 8,500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에 달했다. 2021년 말 진행된 시리즈 B 투자에서 7억 2,500만 달러를 조달, 1년 동안 9억 달러를 조달했다. 포르테는 플랫폼을 만들어 이더리움(플랫폼), 코스모스(Cosmos), 솔라나, XRP 레저(XRP Ledger), 폴리곤(Polygon) 등 다양한 개방형 블록체인과 사이드 체인 제공업체와 협업했다. 이로써 게임 개발업체가 블록체인 기술 통합 게임에서 더욱 쉽게 토큰과 커뮤니티를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더리움의 공동 창립자인 조셉 루빈(Joseph Lubin) 등이 설립에 참여한 팜 NFT 스튜디오(Palm NFT Studio)는 DC 코믹스의 NFT 진출을 지원하는 등 주로 엔터테인먼트, 예술, 게임, 문화 분야의 창작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12월, 팜은 시리즈 B 투자를 통해 2,7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주요 투자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벤처펀드 M1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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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프로젝트에 결제, 기술 솔루션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은
투자자의 주목을 받는데 더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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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델라웨어에 소재한 모히토(Mojito.xyz) 본사는 이더리움 호환 NFT 플랫폼, 게임, 커뮤니티의 설계 및 운영을 전문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가 신용카드, 온라인 뱅킹, 암호화폐를 사용해 NFT의 1·2차 판매, 제품 경매, NFT 예술품 생성 및 2차 판매 등을 할 수 있는 툴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2021년 10월 15일, 이 플랫폼은 277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 경매회사 소더비(Sotheby)가 디지털 아트 수집가를 위한 시장 ‘소더비 메타버스’를 출시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암호화폐 결제 회사 문페이의 기업 가치는 34억 달러에 달한다. 문페이는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이용해 오픈씨, 비트코인닷컴, 애브라(Abra), 젠고(ZenGo), 스폿(Spot), 트러스트 월릿(Trust Wallet) 등의 마켓에서 암호화폐와 기타 디지털 자산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구매의 어려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게임 플랫폼 외에, 음악과 스포츠 컬렉션 플랫폼도 각 기관의 지원을 받았다. NFT 뮤직 유통 플랫폼인 로얄(Royal)은 2021년 5월 출시해 불과 반년 뒤인 11월에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그중에는 a16z, 코인베이스 등 유명 투자사가 대거 포함되어 있다. 같은 달 설립된 NFT 스포츠 컬렉션 플랫폼 캔디 디지털(Candy Digital)은 당해 10월,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니콘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NFT 인프라 제공업체는 모두 대형 게임 개발업체, 아티스트, 대형 기관이 NFT 산업과 보다 쉽고 심층적으로 연계되도록 지원함으로써, NFT 시장에 더 많은 핵심 참여자를 유입시키고 있다.

동시에 이 유니콘 기업들은 NFT 생태계의 적극적인 참여자이기도 하다. 문페이의 경우 크리스티의 런던 야간 경매에서 56만 7천 파운드(약 9억 원)에 ‘World of Women’ NFT 수집품을 구매했다. 통계에 따르면, NFT 스타트업 기업은 2021년 11-12월에만 11건의 자금 조달을 받았으며, 주요 투자자로는 타이거(Tiger) 캐피털, 소프트뱅크(SoftBank) 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털 등 전통적인 투자기관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폭등의 원동력, 화이트리스트 메커니즘
NFT 열풍에 관한 키워드가 구글 검색에서 계속해서 등장하고 대형 SNS 플랫폼의 영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이 NFT 기업들의 저력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포브스는 ‘10억 달러 스타트업 기업’ 보고서에서 NFT가 전 세계를 휩쓸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화이트리스트 발행 메커니즘을 들었다. 화이트리스트는 블랙리스트와 반대의 개념으로, NFT 프로젝트에 호의적인 팔로워를 선정하는 것을 말한다.

NFT 프로젝트는 초기 단계에서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먼저 신규 NFT 상품 발행 전에 커뮤니티에서 충성도 높은 팬을 모집한다. 팬들은 해당 프로젝트의 트위터나 기사를 리트윗하고 프로젝트의 디스코드, 레딧, 텔레그램 등 커뮤니티 게시판에 댓글을 달며 활동을 늘리고 오프라인 활동 등에 참여한다.

NFT 발행 플랫폼은 실적이 좋고 충성도 높은 팔로워를 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고, 이들이 NFT 제작기간 동안 신규 발행 가격과 유사한 가격으로 다량의 NFT를 구매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준다.

이러한 화이트리스트 시스템은 명목상의 혜택이 아닌, 확실히 더 좋은 투자 결과를 보장해 왔다. 오픈씨 데이터에 따르면, 신규 제작한 NFT 판매 시 75.7%의 화이트리스트 사용자가 수익을 거뒀으며, 그중 51%의 사용자는 200% 이상의 투자 수익을 냈다. 이에 반해, 비 화이트리스트 사용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20%에 불과했다. 심지어 59%의 비 화이트리스트 사용자는 50%의 손실 또는 원금의 50% 미만의 손실을 입었다.

화이트리스트 사용자는 주로 오프라인에서도 더 많은 발언권을 가진 개인이나 재력가 또는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를 통해야만 NFT 프로젝트와 접촉할 수 있는 일반인은 비 화이트리스트 사용자가 대다수다. 비 화이트리스트 유저의 수익률을 전혀 고려치 않는 이런 메커니즘으로 NFT 생태계가 지속가능한지 여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NFT 프로젝트 열풍 자체가 지속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난센(Nansen)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5월 말과 8월 말 NFT 거래량이 폭등했다. 5월에는 비플의 ‘Everydays…’ NFT, 8월에는 ‘돌연변이 원숭이’ 프로젝트가 인기를 끈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현재 이런 스타 프로젝트의 인기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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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화이트리스트 유저의 수익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런 메커니즘으로
NFT생태계가 지속가능한지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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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 vs. 세쿼이아,
NFT 벤처 캐피털의 리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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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캐피털은 전체 NFT 산업사슬에 창업 자금을 제공해 왔다.
벤처 캐피털은 전체 NFT 산업사슬에 창업 자금을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오픈씨의 시리즈 A, B 투자자 a16z가 암호화폐 세계에서 ‘투자의 등대’로 불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a16z 산하 펀드는 23개가 넘고, 총 규모는 282억 달러를 넘어선다.

명성을 날리고 있는 a16z는 설립 이래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과감하고 전위적인 스타일과 개방적인 투자 철학으로 지난 10년 동안 실리콘 밸리의 유명 벤처 캐피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에어비앤비, 코인베이스 등 스타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도 했다.

크런치베이스 데이터에 의하면, a16z는 총 1,165차례 투자했고 187차례 투자 회수 기록을 갖고 있다. 가장 유명한 투자사례는 레딧, 코인베이스이다. 코인베이스의 경우 상장 전까지 잇달아 8차례 투자했다. 푸투(富途) 데이터에 의하면, a16z가 코인베이스 상장 이후 회수한 금액은 43억 달러가 넘는다.

공식 홈페이지에 의하면, a16z가 투자한 회사로는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 NFT 블록체인 게임 개발 선도기업인 디앱퍼 랩(Dapper Labs), 액시 인피니티 게임 개발사 스카이 매비스(Sky Mavis), 퍼블릭블록체인 네트워크 디피니티(DFINITY), NFT 인프라 기업 포르테, NFT 체인 게임 미디컬 게임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난센, NFT 뮤직 플랫폼 로얄, 소셜미디어 레딧,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 가상패션 크리에이터 RTFKT, 개방형 블록체인 솔라나, 탈중앙화 거래 플랫폼 유니스왑,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코인스위치 쿠버(CoinSwitch Kuber) 등이 있다.

후룬(胡潤)연구소의 ‘2021 글로벌 유니콘’ 차트에 따르면, 가장 성공적인 글로벌 유니콘 투자기관 10위 명단에서 a16z가 7위를 차지했다. 이는 2020년 9위에서 2단계 상승한 순위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냥꾼으로 불리는 세쿼이아 캐피털은 206개 유니콘 기업에 투자해 2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021년을 전후하여 세쿼이아 캐피털은 암호화폐 거래소 FTX, P2E 게임 개발업체 애니모카 브랜드(Animoca Brands), 블록체인 보안회사 서틱(Certik), 아시아 암호화 자산 금융 서비스 업체 페이팔 파이낸스(PayPalFinance), 뉴 소셜 네트워크 비트클라우트(BitClout), 암호화 자산 관리 플랫폼 코인시프트(Coinshift), 디파이 플랫폼 베타 파이낸스(Beta Finance), 화상채팅 플랫폼 개더(Gather), 폴카닷 생태(Polkadot Ecological) 등의 프로젝트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 1년 동안, 세쿼이아 캐피털의 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베팅은 전체 투자의 20%를 차지한다. 2022년 2월에는 유동성 토큰과 디지털 자산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5~6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전용펀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세쿼이아는 NFT를 자신의 기업문화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2021년 12월 1일, 세쿼이아 캐피털은 NFT로 ‘2005년 유튜브 투자 메모’ 경매를 진행했는데, 최종 낙찰 가격이 80만 달러를 넘어섰다. 그리고 12월 8일, 세쿼이아 캐피털은 트위터 프로필에 자사의 사명을 ‘모험심이 가득한 사람들이 위대한 ‘DAO’를 만들도록 돕는 것’이라고 수정했다.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는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을 의미한다.
Web 3.0 시대, 중앙화 OR 탈중앙화?
지금까지 NFT는 예술의 민주적 역량을 표방해 왔다. NFT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디파이 프로토콜은 ‘탈중앙화 금융이나 분산형 금융’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개방된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 다양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재창조하고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NFT 플랫폼이 발전되어 온 모습을 보면 ‘탈중앙화’의 초심에서 벗어난 듯하다.

오픈씨 데이터에 따르면, 사용자의 20%가 80%의 NFT 오픈마켓 거래량에 기여하고, 사용자의 5%가 NFT 2차 판매 수익의 80%를 가져간다.

런던대학교 마티유 나디니를 포함한 연구팀이 2017년~2021년 4월까지 470만개 NFT의 구매·판매·양도 거래 기록을 분석한 결과, 거래자의 10%가 NFT 거래량의 85%에 기여하고, 95% 이상의 NFT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NFT 자산과 거래량을 소수가 장악하고 있으며, 중심화 추세가 뚜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 투자자의 수익률에 차등을 만드는 화이트리스트 메커니즘은 기존 증권거래시장의 1차, 2차 시장 메커니즘과 유사하다. 화이트리스트 메커니즘에서는 현실세계에서 발언권을 쥐고 있는 매우 능숙한 소수의 투자자가 대부분의 이익을 독점하는데, 이 역시 ‘탈중앙화’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전통적인 투자기관들이 NFT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것에서도 역시 ‘탈중앙화’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NFT는 Web 3.0(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웹 기술) 시대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으로 간주되며, Web3.0은 사용자 중심으로 사용자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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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통화감독청(OCC) 청장 대행, 코인베이스 최고 법률책임자 및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기관 패니 메이(FannieMae) 총괄 법률 고문을 역임한 브라이언브룩스(Brian Brook)는 미국 암호화폐 청문회에서 Web 3.0의 기본 개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Web1.0의 특징은 콘텐츠 상호 작용이 불가능하다. 시사주간지 타임(TIME)을 화면에 옮겨놓고 보는 것에 불과했다. Web2.0의 혁신은 사용자가 읽을 수 있고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로그스피어(Blogsphere, 블로그 제작/관리 시스템 서비스)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인터넷 활동의 수익은 페이스북, 구글 등 극소수 기업이 독점해 왔다. Web 3.0의 차이점은 네트워크 콘텐츠를 생성하는 사용자 자신이 참여하는 노동을 기반으로 인프라넷(infranet, 인터넷망의 기반구조)의 소유권을 실제로 소유할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탈중앙화의 본질이다.”

반면 트위터 설립자인 잭 도시는 얼마전 “Web 3.0은 실제로 소유자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벤처 투자 기관과 이들의 유한 파트너(Limited Partners)가 소유한다. 또한 Web 3.0은 궁극적으로 각기 다른 레이블을 가진 중앙화된 실체이며, 나아가 a16z가 Web 3.0 개념을 제어하는것을 암시하기도 한다”라는 트윗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벤처 투자 기관은 실제로 Web 3.0 프로젝트의 토큰 점유율을 통제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얻는다. 이는 Web 3.0의 비전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한 비트코인의 철학에도 위배된다. 잭 도시는 이제 진정한 자유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기 위해 벤처 투자기관이 벌어들인 수익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NFT 시장과 탈 금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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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NFT 상품의 금융화는 원천적으로 봉쇄된 상태다.
중국에서는 가상화폐 관련 각종 거래 행위가 모두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2021년 7월, 관련 리스크를 발표하면서 ‘관할 구역 내의 관련 기관은 가상화폐 관련 업무 활동에 영업 장소, 비즈니스 전시, 홍보 마케팅, 결제 유도 등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되며, 금융기관과 결제기관은 직간접적으로 고객에게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해외에서는 NFT 자산과 가상화폐, 가상화폐와 법정화폐 간의 장벽 없는 환전 유통 메커니즘이 지속적인 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NFT는 금융의 속성을 갖기 어렵다. 현재 각 기관에서는 대부분 거래 불가능한 NFT 수집품 위주로 발행하고 있다.

2021년 10월, 맥도날드 차이나는 최초로 NFT 작품 ‘빅맥 큐브’를 출시하고, 188개의 NFT 작품을 직원과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2021년 12월, 퓨전 티 브랜드 나이슈에더차(奈雪的茶, NAYUKI)는 온라인에서 자사 IP를 활용한 300점의 NFT 디지털 예술품을 공개했다. 텐센트, 알리바바, 넷이즈(NetEase) 등 인터넷 대기업은 블록체인을 구축할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디지털 컬렉션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응용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2021년 8월,텐센트의 환허 앱이 출시 되었다. 이는 즈신체인(至信Chain) NFT기술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디지털 상품을 발행하는 중국 최초의 플랫폼이다. 현재 NFT 상품은 프라이빗 채널을 통해 아티스트에 연락을 취하는 형태로 발행된다. 개인 창작은 공개되지 않고 발행 제품은 수집 위주이며 2차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 텐센트 그룹 산하의 텐센트 뮤직과 문학 콘텐츠 기업 웨원그룹(閱文集團)도 즈신체인을 기반으로 디지털 컬렉션 플랫폼을 출시했다.

알리바바도 이 대열에 동참해 징탄 앱을 출시했다. 징탄이 앤트그룹을 기반으로 개발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앤트 체인(Ant Chain)에는 현재 2가지 제품이 있다. 하나는 결제코드 NFT 스킨으로, 구매 후 NFT 스킨이 결제코드 상단에 표시된다. 또 다른 종류는 디지털 예술품으로, 주로 아티스트에게 연락을 취해 창작과 판매가 이루어지며 개인 창작은 공개하지 않는다.

2021년 12월, 이 플랫폼은 ‘사이버펑크후이타이랑’(賽博朋克灰太狼)과 ‘사이버펑크 시양양’(賽博朋克喜羊羊)이라는 두 가지 디지털 예술 작품을 출시했는데, 각각 1만 부를 단가 9.9위안의 발행가에 출시했다. 이 플랫폼도 모든 방식의 수집품 양도나 거래를 지원하지 않으며, 수집품감상, 친구에게 보여주기, 제한된 선물기능만 가능하다.

2021년 10월, 중국 인터넷 기업이 출시한 NFT 플랫폼과 제품은 모두 ‘NFT’문구를 삭제하고 ‘디지털 컬렉션’ 또는 ‘디지털 상품’으로 통합하는 등 자체 개선을 거쳤다. 동시에 투자 속성을 약화시키는 것과 더불어 투기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현재 중국 내 디지털 컬렉션은 주로 수집위주로 이루어진다. 거래, 수익 실현 등 금융적 속성은 부족하다. 따라서 오픈씨와 같은 100억 달러 유니콘 플랫폼이 탄생하기 어렵다.

NFT 산업에서 가장 인기 있는 P2E 게임 플랫폼은 중국에서 날개를 펼칠 기회를 갖기 어렵다. 현재 기본적으로 게임산업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었다. 중국음향 디지털 출판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중국 게임시장의 실제 매출은 2,965억 1,300만 위안으로, 전년대비 6.4% 증가했다. 이 증가폭은 지난해보다 15%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중국 내 게임 사용자 규모는 6억 6,600만으로, 전년대비 0.22% 증가해 사용자 수가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중국 내에서 ‘NFT 자산-플랫폼 토큰-법정화폐’의 수익 실현 경로가 이미 단절되어서, P2E 게임 경제 모델이 출현할 가능성 역시 높지 않다. 그러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는 모두 해외 NFT 투자 물결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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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산업에서 가장 인기 있는
P2E 게임 플랫폼은 중국에서 날개를 펼칠 기회를 갖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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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댄스가 인수한 중국 게임회사 무퉁(沐瞳)테크놀로지가 해외에서 판매한 ‘모바일 레전드’(Mobile Legends) NFT샌드박스는 1개당 25달러 가격으로, 2분만에 총 2만 5천 개가 매진됐다.

2022년 3월, 알리바바가 인수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NFT 사업을 새로운 회사인 아티팩트 랩(Artifact Labs)에 분할하고 제3자 자금 조달을 모색했다. 아티팩트 랩의 NFT 시리즈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서 게재한 1997년 홍콩 반환, 조류 독감 발생, 아시아 금융위기, 다이애나비의 죽음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룬 1면 톱기사를 NFT화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은 특정 역사 이벤트의 NFT에 입찰하거나, 여러 선택된 이벤트 중에서 블라인드 박스(구매해 개봉하기 전까지는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는 박스)를 구매하는 형태였다.

한편, 텐센트도 지난 3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과 협력하여 호주 NFT 체인 게임 개발업체 이뮤터블(Immutable)에 투자했다. 이 회사의 최신기업 가치는 25억 달러로, 새로운 유니콘이 되었다.

NFT 산업 구도와 포지션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Wang Jia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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