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2. 11. 02
성장하고 있는
중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The Sage Inve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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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31일, 중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2021년도 연간 거래가 공식 마감되었다. 총 운영 기간은 114거래일로, 발전 업계의 주요 탄소 배출 기업 2,162곳이 참여했다. 배출권(Certified Emission Reduction, CER)의 누적 거래량은 1억 7,900만 톤, 누적 거래액은 76억 6,100만 위안(약 1조 5천억 원)이었다. 12월 31일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종가는 톤당 54.22위안으로, 첫날 개장가보다 12.96% 상승했다. 연간 거래가 종료됨에 따라,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첫 번째 계약 이행 기간도 종료되었다.
탄소배출권 거래 메커니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정책상의 필요로 인해 설계된 메커니즘으로 운영된다. 강제 할당량을 부여해 해당 기업이 탄소배출량을 적극 줄이도록 만들고, 거래 시장에서 기업이 필요시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 감축할 수 있는 배출량은 팔도록 매매를 허용함으로써 환경보호 목적을 달성하도록 한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관점에서는 사업 운영 과정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만 고려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과 기후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이나, 재해 및 신에너지 전략의 안정성은 무시하기 마련이다. 사실상 기업 입장에서 전통 화석에너지와 신에너지의 사용 비용은 차이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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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가가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을 규제하는 방법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기업이 환경오염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탄생하게 된 본질적인 이유다.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규제적 시장과 자발적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할당배출권(대상 업체에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기초 상품으로 하며, 잉여배출권(사용하지 않은 할당량)과 파생상품 거래가 포함된다.

자발적 시장에서는 강제적인 배출 감축 의무가 없는 주체가 자발적으로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감축 프로젝트를 신청하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심사와 인증을 거쳐 감축량을 인정받으면 CCER(China Certified Emission Reduction: 중국 정부 인증 배출권)을 부여받는다. 당초 탄소배출권 거래는 국제적인 차원에서 할당배출권을 유통시켜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자는 취지에서 설립됐지만, 점차 지역 단위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위주로 발전했다.

현재, 중국에는 9개 지역에 각각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있다. 베이징, 톈진, 상하이, 충칭, 후베이, 광둥, 선전에는 7개의 시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있고, 비시범 지역인 푸젠과 쓰촨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있다. 이 중 후베이성 탄소 거래 2급 시장(기업 간 거래 및 개인 투자 허용)의 연간 총 거래량은 3억 5,400만 톤으로, 중국 총 거래량의 42.03%를 차지하며, 거래액은 83억 5,900만 위안으로 중국 총 거래액 의 53.75%를 차지한다. 시장 거래 규모나 거래 연속성 등 주요 지표도 계속해서 중국 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완벽한 법적 효력, 과학적인 모니터링, 보고 및 검증, 그리고 강력한 처벌 수단이 필수적이다. 중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시범 사업에서 시작됐다. 중국 생태환경부에서 고시한 ‘탄소배출권 거래제 관리방안(시행)’ 규정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이 2만 6천톤 이상인 모든 기업은 업종별, 그룹별로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

중국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1급 시장과 2급 시장으로 운영된다. 1급 시장은 각 성(省)의 발전개혁위원회가 초기 할당량을 배분하는 시장으로, 무상분배와 유상분배로 나뉜다. 유상분배는 입찰 방식으로, 비공개 가격 경쟁 방식으로 진행된다. 2급 시장에서는 기업 간 거래가 이뤄지며, 투자를 목적으로 한 개인과 기업의 참여도 허용된다.

구체적인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정부가 탄소배출권 거래가 적용되는 업종과 온실가스 범위, 기업의 기준을 정해 업종별로 온실가스 배출의 허용 최대치를 설정한다. 통제 총량이 확정되면, 배출 규제 기업에 탄소배출권을 할당한다. 할당된 배출권은 기업 간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으며, 매 거래 기간이 종료되면 배출 규제 기업은 실제 탄소 배출량과 동일한 양의 할당 배출권을 정부에 납부해야 된다. 기업은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다른 기업으로부터 추가 할당량을 구매할 수 있다. 또는 인증을 거친 국내외 탄소 상쇄 프로젝트(조림 사업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사업)에 참여하여 받는 상쇄 크레딧으로 탄소 배출량을 상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생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실제 배출량이 할당량을 초과하면, A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할당량의 일부를 시장에서 구매해야 한다. 반면, B기업이 기술 개선과 생산량 감축을 통해 실제 배출량을 할당량보다 줄였다면, 할당량의 일부를 잉여 배출권으로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 있다. A기업이 거래 기간 종료 후 배출 할당량을 초과한 채로 보고하면 높은 페널티를 받게 된다. 또한 실제 배출량을 허위로 신고하면 중징계 처분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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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량 조작의 유혹
탄소 배출 규제 대상에 포함된 기업은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초과한 양만큼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톤당 50위안으로 계산할 때 연간 탄소 배출량이 1천만 톤인 기업이 데이터 조작을 통해 배출량 중 10~30%를 줄일 수 있다면 상당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이런 편법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네이멍구(內蒙古)에 있는 오르도스시의 오르도스첨단소재회사는 이러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첫 번째 데이터 조작 사건의 당사자가 되었다. 이 회사는 오르도스 그룹 산하의 자회사로 2013년 설립되었다. 발전과 전력 공급회사로 알루미늄, 실리카(silicon dioxide), 실리카겔 등의 생산 판매가 주요 사업이다. 이 회사는 자체 석탄화력설비로 50MW 2기, 135MW 4기, 330MW 2기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 자료와 전문가 추정에 의하면, 자가 발전기의 이용 시간은 약 7천 시간, 전력 단위당 석탄 소비량은 약 400g이다. 이 2가지 수치에 표준 석탄 탄소배출계 수를 곱하고 여기에 다시 오르도스첨단소재회사의 석탄 발전 설비 용량을 곱하면, 연간 탄소 배출량은 대략 1천만 톤으로 추정된다. 2019년 이 회사의 할당 배출권과 실제 탄소 배출량의 격차는 약 300만 톤에 달했다.

규정에 따르면, 석탄 발전 기업이 할당량을 넘기더라도 크게 문제삼지 않는 정도의 상한선은 기업 당해년도의 검증된 탄소 배출량의 20%이다. 즉 오르도스첨단소재회사가 2019년 탄소 배출량을 충족하려면, 약 1억 위안 이상을 들여야한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약 200만톤의 할당량을 구매하는 것은 적지 않은 지출이었다.

이 사건 외에도, 기업들이 실제 탄소배출 데이터를 조작, 변조하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 대부분의 배출 규제 기업은 컨설팅 서비스 회사를 고용해 기업의 탄소 배출 데이터 검사를 완료한 후, 생태환경 부서의 제3 기관으로부터 검증받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탄소 배출량 데이터 측정과 감독 규정은 완벽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탄소 배출 데이터 조작을 근절하기 위해 3단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기업 차원에서 중국 정부의 이중 탄소 목표에 발맞출 수 있는 전문인재를 대거 양성해 기업의 점진적인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둘째는 직접적인 벌금과 페널티 등을 부과해 데이터 조작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 셋째는 데이터를 사회적으로 투명하고 광범위하게 관리감독 할 수 있도록 오픈 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는게 필수적이다. 탄소량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감축 방법을 고도화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탄소 검증과 탄소 관리 분야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재 육성과 스마트 산업의 기회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에 도달한 후,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 한다는 이중 탄소(dual carbon)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탄소 감축과 관련해 기업마다 인재 부족 현상을 겪고 있고, 더불어 파생 사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예로 지난해 중국에서는 ‘탄소배출관리사’가 새로운 인기 직업으로 떠오르면서 인터넷에 각종 응시 광고가 넘쳐났다.

하지만 중국 공무원 전문 채용 사이트 런스카오스왕(人事考試網)에 따르면 ‘탄소배출관리사’와 관련해 공인된 커리큘럼이나 시험은 현재 없는 상태다. 탄소배출감시원, 탄소배출거래원 등 6개 직종이 있으나 이른바 ‘탄소배출관리사’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민원 플랫폼을 통해 조사한 결과, 탄소배출관리사 자격증과 관련된 불만 제기 민원이 100여 건에 육박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격증 기관이 돈을 받고 연락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 밖에도 ‘수업비 무료’, ‘자격증만 취득하면 가입비만 수만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등의 이야기는 사기에 불과하다.

배출 할당량 시행으로 엄청난 벌금 또는 비용 지출에 직면한 기업은 대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할당량 이상의 배출권을 구매하는 것 외에, 전문가 팀과 프로세스 메커니즘을 구축하여 탄소 검출과 배출량 검증 등 여러 전문 업무를 단계별로 완성해야 한다.

여기에는 ‘인재’가 필수불가결하다. 기업은 인재를 영입하거나 외부 기관과 협력해 위의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이는 비용과 경영상의 어려움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출 규제 기업이 탄소 배출량을 조작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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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장 발전에는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현재 많은 기술 회사가 탄소배출권 거래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IT 기업은 스마트 IoT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탄소 이력을 추적하거나, 배출 데이터를 블록체인상에 보관함으로써 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 첨단 기술 회사는 고성능 하드웨어 센서를 탄소 감지에 적용할 수 있고, SaaS 빅데이터 플랫폼은 공급망을 연결해 생산 및 유통 전반의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지난해 상반기 탄소 거래 관련 분야의 투자 건수가 총 40건인데 반해 누적 투자액이 45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다른 분야보다 평균 투자 유치액이 훨씬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신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친환경에너지, 신에너지 자동차 부품, 신에너지 자동차, 충전 설비 등 인기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미래에 신흥 금융시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의 이중 탄소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더 많이 생길 것이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출판사 샹제(商界) 편집부 중국 경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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