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최근의 신생 브랜드와 기존 브랜드의 성공 공식이 전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중국산 브랜드의 ‘교과서’가 바뀌고 있다는 의미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콘셉트 아래 여러 품목을 기획해 대대적인 브랜드 진영을 구축하고, 이 품목들로 전통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나갔다. 특히 TV, 인쇄 매체, 옥외 광고 등 전문화된 홍보 플랫폼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차별화 된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상품 특색을 강조한 후 다시 집중포화식 광고 투입으로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최대한 많은 진열대를 차지해 소비자를 확보했다. 물론 이 방식은 코카콜라, 펩시, 멍뉴(蒙牛), 이리(伊利), 캉스푸(康師傅), 퉁이(統一)로 대표되는 식품 브랜드 마케팅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신생 중국산 브랜드는 더 이상 이렇게 마케팅하지 않는다.
현재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중국 인기 브랜드는 대부분 제품 생명주기가 짧고, 마케팅을 통한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브랜드 구축 방법은 ‘대박 아이템 + 콘텐츠 추천 마케팅 + 브랜드 개별 영역 관리’의 조합으로 바뀌었다. 신생 중국산 브랜드의 소비자 포지셔닝은 훨씬 더 섬세하고 세분화되어 있다.
우선 브랜드 기획부터 타깃층의 선호에 초점을 맞춰 제품 전략을 세운다. 동시에 대박 상품을 만들기 위해 상품, 시나리오, 인물, 스토리텔링 등 여러 각도에서 소소한 아이디어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강렬한 첫인상을 선점한다. 무엇보다 소셜 플랫폼, 즉 위챗, 웨이보(微博), 샤오훙슈(小紅書), 타오바오(淘寶), 비리비리(B站), 틱톡의 6대 대형 플랫폼에서 체계적인 KOC(Key Opinion Customer: 블로그 체험단과 같이 소비자중에서 영향력이 있는 고객) 추천 마케팅을 활용해 입소문을 내고 직접적으로 사용자 구매를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각종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자를 브랜드의 개별 영역(SNS 공식계정 등)으로 유입시켜 충성도를 유지하고 재구매율을 높인다. SNS 플랫폼은 다양한 성격의 사용자 그룹을 자연스럽게 모을 수 있다. 맛집, 화장품 리뷰 등 정보 공유 성격이 강한 샤오훙슈(小紅書)는 여성 그룹, 유튜브 성격의 영상 플랫폼 비리비리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며, 쇼트클립 플랫폼 콰이서우(快手)는 대량의 고객 수를 자랑한다.
중국판 카카오 위챗, 트위터 성격의 웨이보, 쇼트클립 플랫폼 틱톡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는 네이티브 광고(기사나 정보와 유사한 형태로 노출되는 콘텐츠 스타일의 광고)는 신생 브랜드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제 새로운 마케팅 루트를 개척하는 브랜드가 발언권을 확보하고 제품 론칭을 대규모 매출로 연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기존 브랜드는 대형 브랜드, 대형 기획, 대형 규모, 대형 채널을 특징으로 하지만, 신생 브랜드는 콘텐츠 운영에 중점을 두고 콘텐츠를 통한 접근을 강조하며 소비자와 인기 제품이 밀접하게 연결되도록 한다. 이런 방식으로 신생 브랜드는 전통 브랜드의 채널 ‘독점’을 깨고 단기간에 매우 높은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대기업에 못 미치는 자원의 한계를 돌파하고 그들과 나란히 경쟁할 기회를 얻었다.
이제 시장은 구매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제조 능력과 오랜 경험은 이미 상품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과거에는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했다면 이젠 제조 생산이 제품 수립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간단한 부분이 되었다. 이로써 사용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더 중요한 핵심 과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