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JD닷컴(京東)은 갑자기 전 직원의 급여를 인상하는 16급여제(16薪 制)를 전격 발표했다. 1년을 일하면 4개월치 월급을 더 받는 것이다. JD닷컴의 37만 명 직원 중 80%가 농촌 지역 출신으로 4개월 임금은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하는 데 충분한 돈이다. 거의 동시에 텐센트의 한 계열사는 6시 정시 퇴근을 강행했다. 이는 텐센트의 ‘996’(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매주 6일 근무)에 반하는 첫 번째 시도로 여겨졌다. 곧이어 틱톡, 콰이서우(快手) 등의 숏폼 플랫폼과 소셜 커머스 메이퇀(美團), 온라인여행사 씨트립 등도 토요일 격주 근무제를 폐지하고, 직원에게 완벽한 주말을 보장했다.
8월의 마지막 날, 메이퇀의 창립자 왕싱(王興)은 “메이(美)는 좋은 것을 의미하고, 퇀(團)은 공동을 의미한다. 메이퇀의 유전자는 바로 공동부유(共同富裕)”라고 말했다. 9월 2일 알리바바 그룹은 국가 공동부유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1천억 위안의 자금을 투입해 ‘공동부유 10대 행동’을 시작한다는 대규모 계획을 내놓았다. 9월 9일 텐센트는 전 직원에게 ‘공동부유특별계획’에 투입한 500억 위안 1차 자금을 시작으로 더 많은 민생 분야에 지원할 것을 발표했다.
대기업이 이렇게 보조를 맞춘 이면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침이 있었다. 사실 앤트 파이낸셜의 상장 중단부터 대대적인 인터넷 경제 정비, 교육업계 개혁, 연예계 팬덤 규제, 그리고 공동부유 논의를 위한 특별회의 개최, 제3차 분배 장려, 베이징증권거래소 개설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조치에는 ‘중국은 이제 다음 단계의 발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개혁개방 40년 동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부유층을 탄생시켰다. 그 속도와 수는 역사상 유례가 없었다. 그러나 급성장의 시대가 지나면서 최근 몇 년간 고속성장에 가려졌던 문제들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났다.
금세기 초, 중국 당국의 정책적 지원 하에 인터넷 기업들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우고 부를 축적했다. 이들은 중국 경제 전반에 거대한 추진력을 일으킨 한편, 동시에 시장 독과점 문제, 데이터 보안 이슈, 사회적 책임 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속성장을 추구하는 단계에서 국제 경쟁력과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한때 큰 규모의 기업이나 산업체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초기 단계의 지원을 거쳐 중국 인터넷 산업도 세계 강자와 경쟁할 수 있는 선두 기업을 배출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전자상거래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함에 따라, 선두 기업이 업계를 독점하는 추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일단 독과점이 형성되면 국가 차원에서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인터넷 경제의 독점은 공정한 경쟁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성장 통로를 차단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마불사라는 부실을 낳아 전체 경제를 위협할 수도 있다. 만약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갑자기 오프라인 상태가 된다면, 금융시장 및 소매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결과는 아마 누구도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 경제 안정과 금융 질서가 일부 기업의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건전하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 인터넷 경제는 독점 외에도 버블 성장이 나타나면서 실물경제의 일부를 차지하는 모양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친 많은 문제는 모두 산업 공동화와 이에 파생된 중산층의 위축에서 비롯되었다. 중국은 미국의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아직 대마불사 기업이 생기지 않았을 때, 이를 규범화해서 질서있는 성장궤도에 진입시킴으로써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방지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