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2. 03. 22
미래를 향한
인도 미디어테크 산업의 질주
The Sage Inve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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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크리켓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인도의 사친 텐둘카르가 인도의 두 기업에 거액을 투자해 화제가 되었다. 그는 기술 주도형 미디어 기업인 제트신서시(JetSynthesys)와 윈조(WinZO)에 각각 200만 달러, 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미디어 전송 인프라를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검릿(Gumlet)은 글로벌 투자업체 서지(Surge)로부터 16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외에도 인도 총리배 아드마니르바르 앱 경진대회 우승작인 쿠(Koo), 인도의 콘텐츠 앱 데일리헌트(Dailyhunt)의 조시(Josh)와 같은 숏폼 동영상 플랫폼이 2020년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요즘 대세로 떠오른 미디어테크
영화관 폐쇄, 제작 중단, 전반적인 예산 삭감 등 인도 미디어 분야는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기업들은 작년 85건의 투자 계약을 통해 8억 7,780만 달러를 유치했다. 투자를 많이 받은 기업을 살펴보면 동영상, 콘텐츠 앱, 소셜 커머스 등 ‘미디어테크’가 대부분이다. 200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인쇄 매체를 포함한 인도 정보 및 방송 부문의 해외직접투자(FDI) 금액은 95억 달러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작년 한 해 동안 굵직한 투자 자금이 미디어테크 분야로 흘러갔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숏폼 동영상 앱과 게임 플랫폼에 이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에 거의 100여 개에 달하는 OTT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2020-21년 회계 연도에 디지털 및 온라인 매출이 전년대비 20% 증가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 중 게임 및 만화는 29%, 시청각 부문 및 서비스는 25% 성장했다.

인도 정부의 정책 역시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정부는 해외직접투자 한도를 74%에서 100%로 올림으로써 이 부문의 투자 증가를 유도했다. 또한 인도 정부가 이 분야를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책도 추진했다. 2020년 11월부터 OTT 플랫폼의 영화 및 웹 예능, 온라인 플랫폼의 뉴스와 시사를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를 정보통신부에서 담당하게 하여 정책의 일관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인도 최대 공영 방송사인 프라사르 바라티(Prasar Bharati)와 몰디브 국영 미디어는 방송 분야에서의 협력에 합의했다. 넷플릭스는 뭄바이에 첫 번째 실사, 후반 작업 전문 스튜디오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인도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3.24%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2조 2,300억 루피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상된다. 2024년 인도 미디어 시장의 가치는 TV 부문이 40%를 차지할 것이며, 인쇄(13%), 디지털(12%), 영화(9%), OTT 및 게임 산업(8%)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치는 미디어 분야의 강력한 성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디어를 새롭게 정의하게 될 커다란 변화를 의미한다.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인 ZEE 엔터테인먼트의 아밋 고엔카 사장은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 증가로 지난 몇 년 동안 미디어테크 플랫폼이 많이 늘었다. 온라인 기기를 통한 콘텐츠 소비가 급증했고, 더 빠른 인터넷 보급과 온라인 기기의 가격 하락 덕분에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다. 미디어테크의 미래는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 트렌드에 의해 결정될 것이고, 이는 사업과 투자 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계속 제공할 것이다”라고 논평했다.
더욱 부각되는 콘텐츠의 중요성
인도 미디어 산업은 위성 TV 시대부터 다중 채널, 전문 방송,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쳐왔다. 채널의 변화는 있었으나 시대를 막론하고 콘텐츠가 항상 중심 역할을 해왔다.

영화 제작사인 아레(Arré)의 사이쿠마르 설립자는 “이제 미디어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디지털 크리에이터를 끌어모으느냐에 달려있다. 이들은 15초 동영상을 만들거나 자신만의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콘텐츠는 미디어의 창작, 소비, 수익화 등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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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창작 콘텐츠(UCG, User-Generated Content)는 더이상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트렌드가 아니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모델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UGC의 부상은 미디어 분야에서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UGC는 여러 포맷과 공존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미디어테크 분야의 성장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은 ‘문화’ 관련 콘텐츠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지(Moj), 조시(Josh), 쿠(Koo) 와 같은 콘텐츠 기업에 막대한 투자금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미디어 산업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증거다.

데일리헌트, 조시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베르스 이노베이션(Verse Innovation)의 우망 베디 공동설립자는 “동영상은 미디어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는 콘텐츠다. 최근 조시는 인도 숏폼 동영상 분야에서 가장 큰 투자를 유치했다. 우리는 문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생산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쿠(Koo)의 전략도 비슷하다. 쿠의 마얀크 비다왓카 공동설립자는 “수많은 인구만큼이나 취향도 언어도 각양각색인 인도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문화적 간극을 좁히려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콘텐츠에 반영하고 있다. 지역 법규를 존중하면서 각 지역을 초월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문화 관련 콘텐츠의 다양성이 중요해지면서, 미디어를 사고파는 기업의 활약이 커지고 있다. 미디어브랜드(Mediabrands)는 지난 5월 인도에 ‘미디어 브랜드 콘텐츠 스튜디오’(MBCS)를 개관하고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한 지엔터테인먼트(ZEE Entertainment)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일본 도쿄방송(TBS)과 계약을 체결했다.
미디어 마케팅의 변화
소셜 미디어는 기존 미디어가 갖고 있던 장벽을 넘어, 보다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참신함으로 소셜 미디어는 미디어 분야의 주요 채널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강점은 더욱 확장되고 있으며 그 결과 게임 콘텐츠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디어 테크 분야에서 가장 인기있는 분야로 떠오른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와 상호작용이 융합된 것으로, 클라우드 게임이 가능해지면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에스타시(Gamestacy)의 데니시 신하 설립자는 “루도(ludo), 카롬(carrom)같은 일부 온라인 게임은 인도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오늘날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게임이 재등장하여,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전통적 게임을 디지털 플랫폼에 맞게 개선하고 새로운 포맷이나 재미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게임은 더욱 인기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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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는 다양한 미디어와 손을 잡았고, 소셜 커머스와 함께 새로운 종류의 상거래도 탄생시켰다. 디지털 커머스는 미디어 기업의 가장 전도유망한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 페이스북과 구글 플레이의 마켓플레이스 혹은 왓츠앱 내의 통합 결제 시스템의 등장은 이 분야의 성장세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이처럼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은 강력한 마케팅으로 이어져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다. 많은 미디어 기업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D2C) 채널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디어 기업은 서로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으며, 더 많은 수익 창출 기회를 갖는다.

액센츄어 인디아(Accenture India)의 비닛 R. 아후자 마케팅 이사는 “지난 10년 동안 미디어 분야는 많은 도전과 시도를 해왔다. 이러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미디어 플랫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다각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향후 10년은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채널 및 콘텐츠 개발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마케팅 운영과 창의력이 차별화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및 프로그래밍 기반 기술의 출현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미디어의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툴을 제공한다. 또한 콘텐츠에 대한 실시간 검증도 가능해져 보다 안전한 미디어 환경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작시스(Xaxis) 인디아의 딤피 야댜브 이사는 “마케팅 담당자는 기술의 확장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소비자들 역시 음성 명령만으로 원하는 채널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기술은 마케터나 소비자 모두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마테크(Martech, 마케팅 기술)도 널리 확산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태도, 행동뿐 아니라 앞으로의 행동 예측까지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 기호에 맞는 미디어 마케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감(Ugam)의 수닐 미라니 CEO 겸 공동창업자는 “진화하는 기술 덕분에 마케팅 담당자들은 미디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실제로 많은 플랫폼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분석을 통해 B2B와 B2C 등 비즈니스 영역에서 고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적인 마테크가 미디어와 소비자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는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그 결과로 실질적인 매출 증대 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마케팅 분야도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어, 즉각적인 결과를 산출할 수 있게 되었다.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의 자가나탄 체리아 인도 및 중앙아시아 마케팅 전무는 “미디어 기업은 디지털 우선 접근 방식으로 모든 것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마테크 덕분에 고객 경험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되었고,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어느덧 미디어의 디지털 접근 방식은 모든 마케팅 활동의 주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미디어 마케팅을 재정의했다.
미디어 산업의 성장 전망
이제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각종 지표에서 드러나듯, 미디어 분야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로 인해 미디어 기업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인도의 유명 SNS 플랫폼인 셰어챗(ShareChat)은 지난해 1,3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했다. 미디어 분야에 뛰어든 스타트업 역시 인적 자원과 기술 자원 모두를 확대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기업에서는 매출보다 투자가 더 많아 성장 불균형을 보이기도 한다. 미디어 분야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인도에서도 미디어 인수 및 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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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변혁은 이미 시작되었다. 새로운 유형의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으며, 미디어는 스트리밍 방송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광고주는 소비자를 따라 이동하여 새로운 미디어 매체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미디어 기업도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미디어 산업은 가상 공간까지 확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소비자, 크리에이터, 마케터, 다양한 채널 등 모든 요소들이 인도의 미디어 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도전과 노력은 미디어 산업 발전에 원동력이 될 것이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BusinessWorld 인도 경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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