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는 자국의 문화 유전자를 연구하고 독창적인 디자인 개발과 혁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패션 아이콘이 되었고, 중국의 젊은 소비계층을 사로잡았다. 47.5%의 주링허우가 물건 구매 시 국산브랜드인지를 우선 고려한다고 응답했고, 그중에서도 특히 대도시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았다.
1915년 파나마 제1회 만국박람회에서 중국 브랜드가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 등장했다. 그리고 무려 74개 상을 휩쓸었다. 당시 중국에 영예를 안긴 것은 비단, 찻잎, 도자기 등 전통 수공예품이었다.
107년이 지난 지금, 세계 70% 이상의 컬러TV와 휴대폰, 90% 이상의 PC가 모두 중국산이다. 팬데믹 영향으로 세계 각지의 자동차 공장 150곳이 문을 닫으면서 테슬라, BMW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을 ‘피난처’로 삼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도 잇달아 알리바바 산하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T-Mall)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한편 점점 더 많은 중국 브랜드가 세계 무대의 중앙으로 나가고 있다. 드론 브랜드 DJI는 전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고, PC 브랜드 레노버(Lenovo)는 IBM을 인수했으며, 자동차 브랜드 지리(Geely)는 볼보를 인수했다. BYD의 전기버스는 유럽을 점령했으며, TCL TV가 미국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국산 브랜드의 부상은 중국산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로서의 부상을 의미하는 한편 국가적 자신감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산 브랜드 열풍의 배경
리닝, 안타 등 중국 스포츠 브랜드는 국산품 열풍의 수혜자이다.
스포츠 브랜드 리닝(李寧), 환타를 대신 하는 탄산음료 브랜드 베이빙양(北氷洋), 중국 전통요소를 상품화한 구궁타오바오(故宮淘寶), 테슬라를 제친 중국산 미니 EV 브랜드 우링션처(五菱神車), 품질과 브랜드 파워로 각광받고 있는 퍼펙트 다이어리(完美日記)까지. 중국산 브랜드 인기 상품이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 런민왕(人民網) 연구원이 발표한 ‘2021애국소비 트렌드 자부심 검색 빅데이터’에 의하면, 2011년에서 2021년까지 10년동안 애국소비 트렌드의 검색 인기도는 528% 상승했다.
스포츠 브랜드 훙싱얼커(鴻星爾克)의 허난성 수해 피해 기부, 라면 브랜드 바이샹(白象)의 일본 투자 거부, 스포츠 브랜드 안타(安踏)와 리닝의 신장(新疆) 지역 면화 사용 등이 일으킨 브랜드 인지도·호감도 상승을 살펴보면 브랜드가 사회·역사적 가치를 따를 때 국산 브랜드에 대한 자긍심과 동질감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민족 정서와 정의 구현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은 것이다.
정보 홍수의 시대에서 누구나 하루에 수천 건이 넘는 광고를 수시로 접한다. 각종 전자 스크린, 엘리베이터, 현관문, 차량에서도 광고가 흐르지만, 정작 소비자의 주의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애국심이 내포된 제품은 쉽게 소비자의 눈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과제도 있다. 애국 트렌드가 지나치게 소비되면서 많은 중국산 브랜드들이 마케팅 방식의 획일화, 트래픽에 대한 지나친 의존 등의 병목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선 ‘애국’ 키워드를 넘는 경쟁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