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3. 05. 17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도 정부의 총력전
인도의 물류 혁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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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047년까지 인도를 물류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이를 위해 경제 각 분야에서 효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물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 혁신을 위한 인도의 움직임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본다.

1. OVERVIEW : 인도, 대규모 물류 통합의 새 시대가 열린다
2. POLICY :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도 정부의 총력전
3. COLUMN : 인도가 글로벌 물류 선도국이 되려면?
4. COLUMN : 인도의 물류 정책은 어떤 성과를 가져올 것인가?


- 본 콘텐츠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현재 인도는 물류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는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물류와 관련된 모든 정부 기능을 하나로 묶는 작업에 착수했다. 인도 정부에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통합물류 인터페이스 플랫폼 사업은 물류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7개 부처의 30개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이러한 물류 플랫폼이 완성되면 물류 생태계와 관련된 모든 이해 당사자가 실시간으로 정보 교환을 할 수 있게 된다.

인도의 시장분석 회사인 크리실(CRISIL)의 자가나라얀 파드마나반 본부장은 “우리는 다양한 시장 조사를 통해물류 인프라 및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새로운 물류 정책의 핵심은 모든 관계자에게 통일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명확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으로 투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빠른 의사결정, 서비스 비용 절감, 효율적인 자원배치, 출시 기간 단축 등 눈에 띄는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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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류 정책의 핵심은 모든 관계자에게 통일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명확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으로 빠른 의사 결정, 서비스 비용 절감 등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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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워낙 사업 범위가 방대하다 보니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 물류회사인 올카고 로지스틱스(Allcargo Logistics)의 라비 자카르 최고전략책임자는 “정책의 효력은 향후 12~18개월 안에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나, 몇몇 사업은 가시적 효과를 낼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그중에서도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바로 이전보다 빨라진 허가 절차다. 몇 가지 조치들로 기업은 정부 부처와 좀 더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향후에는 승인 절차가 명확해지고 더욱 간단해질 전망이다. 또한 인도 정부는 물류 정책을 통해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효력이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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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9월 모디 총리는 국가물류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2022년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정부 컨퍼런스에서 모디 총리는 국가물류정책을 야심차게 공개했다. 모디 총리는 이 정책이 인도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신속한 배달, 운송 문제의 해결, 제조업체의 시간 및 비용 절감, 농산물의 낭비 방지 등을 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그 노력 중의 하나가 바로 오늘 공개한 국가물류정책이다”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2021년 ‘가티 샤크티’(Gati Shakti)라고 명명한 초대형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가티 샤크티는 산스크리트어로 ‘움직이는 힘’ 또는 ‘능력’을 상징한다. 그는 100조 루피(2023년 3월 7일 기준 약 1,600조 원)의 예산을 편성해,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인 가티 샤크티를 통해 국가 물류정책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천명했다. 또한 각 주(州) 및 중앙 정부가 이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모디 총리는 “인프라 프로젝트와 관련된 여러 주의 방대한 데이터는 이미 정리되어 있다. 현재 중앙 및 주 정부 데이터는 가티 샤크티 포털에서 빠르게 제공되고 있다. 가티 샤크티와 국가물류정책을 통해 우리는 곧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승인된 가티 샤크티 대학(Gati Shakti University)에서 배출되는 인재들 역시 향후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인도 물류 산업의 현재와 미래
인도의 물류 부문은 노동력의 부족, 낮은 기술력과 디지털 보급률, 비표준화된 인프라, 복잡한 행정 절차, 산발적인 인프라 개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류 비용은 경제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2022년 기준 상위 10개국의 물류 비용(GDP 대비 백분율)을 살펴보면, 미국과 독일은 약 8%, 일본은 11%수준이다. 통계 자료를 통해 평가한 인도 물류 비용은 GDP의 8~14%를 기록했다. 다만 이 통계 수치는 정확하지 않아, 객관적인 비용 기준을 적용해 인도국내 및 수출 무역에 대한 물류 비용을 정확히 측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측정된 비용을 줄여 물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물류비를 10% 줄이면 수출이 약 5~8% 증가할 수 있다.

물류 규모는 현재 2,500억 달러에서 3천억 달러 사이에 고정되어 있다. 철도의 비중은 지난 30년 동안 도로의 개선 및 물류전용회랑(Dedic ated Freight Corridor, 화물열차만 다닐 수 있는 인도의 철도망 건설 계획. 현재 진행 중) 사업지연으로 인해 상당히 감소했다. 그러나 물류전용회랑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업 진척이 이루어진다면 철도 점유율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인도의 물류가 아직 체계적인 시스템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E-Way Bills(온라인으로 등록하고 관리되는 운송증빙서류)를 통해 디지털화의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별도로 부과하던 간접세도 단일 세제(GST)로 통합되고, 패스태그(Fastage, 한국의 하이패스식 요금징수 시스템)로 통행료 징수가 전자화 되고 있다. 따라서 인도 전역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물류인프라가 머지 않아 갖추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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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도는 물류 분야의 디지털화 노력으로 인도 전역으로의 상품 이동이 더욱 빨라졌다.
이러한 디지털화 노력으로 배송을 포함해 인도 전역으로의 상품 이동이 더욱 원활해지고 빨라졌다. 인도 정부는 향후 2년 내에 물류 산업을 플랫폼에 기반을 둘 수 있도록 재편하여, 산업 전체를 효율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도 물류 산업에는 2,200만 명 이상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인도 GDP의 약 14.4%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인도 물류 분야의 규모는 15조 1천억 루피(약 236조 원)로 평가되었다. 이 부문의 99%는 여전히 조직화되어 있지 않다. 5대 미만의 트럭 소유자, 중개업체 또는 운송 회사계열사, 소규모 물류창고 소유주, 통관 중개인, 화물 운송업자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인도 정부의 신속한 정책 이행
국가물류정책은 인도 전역에 효율적인 물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정책은 중앙 정부와 각주 정부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호흡을 맞추는 것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각 주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에 따라 성공이 좌우된다.

현재 14개 주에서는 국가물류정책과 유사한 물류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EY인디아의 미히르샤 파트너는 “각 주에서 국가물류정책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어 인도 전역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각 주는 물류 인프라 개발을 위해 자원을 할당하거나 공공 조달 정책의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힌드라 로지스틱스(Mahindra Logistics)의 람프라빈 스와미나탄 최고 경영자는 “상품 운송을 할 때 다양한 운송 수단을 개발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현재 인도 화물 운송의 약 65%가 차량에 의존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연료비, 운송 지연 등의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화물차량 운송 대신 철도, 선박, 항공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물류 비용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운송 수단 이외에도 인프라 확장을 꼭 풀어야 할 숙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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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프라빈 스와미나탄
마힌드라 로지스틱스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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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도 화물 운송의 약 65%가 차량에 의존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연료비, 운송 지연 등의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화물차량 운송 대신 철도, 선박, 항공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물류 비용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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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실의 파드마나반 본부장은 국가물류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5가지 주요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째, 이해 관계자들이 공통의 비전을 가져야 한다. 둘째, 통일된 인터페이스가 구축될 수 있도록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셋째, 각 주 및 해당 부처는 정책 목적에 따라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넷째, 정해진 목표 시간 내에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정책을 신속히 추진해야한다. 다섯째, 모든 부서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올카고 로지스틱스의 라비 자카르 최고전략책임자는 “물류전용회랑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물류 전체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다. 또한 물류 플랫폼이 구축되고 다양한 물류 관계자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면, 투명성이 높아지고 업무 및 절차가 직관적으로 바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포인트는 물류 관계자가 협력하는 것이다. 한편,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열쇠는 정책의 신속한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 가장 큰 숙제는 국가물류정책이 일선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행되느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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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자카르
올카고 로지스틱스 최고전략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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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플랫폼이 구축되고 다양한 물류 관계자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면 투명성이 높아지고
업무 및 절차가 직관적으로 바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포인트는 물류 관계자가
서로 협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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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컴 익스프레스(Ecom Express)의 T.A. 크리슈난 최고경영자는 “현재 화물차운송 대신 철도가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철도 이외에도 다양한 운송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화물 및 소포를 처리할 수 있는 다중 운송 시스템을 갖추어야만 물류 분야의 성공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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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화물 운송의 65%가 도로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에 따른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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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업계는 물류비를 10% 줄이면 인도 수출이
약 5~8%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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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크리슈난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하나로 통합된 물류 인터페이스 플랫폼을 만들고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분명한 과제가 있다. 첫째, 물류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현재 많은 소규모 플랫폼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플랫폼들이 통합되어야 원활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이것은 엄청나게 방대한 작업이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물류 이해 관계자의 행동 변화다. 특히 물류 분야에서는 비조직화된 사업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통합 시스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의 행동 변화가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류 산업의 디지털화는 이미 인도 전역에서 시작되었으나, 완성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정부를 포함해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협력을 이루어야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인도 물류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정책의 결실이 맺어질지, 향후 전 세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Ashish Sinha | 사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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