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0. 07
워런 버핏이 말하는
'부모가 자녀 경제교육할 때 하는 가장 큰 실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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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헤서웨이의 CEO이자, 전설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 그가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한 나이는? 바로 6살이었다. 6살의 워런은 6개짜리 코카콜라를 25센트에 사서 각각을 5센트에 되파는 방식으로 묶음당 5센트의 이익을 남겼다. 이후에도 꼬마 워런은 집집을 돌며 잡지나 껌을 팔면서 돈을 벌었다.

어릴 때부터 드러난 그의 사업 수완을 보며 우리는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거나, 부자가 될 사람은 역시 타고난 것이라며 우리와 선을 긋곤 한다.
하지만 워런 버핏은 자신의 부는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경제 교육을 통해 얻어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아버지를 자신의 '사업적 영감의 원천'이라고 밝히며, 아버지를 통해 돈 버는 좋은 습관을 어릴 때부터 익힐 수 있었으며, 특히 절약을 중요한 가치로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경제 교육을 할 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가 바로 "자녀가 10대가 될 때까지 돈에 대한 이야기를 미룬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자녀들은 유치원 시기부터 경제교육이 필요하고, 또한 가능하다.
글자 모르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듯 돈의 언어를 가르쳐라
우리가 재벌가나 자산가도 아니고, 경제교육전문가도 아닌데 유치원때부터 아이들에게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버핏은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미 아이들에게 돈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당장에 실천에 옮기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라고 이야기 한다. 자녀에게 하는 경제 교육은 언제든 'it’s never too early!(결코 이르지 않다)'라는 것이다.1)

버핏의 이야기를 뒷받침하듯 캠브리지 대학에서 2013년 진행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아이들은 3~4세시기가 되면 돈에 대한 기본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고, 7살이 되면 미래의 경제적 영향을 고려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

미국의 경우 자녀들의 경제적 독립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잘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경제 교육 관련 사이트나 프로그램들이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는데, 이들이 제시하는 경제교육의 첫 단계는 대부분 3-5세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미국 가정 경제 교육(채무 상담)분야에서 상당한 권위를 지니는 캠브리지 크레딧 카운셀링이 내놓은 자녀 경제 교육 가이드라인 역시 돈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을 3살 무렵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나이 아이들은 무엇인가를 사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개념을 인지하고 있으며, 쉴새 없이 "저건 뭐야", 또는 "저건 뭐하는 거야?"하는 탐색적 질문을 해대는 시기이다. 존재에 대한 정의를 온몸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자연스럽게 돈에 대한 개념을 익히게 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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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이 아직 말을 하지 못하고, 글을 읽지 못하는 나이부터 책을 읽어준다. 아이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데 있어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 능력인지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경제적 책임을 질 줄 알고, 경제적 생활에 있어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하려면 최대한 어릴 때부터 돈의 언어를 가르쳐야 한다. 금융 전문 사이트 및 자주 활용되는 여러 경제교육 사이트를 참고하여 정리해본 어린이 경제교육의 기본적 순서와 개념은 아래와 같다. 당장 시작하되, 연령에 맞는 깊이로 접근하면 된다.
어린이 경제 교육의 기본 개념 4 단계
돈이 무엇인지 보여주라. Show them Money
신용카드와 온라인 거래가 기본값인 시대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돈은 아이들로 하여금, 돈이란 필요할 때 무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쉽다. 자녀에게 돈에 대한 개념을 가르쳐 줄 때에는 번거로울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현금을 활용하는 게 좋다. 실제 돈을 활용하면, 아이는 돈의 개수와 축적된 부피에 비례해 내가 살 수 있는 물건의 개수와, 규모,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돈이 어떻게 생기는 지 알려주라. How do we get (pocket) Money?
다음 단계로는 돈이 나무에 공짜로 열리는 열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돈은 엄마 혹 아빠가 회사에 가서 응당한 노동을 한 뒤 얻어오는 대가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이가 이 개념을 이해 했다면, '집안일의 대가=용돈' 의 개념을 가르치기에 아주 좋은 타이밍을 찾은 셈이다. 아이에게 수의 개념을 익히게 하기 위해 용돈을 주기적으로 주는 방식도 있지만, 특정한 일을 할 때마다 돈을 주는 방식을 통해서 자신의 돈을 '번다는' 인식을 가르칠 수 있다. 여기서 특정한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개인적일 외에, 식사 준비를 돕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등 가족 전체의 일인 게 좋다.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가르치라 (예산내에서 소비하기) How to spend
- 필요(Needs)와 원하는 것(Wants) 구분하기
"나, 저거 필요해!"는 아이들이 장난감 가게에서 가장 많이, 또한 간절하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초콜릿은 '필요한' 것이기에,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하는 법을 가르쳐라. 가령, 식료품점에 가서 계란과 쿠키를 들고, 어떤 게 건강해지는 데 필요한 음식인지를 구분하게 하는 간단한 작업부터 시작하면 된다.

-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서는 아껴야 한다
예산 내에서 지출을 하는 기본적인 개념을 가르치기 가장 좋은 곳은 바로 마트이다. 가령, 아이가 3000원 정도 돈을 모았을 때, 그 3000원을 아이의 지갑에 넣고 함께 쇼핑을 해보라. 그 3000원을 가지고 아이는 3000원으로 살 수 있는 것들, 즉 3000원의 가치에 대해 배우게 된다. 아이가 너무나 사고 싶은 장난감을 발견했지만 예산을 초과할 경우, 그냥 사줘서는 안된다. 아이 스스로 답을 찾게 하라. 아이에게 통제와 저축, 절약을 가르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모인 돈이 적다고 해서 그냥 써버리기 보다는 더 모으고, 더 아끼고, 기다려서 원하는 것을 얻는 행위를 몸으로 익히게 할 수 있다.

- 돈을 빌려 쓰면, 갚아야 한다
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부모가 빌려주는 방법도 있다. 아이에게 대출에 대한 개념을 익히게 하는 것이다. 일단 마트에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사주고, 집에 도착하는 대로 그 돈을 받거나, 가지고 있는 돈 자체가 부족한 경우는 앞으로 받아야 할 용돈에서 정확하게 제하는 식으로 돈을 빌려줄 수 있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 빌려준 금액보다 조금 더 받으면서, 대출 이자에 대한 개념을 익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투자와 기부에 대한 개념을 익히게 하라. How to Invest and Share
아이가 돈을 어느 정도 모았다면, 아이의 동의 하에 그 현금을 저금통에서 근처 은행이나 증권사로 옮겨준다. 아이와 같이 방문해 적금이자나 투자이익, 배당금에 대한 설명을 해준 후, "네가 모은 돈이 이제 돈을 더 벌어올거야. 이제 니가 모은 돈이 일을 하기 시작할거야. 축하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면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복리의 개념이나 주식의 개념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설명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내 돈이 들어가 있는 만큼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큰 통제력과 집중력을 보인다.

또한 월별, 혹 분기별로 아이에게 기부에 대한 제안을 할 수도 있다. 기부할 곳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어 아이가 직접 선택하게 하고,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아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면 좋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당연하게 기부에 대한 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다.

[1] 실제 그는 2011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멘토로 등장하는 Secret Milionaire’s Club 이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출시할만큼(https://www.youtube.com/user/SecretMillionaires) 어린이 경제 교육에 적극적이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총 26회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데 절약, 가치와 가격의 차이, 예산 관리, 사업과 투자에 있어서 좋은 결정을 내리는 법 등 워렌 버핏 스스로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가르쳤던 경제적 개념들을 풀어 내고 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오은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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