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LIFESTYLE
2019. 06
국제 금융 명문가
로스차일드 가문 스토리
가족의 결속력이 만든 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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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의 숨은 권력, 로스차일드 가문의 명성은 25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손에 쥔 것은 물론 오랫동안 이를 유지해왔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걸어온 부의 역사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로스차일드 가문은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JP모건, 골드먼삭스 대주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금융시장의 숨은 권력자로 군림하는 가문이다. 이들의 영향력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주요 사업인 금융업뿐만 아니라 광산업에도 광범위하게 발을 뻗고 있으며,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남아프리카 드비어스 그룹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프랑스 최고급 와이너리인 무통과 라피트도 로스차일드 가문의 소유. ‘샤토 무통 로트칠드’라는 이름과 와인 라벨의 방패 문양에 가문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은 어떻게 이처럼 막대한 부와 권력을 쌓고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을까?
로스차일드 가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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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버킹엄셔주에 위치한 워데스던 저택. 1874~1889년에 걸쳐 로스차일드 가문의 주말 별장으로 건축한 곳이다. 1957년 마지막 소유자가 내셔널 트러스트에 유증해 현재는 로스차일드 자선 신탁에서 저택을 관리하며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시작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시조인 메이어 암셸 로스차일드가 태어난 17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대인 격리 지역에서 태어난 마이어는 한 유대인 은행가 밑에서 일하며 은행의 운영 원리와 고화폐에 관한 지식을 쌓는다. 그는 골동품점을 열고, 고화폐 지식을 이용해 당시 헤센의 제후였던 빌헬름의 신임을 얻는다. 시간이 흘러 메이어는 빌헬름 왕실의 재정관리를 맡았고, 1800년 무렵에는 은행을 설립해 재산을 급격히 늘렸다. 그는 유럽 각지에 사람을 파견해 정보를 수집했고, 런던에는 셋째 아들 네이선을 보내 은행을 설립했다.

네이선은 NM 로스차일드 부자은행을 설립해 런던 금융가를 장악했고, 나폴레옹 혁명을 계기로 또다시 큰돈을 벌어들였다. 영국 정부는 전쟁에 쓸 자금을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끌어다 썼다. 그들은 유럽 각지의 전쟁터로 자금을 송금하기 위해 로스차일드 가문의 네트워크에 의존해야만 했다. 여기에서 발생한 이자와 수수료는 날이 갈수록 쌓여갔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 시기에 한발 앞선 정보력으로 더 많은 부를 쌓았다. 1815년 워털루에서 반프랑스 동맹이 승전했다는 소식을 정부보다 하루 먼저 입수한 네이선 로스차일드는 영국 국채를 헐값에 팔아치워 시장의 대량 매각을 유도한 후 대리인을 통해 이를 다시 사들였다. 다음 날 영국의 승전보가 전해졌을 때 국채는 폭등했고, 차익은 고스란히 로스차일드 가문으로 흘러들어갔다.
가문의 정보력이 부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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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차일드 가문의 시조 메이어 암셸 로스차일드.
이후 로스차일드 가문의 다섯 아들은 유럽 각지로 흩어져 은행을 설립한다. 큰아들 암셸은 프랑크푸르트 사업을 물려받았고, 둘째 살로먼은 오스트리아 빈, 넷째 칼은 이탈 리아 나폴리로 가서 사업을 벌였다. 막내 제임스는 프랑스 파리로 갔다. 이처럼 유럽의 5대 도시에 자리를 잡은 형제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한 몸처럼 움직였고, 탄탄한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때부터 세계 금융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역사의 주요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1875년에는 영국 디즈레일리 정부가 수에즈운하 지분을 사들일 수 있도록 400만 파운드를 융자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영국이 팔레스타인 땅을 유대인에게 양도하기로 한 1917년의 밸푸어선언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실제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스라엘 건국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 가문에도 우여곡절은 있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는 동안 많은 재산을 잃었다.

1938년에는 빈 은행이 나치에 몰수됐다. 1981년에는 프랑스 은행이 사회당의 집권과 함께 국유화되기도 했다. 가문의 위세는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프랑스의 로스차일드 가문은 오를레앙을 설립했고, 영국의 로스차일드 은행을 합병한 후 ‘로스차일드 앤드 코’가 되었다. 이들은 M&A 자문은 물론 개인 자산관리, 사모펀드 투자 등에서 광범위 하게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은 ‘로스차일드 앤드 코’가 7대 세습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가문의 7대손인 알렉산드르 드 로스차일드가 은행 회장직을 승계한다는 것. 이로써 로스차일드는 7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가게 됐다.
부러지지 않는 다섯 개의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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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차일드 가문의 문장. 협조, 완전, 근면이라는 라틴어가 씌어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18세기부터 250년 넘게 세계 금융의 큰손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한 저력은 ‘가문의 결속력’이다. <전설의 금융 가문, 로스차일드>를 쓴 하버드 대학교 니얼 퍼거슨 교수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성공 비결은 가족 구성원 간의 흔들림 없는 단합”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가문의 시조인 메이어 암셸 로스차일드는 가문을 지켜내기 위한 다섯 가지 유언을 남겼다. 그는 가족에게만 중요 임무를 맡기고, 재산의 외부 유출을 막아야 하며, 재산상황을 비밀로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상속 시 변호사의 개입을 금지하고, 집안의 장자가 가업을 승계하라고 당부했다. 집안의 질서를 바로세우고 서로 힘을 합치라는 유언이다. 이를 나타내듯 로스차일드를 상징하는 문장에는 빨간 방패를 중심으로 5개의 화살을 손에 쥔 팔이 새겨져 있다. 하나의 화살은 쉽게 부러뜨릴 수 있지만, 5개의 화살은 부러뜨리기 힘들다는 교훈을 뜻한다. 문장에 라틴어로 새겨진 ‘협조Concordia’, ‘완전Integritas’, ‘근면Industria’이라는 세 단어가 가문의 철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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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가족 #VIP
글. 이준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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