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TREND
2022. 05. 10
이제 건강관리도
즐겁고 신나게
헬시 플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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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요즘,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코로나 시대를 대표하는 트렌드로 자리한 즐겁게 하는 건강관리, 헬시 플레저 현상에 대해 알아보자.
소비의 중심은 바로 '나'
일찍이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는 소비자를 가리켜 단순히 물건을 구입해 사용하는 소비자가 아닌 ‘프로슈머prosumer’ 곧 생산자이며 소비자라고 지칭했다. 이는 소비자가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고 예측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무시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현실화 되었다.

상품 수명이 단축되고, 활발한 기술 융합으로 새로운 개념의 상품이 빈번하게 출시되는 시대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정보 접근성 증대, 소비자의 역량 증가, 교육 및 소득 수준의 향상, 무엇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상품을 대하는 소비자의 태도는 변하고 있다. 요즘의 소비자는 궁극적으로 소비를 통해 만족, 행복, 삶의 질 향상, 즐거움 등을 얻고자 한다. 현재의 소비사회를 보면, 과거의 가족이나 집단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소비가 ‘나’, 즉 개인 소비자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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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에서 주로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여가를 즐기려는 의지가 커진 동시에 소비 활동 역시 늘었다.
인도어 휴먼(Indoor human)의 등장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생활 환경은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그중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집 내부에서 대부분 생활하는 인도어 휴먼indoor human이 많아졌다는 것. 이들은 집에 머무는 시간 동안 각자의 생활에 대해 성찰하고 자신의 새로운 소비 가치를 구축한다.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 시대 소비 행태 변화와 시사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 크게 달라진 것은 ‘집 체류 시간 증가’, ‘중고거래 이용’, ‘라이브 커머스 이용’, ‘구독 서비스 이용’, ‘코로나 이전 대비 건강에 신경 쓰이는 일 증가’, ‘나만의 행복과 자기만족을 위해 기꺼이 지불’, ‘상품 구매 시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고려’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가정 내에서 활동이 증가했고, 개인의 여가를 즐기려는 의지가 강해진 것은 물론 그에 따른 개인적 소비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 역시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시에서 조사한 ‘코로나19 전후의 현대인 생활 시간 변화’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업무 시간 등을 나타내는 필수 시간과 의무 시간은 각 2분, 15분 감소한 것에 반해 여가 시간은 19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를 근거로 코로나 시대의 8대 소비 키워드는 홈코노미, 온라인 쇼핑, 건강에 대한 관심, 윤리적 소비, 구독 서비스, 중고거래, 보상 소비, 라이브 커머스 등으로 추릴 수 있다.
코로나 시대 대표 트렌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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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도 즐겁게 하자는 의미의 헬시 플레저가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필자가 얼마 전 조사해 본 ‘한국과 중국 대학생 소비자들의 코로나19 이후의 관심 있는 키워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 개인 소비자는 대부분 건강과 안전, 환경을 중요시하고 그에 대한 자기 관리 등에 특별히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코로나 시대 대표적인 트렌드가 바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다. 헬시 플레저는 'Healthy건강한'와 'Pleasure기쁨'가 결합한 단어로, 건강관리의 즐거움을 의미한다. 이는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것으로, 과거에는 쾌락을 절제하거나 포기하는 방식의 건강관리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건강관리에도 즐거움을 부여해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추구하려 한다.

헬시 플레저의 핵심은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라는 것. 건강을 위해 영양가 높고 맛 없는 음식을 먹는 대신 입맛에 맞는 저칼로리 음식을 찾아 먹고, 효율적으로 멘털 관리를 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운동한다.

헬시 플레저 트렌드는 초고령화 시대로의 돌입, 1인 가구의 증가, 개인화 시대의 진입,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건강과 보건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며 더욱 확산되었다. 여기에 초연결 사회와 관련된 SNS 인증과 경험·재미를 중요시하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 세대의 등장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전국 2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건강관리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신체적 건강을 위한 행동에는 건강기능식품 섭취 60.9%, 운동 58.4%, 충분한 수면 48.6%, 식단 관리는 39.0%로 나타났으며, 모든 항목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헬시 플레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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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 플레저는 멘털 케어도 건강관리 중 하나의 항목이다. 멘털 케어의 한 방법으로 식물을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펫 플랜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헬시 플레저 실천을 위해 가장 ‘열일’하는 것은 디지털 매체다. 하루 동안 얼마나 운동했는지 체크하고 원하는 시간에 운동 알림을 맞춰주는 등 운동 루틴을 이어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앱, 운동량 관리는 물론, 수면관리까지 돕는 스마트 워치 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체성분까지 체크해주는 스마트 체중계,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게임하듯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운동기기 등이 헬스 플레저를 돕는 주역들이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 공유 사이트도 정보 소비에 있어 주요 헬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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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 플레저를 돕는 조력자, 웨어러블 디바이스. 삼성전자의 ‘갤러시 워치 4’는 체성분 측정, 혈압, 골프 비거리까지 체크해준다.
멘털 케어의 방법으로 펫 플랜트Pet Plant도 인기다. 펫 플랜트란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e’과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처럼 곁에 두고 키우는 반려식물을 말한다. 또한 자연과의 교감이 뇌에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을 분비해 불안감을 덜어주는 등 홈 가드닝의 긍정적 효과는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경험적 구매가 물질적 구매에 비해 소비자의 행복감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험적 소비에 의한 긍정적 반응은 물질적 소비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고 한다(한국광고홍보학회, 2017). ‘스스로’, ‘나를 위해’, ‘나에 의해’ 이루어지는 즐거움을 중시하는 시대. 즐거운 시도와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요즘 세대의 영리함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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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건강
글. 김시월(한국소비자원 이사,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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