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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5. 17
전 세계 꽃 축제
눈으로 즐겨요
5월 랜선 꽃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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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에서 조심스레 꽃 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새들이 지저귀고 형형색색 꽃들이 만발해 오감을 설레게 하는 그곳으로 초대한다.
포르투갈, 마데이라섬 꽃 축제Madeira Flower Festival
마데이라Madeira섬은 모로코Morocco 서쪽 약 640km의 대서양 위에 있는 포르투갈령의 화산섬으로 그 면적이 801km²다. 하와이Hawaii가 28,311km², 한국의 제주도가 1,849km²인 것을 감안하면 작고 소박한 섬에 속한다. 대서양의 쾌적한 기후를 누릴 수 있어 유럽인들에게는 휴양 관광지로 유명한 이곳은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도 반해 휴양차 자주 들렀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마데이라섬을 소개하려면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호날두가 태어나고 자란 섬이기 때문이다. 이 섬에서 그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2017년, 공항의 이름까지도 그의 이름을 따 마데이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국제공항Aeroporto Internacional da Madeira Cristiano Ronaldo으로 바꿨다. 마데이라섬은 ‘대서양의 떠 있는 정원Floating Garden of the Atlantic’이라고 불릴 만큼 이국적인 꽃들로 가득한 곳이다. 완벽한 자연환경 덕에 섬 어디에서나 꽃이 피고 섬 전체에 꽃이 피어 있다 해서 ‘꽃의 섬’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4~5월이 되면 꽃 축제가 벌어진다. 이때 거리는 꽃으로 장식되며 꽃으로 치장한 여자들과 아이들이 축제를 즐긴다. 도시 중앙 산책로를 따라 꽃 카펫이 만들어지고 도심 전역에 전통 전시회와 꽃 시장이 열린다. 상상해보라. 꽃으로 뒤덮인 작은 섬에서 즐기는 꽃 축제를!
이탈리아, 인피오라타 축제Infiorata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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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일이 정해지면 사람들은 바닥에 분필로 밑그림을 그린 뒤 꽃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해가는 방식으로 거리를 장식한다.
1년에 한 번,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30km 떨어진 작은 마을 젠차노Genzano는 거리 전체가 꽃으로 뒤덮인다. 1625년 6월 29일, 로마 교황 우르바노 8세Urbanus Ⅷ가 코르푸스 도미니Corpus Domini의 축일을 기념하기 위해 바티칸 교회 바닥을 꽃으로 덮었는데 다음 해에 건축가 잔 로렌초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 1598~1680가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따르면서 마을의 전통이 되었다. 이탈리아어로 ‘인피오라타Infiorata’는 ‘꽃을 딴다’라는 의미다.

인피오라타 축제는 매년 5월 중순과 6월 중순사이 일요일을 전후해서 열리는데, 축제일이 정해지면 사람들은 금요일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산타 마리아 델라 치마Santa Maria della Cima 성당으로 이어지는 이탈로 벨라르디 거리Via Italo Belardi에 분필로 바닥에 밑그림을 그린 뒤 꽃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완성한다.

30만여 송이의 꽃과 나뭇잎, 색 모래 등으로 채워 아름다운 꽃길이 만들어지는데 총길이가 250m, 넓이가 1,890㎡에 달한다. 이 길은 종교적인 내용을 담은 그림을 비롯해 각종 자연 소재와 기하학 무늬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축제일 동안 이 아름다운 길 위에서 음악 공연, 전통 복장 행진, 종교 행렬 등이 이어지며 축제 마지막 날에는 시민 모두가 꽃길로 뛰어들어 꽃잎을 던지며 마음껏 뛰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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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일이 정해지면 사람들은 바닥에 분필로 밑그림을 그린 뒤 꽃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해가는 방식으로 거리를 장식한다.
스위스, 몽트뢰 나르시스 축제Fête des Narci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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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면 스위스 레만호의 몽트뢰 언덕 위 일대가 백색의 수선화로 새하얗게 뒤덮인다.
나르키소스Narcissos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청년이다. 어느 날 사냥에 지친 그가 물을 마시려고 샘으로 왔다가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반해 죽을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죽은 자리에 청초한 백색의 꽃이 피어나는데, 그 꽃이 바로 수선화Narcissus, 나르시서스다. 5월이면 스위스 레만호Lac Léman의 몽트뢰Montreux 언덕 위 일대가 백색의 수선화로 새하얗게 뒤덮인다.

이 모습이 마치 눈 덮인 설원과도 같아 보여 ‘5월의 눈’이라고도 불릴 정도. 그 모습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1도 이때가 되면 몽트뢰 근교 샹비Chamby에 있는 산장에 머물며 꽃들을 즐겼다. 새하얀 야생 수선화를 보려면 몽트뢰에서 골든패스 기차로 약 30분이 소요되는 레자방Les Avants을 찾으면 된다. 레자방 역에서 나오자마자 수선화 군락지가 펼쳐지는데, 그 사이로 ‘나르시스의 길’이라고 이름 붙은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레자방에서 종루Sonloup까지난 이 길을 하이킹하듯 슬슬 걷거나 빨간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며 이 장관을 만끽해보시길! 축제라고는 하지만 다른 꽃 축제처럼 거대한 퍼레이드나 행사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그냥 꽃 자체를 즐기는 것만으로 충분히 벅차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메데인 꽃 축제Feria de Las Flores Med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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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는 네덜란드에 이어 전 세계 꽃 수출 2위 국가다. 그만큼 콜롬비아의 꽃은 봉우리가 크고 품질이 좋다.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네번째로 큰 나라로 베네수엘라 브라질, 페루, 에콰도르와 국경을 접한다. 국토 대부분이 열대권에 포함되어 늘 따뜻한 이곳은 남미의 다른 나라들이 그렇듯 사람들이 뿜어내는 밝은 에너지로 가득하다. 콜롬비아 하면 커피를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그것 이상으로 유명한 것이 있으니 바로 꽃이다.

네덜란드에 이어 전 세계 꽃 수출 국가 2위인 이곳의 꽃을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것은 이곳 특유의 지형과 날씨 덕분. 해발 2,000m 안팎의 고지대, 1년 내내 20℃를 오르내리는 따뜻한 날씨 덕에 이곳의 꽃은 유독 꽃봉오리가 크고 품질이 좋다. 콜롬비아의 꽃 축제는 두 번째로 큰 도시 메데인에서 열린다.

1957년 성모 마리아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 실시되었다는 메데인 꽃 축제Feria de Las Flores Medeliin는 정교하게 꽂은 꽃 지게를 등에 지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행위에서도 알 수 있듯 메데인 꽃 축제는 노예제도의 종말을 상징하는 동시에 노예해방을 축하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축제 기간 동안 콜롬비아는 꽃 천지다. 세계 꽃 선발 대회, 꽃 자동차 퍼레이드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고, 사람들은 꽃을 매개로 즐기고 소통한다. 남미 특유의 열정으로 가득한 축제, 생각만으로도 즐겁고 힘이 난다.
글. 박윤정(여행가,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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