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세대 직장인의 은퇴 자신감을 좌우하는 주된 요인은 무엇일까. 먼저 재무적 요인부터 분석해봤다. 누구나 돈이 많으면 은퇴 후 삶에 대한 자신감도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말 그럴까. 돈과 은퇴 자신감 사이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서베이 응답자가 답한 은퇴 자신감 점수와 자산과의 관계를 보면, 둘 사이에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베이 참여자의 가계순자산은 6억6000만 원인데, 자신감 점수가 5점 이하라고 답한 사람들은 평균보다 적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룹별로 보면, 은퇴 자신감이 낮은 하위 그룹의 가계순자산은 평균 4억3000만 원인 데 반해, 중위 그룹은 6억2000만 원, 상위 그룹은 9억4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만큼 소득도 은퇴 자신감에 영향을 미칠까. 서베이 참여자 가계의 월평균소득은 665만 원인데, 은퇴 자신감 점수가 5점 이하라고 응답한 사람의 가계소득은 이보다 적었다. 은퇴 자신감 그룹별로 비교해보면, 하위 그룹은 근로소득으로 월평균 570만 원을 버는 데 반해, 중위 그룹은 674만 원, 상위 그룹은 749만 원을 벌고 있었다. 따라서 근로소득과 은퇴 자신감 사이에도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자산만큼 그 상관관계가 또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은퇴자들은 직장에서 퇴직하고 나서 가장 아쉬운 것이 매달 따박따박 받던 월급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은퇴 이후 사라진 월급을 대신할 만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연금이다. 그렇다면 연금을 많이 준비해 둔 사람이 은퇴 자신감도 높지 않을까. 그래서 은퇴 자신감과 연금소득과의 관계를 살폈다. 그랬더니 근로소득과 마찬가지로 연금소득 역시 은퇴 자신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국민연금부터 살펴보자. 서베이 참여자 중 53%는 노후생활 기간 동안 주 소득원으로 국민연금을 꼽았다. 그리고 국민연금 예상수령액이 많을수록 은퇴 자신감 점수도 높게 나타났다. 그룹별로 국민연금 예상수령액을 비교해봤더니, 은퇴 자신감 점수가 낮은 하위 그룹은 월평균 139만 원, 중위 그룹은 161만 원, 상위 그룹은 167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노후 소득원이 다양할수록 은퇴 자신감도 높았다. 서베이 참여자는 국민연금을 포함해서 평균 4.5개의 노후 소득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은퇴 자신감이 높은 상위 그룹은 평균 5개의 소득원을 갖고 있었다. 반면 중위 그룹은 4.5개, 하위 그룹은 3.8개의 소득원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노후 소득원을 다각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연금 이외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전체 설문 참여자 중에서 퇴직연금을 보유한 근로자는 76%였는데, 하위 그룹은 67%, 중위 그룹은 79%, 상위 그룹은 81%가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개인연금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전체 설문 참여자의 개인연금 보유 비중은 64%였는데, 하위 그룹은 50%, 중위 그룹은 68%, 상위 그룹은 74%가 개인연금에 가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은퇴 자신감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