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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3. 14
가상의 쌍둥이를 만들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다
디지털 트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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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 기술이 우리 생활 가까이 들어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미지의 세계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조차 무너지고 있다. 디지털 트윈이 가져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디지털 트윈의 중요성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가상공간에 실제와 똑같은 객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해서 기술을 검증하고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2002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처음 공개한 개념으로, NASA도 달 착륙선이 우주 공간에서 겪을 문제를 가상공간에서 모의 실험한 바 있다.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미리 시연해봄으로써 결괏값을 일찍 알 수 있다.

현실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선 수백만 개의 센서가 필요한데, 이들의 값을 받아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게 되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특이점이나 문제점 등을 찾을 수 있다. 이로써 미래의 일을 대비하거나 해결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과정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컴퓨팅 파워 등과 잘 융합되어 디지털 트윈도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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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 개념을 처음 공개한 GE는 해당 기술을 통해 비행기 엔진, 가스터빈 등 사업의 설비관리 효율화를 달성했다.
미래의 모습을 안전하게 탐험
새로운 행정 계획도시를 세운다고 가정해보자. 대규모 자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는 초기 인프라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은 계획된 땅만 덩그러니 있을 뿐 미래의 삶을 미리 들여다보는 일은 어려웠다. 하지만 정보 통신 기술ICT이 발달하면서 컴퓨터를 통해 30년 후를 가정해 미리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때의 핵심 기술이 바로 디지털 트윈이다. 가상의 쌍둥이를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상하수도 배관의 구성, 도심 쓰레기나 치안 문제, 인구 이동, 학령인구 변화에 따른 학교 배치 및 학급 구성, 도심 가로등 배치, 교통 변화의 흐름 등 그 양상을 인구수의 변화에 따라 미리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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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세종시 공영 자전거 ‘어울링’ 거치소의 최적 배치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과학적 측면에서도 디지털 트윈은 아주 유용하다.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시뮬레이션을 해야 할 때 디지털 트윈 기술로 실시간은 물론, 20~30년 후 모습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심해저나 심우주의 실험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로 가능해진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핵심 기술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정책 수립을 데이터 기반으로 지원하는 데 본격 적용되고 있다. 일례로 세종특별자치시는 과학적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실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ICT가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하는 데 기여하는 첫 사례가 되어 그 의미가 크다.
시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공영 자전거 운영 정책 효율화나 세종-대전 간 광역 급행 버스 노선 신설 효과 분석, 공영 자전거 거치소별 적정 자전거 배치 예측 등을 연구해왔고, 향후 쓰레기 자동 처리 시스템 ‘크린넷’ 운영 효율화 실증 서비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의 적용 범위는 문화·유산 보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컴퓨터에 화재로 탄 문화재의 쌍둥이를 만들고 모의 복원을 하면 실제 복원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나 상황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문화재를 복원하기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의 세계적 동향
세계 각국은 도시의 모습에 3D 모델링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입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하고 있으며, 이 기술은 발전하는 미래 계획도시의 청사진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도시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방식도 점차 바뀌고 있는 셈이다. 또한 디지털 트윈은 공사 현장에서 공사가 주변 환경이나 보행자에게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도 가상 환경에서 실험하며 도시 생태 환경의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다.

영국 런던과 버밍엄의 중간에는 밀턴킨스Milton Keynes라는 생태 도시가 있다. 데이터로 빚어낸 스마트 도시라고 불리는 이 도시는 비즈니스 가치가 있는 ‘MK 데이터 허브’라는 데이터 마켓을 만들고 교통, 에너지 수송 및 수자원, 날씨, 오염 데이터 등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SNS 등을 통해 제공한다. 이는 도시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면서 55년 넘게 스마트 시티로 거듭나며 도시 재생에 성공한 사례다. 밀턴킨스시는 대표적 디지털 트윈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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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한 ‘버추얼 싱가포르’ 플랫폼
또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라는 장점을 활용해 일찍이 에너지 효율이나 도시 인구, 상하수도, 건물 간 공기의 흐름까지도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발전시키고 있다.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를 지향하며 디지털 트윈을 통한 도시계획 시뮬레이션을 적용해 빌딩 정보 모델링, 건설 사업과 데이터 산업의 동반 성장까지 꾀하고 있다. 도심의 열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으로 공원과 바람길을 만들어 환경 보전에도 힘쓰고 있다. 즉 국가 전체에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모든 일을 예측하고 지속 가능한 국가로 만든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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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실외 조명 연구소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구매자가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실외 조명 연구소DOLL는 유럽 최대 조명 실증 단지에서 구매자가 직접 체험하고 시험해봄으로써 그 데이터를 통해 품질보증을 실현했고, 스페인의 산탄데르Santander시도 사물인터넷 기반 디지털 도시 혁신을 실험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우리 생활 곳곳을 검증하고 사전에 알려줌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비상시 안전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어 화재 시 안전 대피로를 찾아주는 역할까지 가능케 하며, 사전 검증을 통한 위험 최소화에도 큰 도움을 준다.
품질 검증과 보증, 표준화 등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으로 등장하고 있는 디지털 트윈기술의 핵심은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고도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기술은 우리 삶에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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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 #트렌드
글. 정길호(한국전자통신연구원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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