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지 이어지는 올림픽 기간 내내 파리시에서는 스포츠 경기와 문화 공연을 다양하게 연결한 행사들이 펼쳐진다. 루브르박물관의 요가 프로그램, 파리 20개 구 대표들이 출전하는 구 대항 올림픽이 대표적이다. 또 시내 전역에서 2,300여 개의 공연과 문화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도미니크 에르비외Dominique Hervieu 문화 올림픽 프로그램 디렉터는 “올림픽 안에 문화와 예술의 자리를 보존하고자 했던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의 비전을 실현하려 한다”고 밝혔고,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은 “경기를 관람하고 나오면 바로 근처 광장과 공원, 거리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무료 공연과 문화 행사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파리의 유서 깊은 공간은 선수들의 열정으로 가득 채워질 전망이다. 승마와 근대5종경기가 치러질 베르사유 궁전. ©Paris 2024
파리의 상징인 센강의 변화도 큰 기대를 낳고 있다. 조직위는 남녀 철인3종 수영 경기를 센강에서 열기로 했다. 파리시도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무료 강수욕장 3개를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센강을 ‘수영 가능한 강’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파리 시민들의 기대치는 낮은 편이다. 센강은 수백 년 된 낡은 하수도관과 우수관 등을 통해 유입되는 오수와 폐수 때문에 이미 100년 전인 1920년대부터 수영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파리시는 총 14억 유로(2조1,000억 원)를 투자해 대대적 수질개선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교통 체계에도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하철과 광역급행전철RER 노선, 버스 노선을 대폭 확충했다. 이로 인한 비용 때문에 올림픽 기간 동안 파리 시내의 대중교통 요금은 2.15유로(약 3,200원, 지하철 1회 탑승 기준)에서 4유로(약 6,000원)로 2배 가까이 인상된다. 더불어 자전거길을 기존의 2배 수준인 1,400km로 크게 늘렸다. 올림픽을 계기로 파리를 자동차가 아닌 대중교통과 자전거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태권도·펜싱 종목이 열리는 그랑팔레 미술관 ©Paris 2024
올림픽을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파리가 씻어야 할 오명은 또 있다. 바로 ‘노상 방뇨’ 문제다. 공공 화장실이 드문 파리에서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식당이나 카페를 부러 이용하거나, 최소 1유로(약 1,500원)를 내고 유료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노상 방뇨를 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인 데다 이를 해결하고자 도입했던 소변기Uritrottoir 역시 흉물스럽다는 악평을 받은 바 있다. 파리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센강 주변에 1,400여 개 간이 화장실을 만들고 있다. 또 지하철역의 직원용 화장실과 100여 개 상점 화장실을 개방하는 한편, 현재 750개 수준인 공공 화장실 중 약 40%를 수리하고 소변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역량을 전 세계에 뽐낼 수 있는, 가장 친환경적이고 문화예술적인 올림픽. 파리는 이를 목표로 올림픽에 대한 고정관념을 하나하나 허물어가려 한다. 이를 통해 도시 재생과 수질 개선, 교통 체계 개선 등 파리라는 도시의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10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올림픽이 파리라는 세계적 도시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세계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