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LIFESTYLE
2021. 01. 26
숨어 있는
음식의 맛을 찾다
미식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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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먹는 음식이 바로 당신"이라는 말이 있듯이 음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만들어준다.
날마다 먹는 음식이지만 그 음식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한다면, 그리고 음식 문화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어떨까.
그 이해와 관심은 바로 나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기도 하니 말이다.
음식에 대한 시야가 넓히다
시중에는 이미 수많은 음식 관련 책이 나와 있다. 물론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요리책이다. 요리책은 실용적 목적만이 아니라 독서를 위해서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수 많은 요리법이 나와 있지만, 아름다운 요리 사진과 친절하고 알기 쉬운 조리법 설명, 그리고 개성 넘치는 저자의 매력까지 담은 요리책에는 영상이 따라오기 힘든 그 무엇이 있다. 서점에 있는 수백, 수천 권의 요리책 중에서 신간 요리책을 살펴보면 최근의 트렌드를 쉽게 알 수 있다. 얼마 전부터는 유튜브와 연결되어 있는 요리책도 쉽게 볼 수 있다. 요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우리나라의 옛 요리책은 한번 찾아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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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우리 몸을 구성하며 사회 문화의 일부가 된다. 음식 문화를 다룬 책을 읽는 일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속한 문화를 이해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
《임원십육지》, 《산가유록》, 《수운잡방》, 《음식디미방》,《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 옛 조리서를 새롭게 엮은 책이 여럿 있다. 요즘과는 사뭇 다른 음식 재료나 조리법을 보면서 그 맛과 모양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역사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권할 만한 독서다.
요리는 문화의 한 분야이기도 하지만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는 과학이 작용한다. 물리와 화학과 생물 지식이 있으면 요리를 훨씬 잘 이해하고, 심지어 훨씬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도 있다. 요리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밝히는 책도 많이 나와 있다. 왠지 감성의 영역일것 같은 요리가 과학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은가. 더구나 요리의 과학 원리를 알면 건강한 요리를 만들고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음식의 조리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 음식의 가공이나 첨가물의 원리, 섭취한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 등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책으로는 《사이언스 쿠킹》, 《더 푸드 랩》, 《소금 지방 산 열》, 《맛있는 요리에는 과학이 있다》, 《맛 이야기》 등이 유명하다.
문화와 함께 보는 음식 문화
요리에 관한 책 중에서 인기가 높기로는 역시 문화사적 시각에서 음식을 고찰한 책을 꼽을 수 있다. 미시사微視史의 한 분야로 음식 역사를 다루는 시각이 한동안 유행했고, 그 이후 각 나라의 전통이나 역사와 연관 지어 요리를 보는 책이 수없이 출간되고 있다.
인류학과 음식을 결부시킨 마빈 해리스의 저작들은 이 분야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그 외에도 한 나라의 역사와 요리를 엮어 설명한 책, 요리 역사를 다룬 책, 역사적 인물과 요리 이야기를 엮은 책 등이 많이 나와 있다.《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화폭에 담긴 한식》, 《요리하는 조선 남자》, 《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 문화 이야기》, 《푸드 오디세이》, 《우리 음식의 언어》 같은 책을 찾아볼 만하다. 역사와 문화인류학을 비롯한 인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 분야의 책을 한 권씩 독파해나가는 것도 재미있는 과정이 될 것이다.
《내 식탁 위의 책들》이란 책이 있다. 저자는 자신이 읽은 책 속에 나오는 음식 이야기를 한다. 동화책이나 소설을 읽으며, 또는 영화를 보며 거기 나오는 음식 맛을 상상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흥미를 느낄듯하다.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소설이나 에세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에비사와 야스히사의 《미식예찬》, 무라카미 류의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공선옥의 《행복한 만찬》, 성석제의 《소풍》, 제시카 톰의 《단지 뉴욕의 맛》 등이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레시피를 모으듯 요리를 다룬 작품을 골라 읽고 나만의 목록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작품을 읽은 후 작품 속에 나오는 음식을 찾아 먹어보는 일 또한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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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문화를 이해하면 각 나라의 음식에 담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까지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분야에서 시작해 점점 지적인 관심사를 넓혀가는 독서법이다.
<미래에셋대우 매거진>이 추천하는 음식 문화 관련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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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언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댄 주래프스키 지음 |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3월 25일 출간
음식의 언어를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음식을 둘러싼 인류의 문명 충돌과 문화 충돌, 인지와 사회의 진화를 생각하는 책이다. 우리가 부와 사회 계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려주는 힌트가 음식의 언어에 숨어 있다. 고급 레스토랑 메뉴와 리뷰에는 왜 성에 대한 은유가 자주 나올까? 세계적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하겐다즈에는 어떤 음운학적 마케팅이 숨어 있을까? 왜 프랑스에서는 애피타이저인 앙트레가 미국에서는 메인 코스일까? 중국 음식이던 케첩이 미국 ‘국민 소스’로 둔갑한 사연은 무엇일까? 음식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밝히려는 인문학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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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우리가 먹은 음식 - 식탁 위의 문학 기행
백석, 이효석, 채만식 지음 | 가갸날 | 2017년 11월 30일 출간
한국 문학과 대중문화 속에 나타난 옛 음식 문화가 궁금한 이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백석, 이효석, 채만식, 계용묵, 이태준, 김상용, 윤백남, 김유정 등 작가의 글 중에서 당대의 음식 문화가 잘 나타난 글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여러 매체에 실린 음식 관련 글도 함께 담았다. 100년 전만 해도 서울 사람들은 냉면을 몰랐고, 1920년대가 되자 우후죽순 음식점과 선술집이 생겨났으며, 고기를 음식점에서 구워 먹는 문화도 그때 등장했다. 함께 수록된 음식 문화의 이미지 자료도 흥미를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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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음식 문화
김상보 지음 | 가람기획 | 2006년 1월 16일 출간
음식 문화를 통해 조선 시대와 조선 사람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임진왜란 이후부터 조선 말기까지 음식 문화와 조선 사람의 삶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어떤 음식 문화가 발전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설명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음식 문화는 조선 시대를 거쳐 이어진 것이고, 조선 사회는 세 번의 외침과 갑오개혁, 일제강점기를 겪은 격동의 사회였으며, 이런 시기를 거칠 때마다 음식문화가 크게 달라졌다. 그런 변화와 변질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현재 우리의 음식 문화가 정통인지 아닌지도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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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요리 -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해럴드 맥기 지음 | 이희건 옮김 | 강철훈, 서승호 감수 | 이데아 | 2017년 3월 2일 출간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 비결을 광범위하게 이야기한 책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음식과 관련한 질문에 ‘과학적’으로, ‘역사적’으로 답을 찾는다. 다양한 음식 재료와 조리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한 근거와 답을 제시하고, 오래전부터 경험으로 축적된 전승 비법까지 담아 그 재료와 조리법이 추구하는 원래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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