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TREND
2021. 12. 07
농업에 첨단 기술을 더하다,
스마트팜의 등장
스마트팜, 데이터 농업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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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식량을 생산해 공급하는 일이다.
이러한 농업에 꼭 필요한 것은 사람의 손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농업사회가 변하고 있다. 다름 아닌 첨단기술이 더해진 스마트팜의 등장 때문이다.
삽을 들고 들녘에서 일하는 모습과 달리 삽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일하는 모습이 더 친숙해지는 세상이다.
지능형 농장, 스마트팜
스마트팜이란 자동화 설비와 정보통신 기술ICT을 활용해 자동·원격으로 원예, 축산, 노지 등 농축산물 생육 환경을 진단하고, 최적의 환경조건으로 제어·관리하는 지능형 농장이다. 말 그대로 농업인의 손은 컴퓨터에 터치만 하면 되고, 이로써 수확을 얻게 된다. 스마트팜은 환경 측정 센서온도, 습도, 광, CO2 등, 제어 구동기환기 팬, 차광막, 냉난방기, 영양액 및 CO2 공급기 등, 통합제어기통합제어 관리 시스템, 정보관리 장치PC, 카메라, 전산 장비 등, 인터넷 서비스네트워크로 이루어진다.

스마트팜의 가장 큰 특징은 농업인의 경험과 ICT가 융합해 농업 생산성과 작업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사실 온실에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온실 관리에 투입된다. 온실 내에서 자라는 작물의 생육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온종일 온실에 상주해야 한다.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한 작기 동안은 하루라도 온실을 비울 수 없다.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하면 이러한 농업인의 고된 노동과 반복적 작업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하루 내내 농장에 상주할 필요도 없고, 수시로 농장까지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원거리에서 실시간으로 온실 내부의 생육환경을 관찰할 수 있으며, 제어 기기 조작을 통해 온실 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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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은 나날이 발전해 농작물 수확 로봇까지 개발중이다. 이 로봇은 다 자란 채소만 골라 따도록 훈련받아 24시간내내 수확할 수 있다.
작물이 자라는 동안에는 온실 내의 온도, 습도, 광, CO2, 양액 농도 등 작물 생육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설 환경 관리 제어기기는 자동으로 창문을 여닫고, 온풍기를 켜고 끄며, 이산화탄소를 공급해 최적의 작물생육환경을 제공하기까지 한다. 농작물은 환경 조건에 따라 생장 속도와 생산량이 달라지는데, 스마트팜 기술을 이용하면 그와 관계없이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팜을 이용함으로써 농업인은 노동력이 줄어들어 시간적 여유가 있어 새로운 가치를 얻을 수 있다.
과수원부터 축사까지 다양한 분야 활용
스마트팜은 온실, 과수원, 축사, 양식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팜의 유형에 따라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으나 기본 원리는 같다. 시설 내에서 재배하는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생육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생육환경이 될 수 있도록 부족한 환경요인을 보정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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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는 현장에 가지 않고도 물을 주거나 온실 창문을 개폐하는 등 날씨 변화에 맞춰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한 작기 동안 수집한 생육환경 재배 관리 정보는 빅데이터로 수집·분석해 다음 작기에 업그레이드한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

과수원 관리에 스마트팜을 적용하면 매일 과수원에 직접 가지 않고도 과수원의 생장 환경과 과수의 생육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다. 그동안 육안으로 공급해주던 수분을 토양수분 센서를 이용해 물 주는 횟수나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된다. 개화기에는 냉해를 입지 않도록 꽃봉오리를 보호한다. 병해충 수집 장치를 활용해 병해충을 채집·분석해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과수 생산성을 높인다.

스마트팜을 적용한 대표 분야는 양돈이다. 연례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이 발생하면 집단 폐사되기 때문에 축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축사 내 적정한 온습도, 적절한 수분 공급, 성장 단계별 관리, 사료 급여량 조절 등 전반적인 부분을 자동화 시설로 관리한다. 또 온실이나 축사 관리와 달리 양식장은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다양한 측정 장비를 활용해 시설 환경을 모니터링한다. 수온, 수질 상태, 산소 농도, 사료 급여량 등 양식 어류가 잘 성장하도록 시설 환경조건을 체계적으로 자동·관리한다.

시설원예에서는 식물의 광합성을 위한 이산화탄소를 공급해주는 것과는 달리, 양식장에서는 산소를 공급해줘야 물고기의 집단 폐사를 막을 수 있다. 스마트 양식장은 양식 어류의 관리뿐 아니라 생산 이력 및 출하 유통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미래의 농장, 스마트농업의 성장
과거에는 네덜란드의 벤로형Venlo-type 유리온실을 많이짓는 등 선진국의 온실과 운영 시스템을 통째로 도입해 작물을 재배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는 농촌지역의 온실에 스마트팜을 도입하고 개발해 한국형 스마트팜으로 발전시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ICT와 농업기술이 융복합된 스마트팜 확대·보급을 위해 전북 김제, 경북 상주, 전남 고흥, 경남 밀양 등 ‘스마트팜 혁신 밸리’ 네 곳을 선정해 조성 중이다. 스마트팜 혁신 밸리는 2022년까지 권역별 특성화를 반영한 대규모 농산업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스마트팜 관련 교육, 연구개발, 실증, 사업화, 수출 지원, 청년창업 지원 등 농업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스마트팜 도입으로 농가의 생산성은 27.9% 향상되었고, 고용 노동비는 16% 낮아졌으며, 병해충과 질병은 53.7%가 감소한 덕분이다. 현재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일손 부족과 농가소득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스마트팜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러한 개발로 한국형 스마트팜은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같은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또 개도국지원사업ODA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스마트팜 시스템과 운영관리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스마트팜 지원사업은 수출과 연계해 관련 산업체의 생태계 조성과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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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세계 식품 생산량을 현재보다 70%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속적인 성장 추세인 스마트농업은 농업 이외 다양한 분야의 기술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농장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센서와 드론 등의 장비, 농업 빅데이터의 수집·분석, 자율주행 농기계, 농업용로봇 등 다양한 산업이 융복합된 상호 협력 발전이 요구된다.

이로써 이와 관련한 여러 산업 분야가 개발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져 만들어진 어그테크Agtech 분야가 돋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팜비트FarmBeats’라는 사업을 통해 2050년까지 전 세계 식품 생산량을 현재보다 약 70% 늘린다고 발표했다. 드론을 이용해 농작물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다.

소프트뱅크SoftBank는 건물 내부의 벽면을 따라 작물을 대량으로 키우는 수직농장 노하우를 보유한 스타트업 플렌티Plenty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외에도 파밍Farming과 로봇Robot의 합성어인 팜봇Farmbot은 미래 농업의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고, 농업에 ICT를 활용한 정밀 농업Precision Agriculture 분야도 제2의 녹색혁명이라 불리며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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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는 수직농장 벤처기업 플렌티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농업의 자동화가 어려운 것은 변화무쌍한 자연환경 관리다. 스마트팜이 확산되면 자연환경에 의존하기보다 인위적인 지능형 생육환경 관리로 농작물을 재배한다. 스마트팜의 가장 효율적인 유형은 수직농장식물공장이다. 서울 지하철역의 유휴 공간을 이용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상도역, 답십리역, 을지로3가역, 충정로역 등이 대표적 수직농장의 좋은 예이다.

최근 남극의 세종과학기지에서는 컨테이너 수직농장을 활용해 신선한 채소와 수박을 재배해 극지방 연구원들의 신체적·정신적인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렇듯 작물을 실질적으로 토지에서 생산하기보다는 도심의 건물 안, 추운 극지방, 미지의 우주 행성에서도 충분히 농작물을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각 가정의 냉장고 옆에는 채소재배기가 한 대씩 보급되어 있을 수도 있다. 젖소의 로봇 착유 시스템과 돼지의 사양관리 시스템은 농업인의 손이 필요 없이 자동조절되어 관리한다.

앞으로 펼쳐질 농업은 데이터 기반의 최적 프로그램을 활용한 지능형 로봇 농장 안에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농산물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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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이 육감적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관리한 것을
과학적인 생육환경 요인을 측정해 제어하고 관리함으로써
고품질의 농산물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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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 #라이프 #환경(ESG)
글. 이강오(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차장, <즐거운 농업의 시작, 스마트팜 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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