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TREND
2022. 03. 01
신선하게 새롭다,
프레시니스
MZ세대가 몰고온 프레시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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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새로움에 대한 갈구는 이어져왔다.
새로운 문화가 발생하거나, 새로운 흐름이 생성되거나, 새로운 리더가 나타나거나,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서 세상은 변화하고 진화해왔다.
그리고 더는 그저 ‘새롭다’가 아닌, ‘신선하게 새롭다’라는 감각으로 어필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언제나 새로움을 찾는 사람들
요즘 시대를 두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만큼 세상에는 이미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이 존재한다는 표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오늘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새로움을 찾는다. 분명 새로움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사회의 눈부신 발전 이면에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것의 등장으로 변화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여전히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것이 탄생하거나 등장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예전과 같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느 시점부터인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등장하는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을 줄여나가는 데 더 큰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중을 압도하는 스케일로 등장한 새로운 것보다는 소소하게 개개인이 지닌 천차만별의 의견과 각양각색의 취향이 반영된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오히려 너무도 짧아진 새로운 것의 등장 주기에 피로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MZ세대의 등장과 프레시한 변화
시간의 흐름은 이전과 다름없이 그대로이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의식의 흐름이 변화하면서 새로움이라는 콘셉트에 대해 요구하는 기대가 이전 시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이 변화의 기저基底에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존재한다. 바로 MZ세대다. MZ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전혀 다른 사고 체계를 장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들은 인종이나 나이 혹은 성별과 같은 세상에 이미 규정되어 있는 수많은 개념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들을 파악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거대 조직의 일원이 되어 안정을 택하기보다는 부업이나 복업 혹은 적극적 투자를 통해 수입의 원천을 다변화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많이 벌어 저축하기보다는 번 돈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쓸지에 더욱 관심을 둔다. 또 한곳에 정착하려고 하기보다는 여러 장소에서 삶을 경험하고, 마음만 먹으면 어디로든 가벼운 상태로 떠나는 것을 추구한다. 그렇기에 소유보다는 공유나 구독을, 물건을 채우기보다는 있는 물건을 정리하거나 비우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편이다. 이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새로움이라는 콘셉트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바로 그저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혁신적인 새로움New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신선함Freshness이 깃든 새로움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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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 중에서 하나를 골라 신선하게 바라보고 적용하는 마케팅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MZ세대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하늘 아래에 처음 등장한 새로움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존재하던 것이라 해도 신선한 시선으로 보고, 신선한 기준으로 판단하며, 신선한 방법으로 해석해낼 수만 있다면 트렌드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긴다. 더욱 발전한 기술과 퀄리티로 음악을 즐기는 방법이 존재하지만 한 번도 접한 적 없던 이전 시대의 산물인 LP와 턴테이블로 음악을 즐기는 것에 심취하거나, 높은 해상도의 스마트폰 카메라도 좋지만 즉석카메라나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을 선호한다.

안티-디지털적 접근법, 혹은 지난 세대의 유행에 현재의 유행을 접목해 즐기는 뉴트로적 접근법, 그도 아니면 지금 세대의 나이를 훌쩍 넘는 역사를 가진 노포의 음식과 와인을 함께 즐기는 크로스오버적 접근법 또한 이 시대에 재발견되고, 재해석되고, 재정의된 ‘프레시니스’인 것이다.
변화의 흐름, 그리고 체계화
지난 10년간 세상은 너무 많은 변화를 겪었다. 지난 10년간의 변화가 이전의 50년 이상과 맞먹는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느 하나도 억지로 추구한 변화는 아니다. 작은 흐름이 모여 자연스레 큰 흐름이 만들어졌고, 그 큰 흐름은 점차 체계화되어 하나의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렇게 세상의 변화는 어떤 형태로든 결론지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언제나 진행 중이고, 진화 중이다. 봉준호 감독이나 윤여정 배우, 방탄소년단의 활약상에서 그 변화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들의 존재는 세상에 없던 완전한 새로움이라기보다는 새롭게 발견되거나, 새롭게 해석되거나, 혹은 새롭게 정의된 새로움이라는 것이다.

홈 트레이닝 시장에서도 기존 제품과 확연히 차이가 느껴지는 신선한 접근법이 적용된 브랜드들이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러닝 머신이나 자전거 등 실내에서 하는 유산소운동 기구의 종류는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존재해왔지만, 펠로톤Peloton은 단순히 운동량을 표시해주는 인디케이터Indicator, 지표를 넘어 인터넷과 연결시켰다. 고화질을 자랑하는 대형 화면을 통해 인기강사의 수업에 참여해서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유산소운동을 즐기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기구로 발전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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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트레이닝 시장에도 신선한 접근법이 적용되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중 미러의 스마트 거울은 거울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할 수 있다.
펠로톤과 함께 인터랙티브 홈 트레이닝 기구의 인기몰이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러Mirror 역시 기존 홈트레이닝 시장에 신선한 아이디어가 더해져 탄생했다. 얼핏 보기에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거울로 보이지만, 전원을 켜면 사전에 다운로드된 유명 피트니스 클럽 강사들의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동시에 접속한 다른 멤버와 함께 들을 수 있는 그룹 트레이닝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레슨의 구독방식을 도입하면서 더욱 각광받게 되었다.

건강 보조 식품이라 볼 수 있는 이너 뷰티 제품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편이었지만, 뷰티 전문 매장의 화장품 매대 옆이나 웹 스토어 등에서 마치 화장품과 같은 이미지를 구현하며 판매되고 있다. 기존 건강 보조 식품보다 가격대가 좀 더 높지만, 화장품을 구매하는 느낌으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발상의 이너 뷰티제품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층이 늘어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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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의 테니스 의류 시제품은 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들어 폐기물 감축에 힘을 보탠다.
패션업계에서 윤리적 소비를 추구한다는 것도 새로운 시대의 중요한 특징이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하는 아디다스Adidas도 그러하고, 패스트 패션의 대표 주자인 H&M이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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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의 가먼트 컬렉팅은 의류 수거 프로그램으로, 소비자가 원치 않는 의류 제품을 수거해 재활용 섬유로 사용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프레시니스 코드를 찾아서
급변하는 사회의 흐름과 개인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잡은 새로운 세대, 쉽게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의 사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찾을 수 있는 해답은 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완전무결한 새로움보다는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새롭게 발견해 새롭게 해석하고 새롭게 구성하거나 정의할 수 있는 프레시니스 코드Freshness Code를 찾아내는 것이다. 100년 전쯤 영국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대를 살게 될 것We live in an age when unnecessary things are our only necessities”이라고. 마치 예언처럼 작가의 이 말은 지금 현실이 되었다.

지금 시대에는 삶을 지탱하는 의식주와 관련되지 않은 것들 또한 삶을 살아가는 데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로 정착하게 되었다. 새로움이라는 콘셉트 또한 마찬가지다. 이전 시대에는 삶을 영위하는 데 기여도가 큰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새로움에 열광했다면, 지금 시대는 삶을 영위하는 것보다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데 기여도가 큰 감성이 깃든 새로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그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움도 좋지만, 그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신선한 새로움에 더욱 감동을 느끼게 된 만큼 우리도 이제부터 ‘오, 신선한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프레시니스 코드를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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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환경(ESG) #라이프
글. 조엘 킴벡(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디오 핸섬 대표, <프레시니스 코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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