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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5
더 늦기 전에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재생에너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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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 오랜 위기는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서서히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불안 요소는 제거하고 눈앞에 닥친 미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전 세계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기후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난제 속에 에너지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차세대 에너지는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다줄까?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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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세계경제포럼의 어젠다는 기후 위기 관련 내용이었다.
올해 5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의 어젠다는 기후 위기 관련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270개 패널 토론 중 3분의 1이 기후 위기와 관련한 것이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 전환이 논의되었다. 기후 위기의 주범은 온실가스다. 이에 세계 각국은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파리기후협정Paris Climate Agreement을 체결하고 에너지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이면 전 세계 발전 비중의 33%가 재생에너지에 기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화석연료의 주 수출국이던 러시아가 전쟁으로 수출로가 막히자 세계경제가 휘청이기 시작했고, 에너지 의존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졌다. 이에 독일은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계획을 앞당겨 2035년까지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는 빠르게 경제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10년 이내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태양광이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을 선언하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동참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 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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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수소, 태양열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쉽게 말해 자연에서 얻는 에너지를 말한다. 태양광과 태양열, 풍력, 수력, 해양 에너지, 지열, 바이오에너지 등이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이러한 재생에너지에 새로운 에너지를 더한 개념으로 수소와 연료전지, 석탄 등에서 액체나 기체를 뽑아내 연료로 만드는 석탄액화가스화 등이 있다. 큰 틀에서는 모두 재생에너지이자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대체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는 건 단연 수소에너지다. 무공해 연료로 자동차나 비행기 등과 같은 동력기에서 대체에너지로 사용한다. 수소는 연소되면 물이 생성되므로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태양에너지는 공해가 없고 지구 대기의 열 균형 보존 측면에서 대체에너지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풍력 에너지는 설비가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해 현재도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발전 효율이 낮고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에너지 생산율이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앞서 언급한 에너지원 모두 대체에너지로서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은 있지만, 확실한 장점은 오염 물질이나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환경친화적이고 고갈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재생에너지는 이미 상용화되어 전 세계에서 활용 중이며, 점점 그 비중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에너지 전력망 또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며 ‘중앙 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기존에는 대량으로 생산하는 전력을 중앙 공급식으로 전달해왔다면, 앞으로는 각 지역에서 소규모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로 살아가는 미래
전 세계가 ‘기후 위기’라는 난제를 해결하고자 탄소 배출량 감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어 상용화와 함께 우리 일상에도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과연 그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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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는 건물마다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우리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아파트 규모다. 예전 아파트는 단지 내 세대를 모두 합쳐도 수천 세대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한 건물에 수천 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규모가 커진 만큼 건물에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가 들어가 있어 마치 하나의 도시와 같다.

예전과 달라진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현재 우리의 주 에너지원은 수소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내가 살고 있는 건물에서 모두 만들어낸다. 재료가 되는 것은 물과 생활 쓰레기, 폐플라스틱이다. 물은 기계를 이용해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데, 산소는 건물 곳곳에 설치한 기계를 통해 건물 내에 분사되고, 수소는 건물 안에 설치된 연료전지를 통해 필요한 전력과 열을 만들어 집집마다 보내고 있다. 살면서 버려지는 것들이 다시 쓰임을 찾아 새로운 동력이 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건물은 거대한 태양광 모듈로 둘러싸여 있다. 축적한 태양·수소에너지는 건물의 연료로 사용하고, 쓰고 남은 잔류 에너지는 건물 저장고에 보관했다가 따로 판매하기도 한다.

‘탄소 제로 생활하기’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탄소발생을 아예 막는 건 아직 불가능해 발생한 탄소를 활용(소모)해 만든 탄소 중립 제품을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이번 여름휴가 때도 탄소를 포집해 만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2020년 100대 발명품’에 선정된 적 있는 에어 보드카를 챙긴다. 이산화탄소를 에탄올로 변환시킨 탄소 중립 제품으로, 선정 당시 깔끔한 맛으로 호평을 받았다. 트렁크를 채운 신발이나 의류도 상당수가 탄소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다. 예전 휴가철에는 꽉 막힌 도로에 배기가스, 인파로 금세 지치곤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연차량이 사라지고 수소·전기 자동차만 있는 도로 위는 제법 한산하며, 휴게소마다 충전소가 있어 쉬어 가기 좋다.


재생에너지가 지금보다 더 보편화되었을 때를 상상해 본 가상의 세계. 머지않아 곧 마주할 현실이기에 더욱 기대된다. 최근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와 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 등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나라들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관심도로 봤을 때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부터라도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에너지 전환의 움직임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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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 #글로벌 #환경(ESG)
글. 김종규(에너지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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