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TREND
2021. 06. 01
모빌리티에 올라탄
로봇
모빌리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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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모빌리티’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회자되며, 산업계뿐만 아니라 증권가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물류 배송이 가능한 ‘로봇’ 분야 또한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이에 관련된 시장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둘의 현재는 어디까지와 있으며, 접점은 무엇일까?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로 대표되는 두 바퀴 퍼스널 모빌리티, 네 바퀴로 달리는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 대표적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와 지하철, 택시, 인간 운전자의 기능을 대신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등 땅 위에서 움직이는 이동 수단은 수없이 많다. 또 최근에 등장한 도시 내 혹은 도시 간 이동시 하늘을 통하는 수단인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라는 단어가 디바이스 명칭에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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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그린 미래의 ‘도심항공모빌리티’ 모습.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이동 수단을 기반으로 원하는 시간에 하늘길을 마음껏 오가는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에 2025년까지 1조8,000억원을 UAM 기술 및 모델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모빌리티에 대한 합의된 정의를 찾기는 힘들다. 그만큼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으로 ‘기회의 땅’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빌리티의 세 가지 키워드는 바로 디바이스 다양성, 손쉬운 접근성,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공유 자전거, 전기 자전거, 전동 킥보드, 자율주행 셔틀, 자율주행 자동차, 수요 응답형 버스 등 이동 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새로운 이동 수단을 검색하고, 서비스예약, 호출, 결제가 가능하다. 이동을 위해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으로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온디맨드 서비스on-demand service를 통해 현재 나의 위치에서 사용할 수도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새로운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주는 경험과 함께 모빌리티업체들이 지향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효율적으로 디바이스를 연결해주는 경험을 제공한다.
모빌리티의 미래는 현재가 좌우한다
모빌리티 산업에 불을 지핀 업체는 바로 우버Uber와 웨이모Waymo다. 2012년 설립되어 전 세계 라이드 셰어링 시장을 뒤흔들었던 우버에 이어 최근에는 웨이모의 성장이 가장 눈에 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담당하는 웨이모는 2010년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자율주행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자극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로 소비자들에게는 이동 수단 선택권이 넓어지고, 테크 자이언트 및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업체들의 새로운 위협에서 생존해야 하는 완성차업체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넘어 모빌리티 트랜스포메이션 속도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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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M의 자율주행사업 부문인 크루즈는 지난해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인 오리진을 공개하면서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선보였다.
2015년에서 2017년까지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내세운 자율주행의 핵심은 인공지능과 라이드다. 그리고 승차 공유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와 합병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당시 2020년 전후로 자율주행 자동차 공유 서비스와 상용화를 목표로 내세웠던 완성차업체들의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2018년에서 2019년에는 기술 개발과 시장 확보를 가속화하고, 막대한 투자 효율성 확보를 위해 완성차업체 간의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GM은 혼다와 소프트뱅크에서 투자 유치 및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2020년 레벨4 특수 목적 자율주행 자동차 ‘오리진Origin’을 공개했다. 100년이 넘는 전통적 라이벌인 독일 BMW와 다임러는 자율주행 플랫폼 통합에는 실패했지만, 모빌리티 서비스 통합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그뿐 아니라 대부분의 완성차업체가 전동 킥보드를 개발했다. 중국의 디디추싱은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라이드 셰어링 전용 자동차 ‘D1’을 양산하는 등 업종 간의 경계가 본격적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등장하면서 모빌리티 판도는 변화를 맞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라이드 셰어링은 많은 국가에서 자택 대기 명령과 함께 재택근무와 수업 등이 확산하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우버는 도심항공모빌리티를 담당하던 우버 엘리베이트를 조비 에비에이션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담당하던 ATG는 오로라에 매각했다. GM도 자체적으로 라이드 셰어링을 담당하던 자회사 메이븐을 접었으며, BMW와 다임러의 조인트벤처 셰어나우 매각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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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는 지난 2015년 10월 세계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했고, 이어 2018년 애리조나주 챈들러에서 완전 자율형 승하차 서비스를 선보였다.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고,
일을 도맡아 하는 세상
물류 배송이 가능한 로봇 분야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하며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물류 배송에 로봇을 사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역시 인건비 절감이다. 글로벌 제조 기업 하니웰Honeywell에 따르면 물류비용 구성은 수거가 4%, 분류 작업이 6%, 터미널 간 수송이 37%, 라스트 마일 배송이 53%를 차지한다. 비대면 배송과 함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배송원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관심을 받는 시스템은 2020년 2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에서 공공 도로 주행 허가를 받은 뉴로Nuro의 ‘R2’다. 전통적인 차량 조작기와 운전자 없이 공공 도로 주행을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사례다. 최고 시속 40km로, 음식 배송 시 신선도 유지를 위한 온도 제어 시스템을 장착하고, 1회 충전 시 하루 동안 작동이 가능하다. 유사한 시스템으로는 GM과 혼다가 개발한 ‘오리진’, 도요타의 ‘이팔레트e-Palette’, 중국 ‘네오릭스Neolix’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율주행 로봇이라는 점과 함께 배터리, 구동장치, 조향장치 등이 장착된 스케이트보드 혹은 슬라이드라고 불리는 플랫폼에 원하는 용도에 적합한 캐빈만 결합하면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 전기차에 사용되는 범용 플랫폼보다 원가는 높지만,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고 레고식 조립이 가능해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또 이러한 물류 배송 과정에서 배송 로봇 혹은 차량에서 주문자나 택배박스 등 최종 전달을 위한 라스트 마일 물류를 위한 로봇도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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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 기업 스타십 테크놀로지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인 스타십 로보틱스가 비대면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도요타의 이팔레트와 함께 고객 사이를 오가며 물품을 수령하거나 전달하는 6륜 로봇 ‘마이크로 팔레트Micro Palette’, 포드의 로봇 전문 업체인 어질리티 로보틱스에서 제작한 로봇 ‘디지트Digit’ 등이 대표적이다. 특수 목적 차량 용도의 배송 로봇과 함께 바퀴로 구동하는 소형 배송 로봇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주로 10kg 정도의 적재물을 시속 6~10km 속도로 식음료 배달에 사용되며, ‘스타십 로보틱스Starship Robotics’, ‘포스트메이트Postmates’, ‘아마존 스카우트Amazon Scout’ 등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가운데 4족 로봇 개 ‘스팟Spot’은 첫 상용화한 제품으로, 4개의 다리로 자연스럽게 걷기 때문에 바퀴 달린 로봇보다 장애물 회피 능력이 뛰어나고, 바닥이 고르지 않은 공간에서의 이동 성능 또한 월등한 장점이 있다. 특히 로봇 팔과 결합할 경우 물건의 이송도 자체적으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자동차와 연계한 라스트 마일 배송 시 장도 점쳐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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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네 발로 걷는 로봇, 스팟.
무한대로 커지는 모빌리티와 로봇 시장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공유 서비스 등 모빌리티 산업의 규모는 2020년 47억 달러에서 연평균 성장률 31.1%를 기록했으며, 2030년 70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았다. 앞으로 모빌리티 서비스에 자율주행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까지 본격적으로 결합하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함께 서비스, 유지 보수,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보험 등 관련 산업시장 규모는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모빌리티 영역의 로봇도 물류 배송, 특히 라스트 마일 단계에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동 과정에서 교통약자 지원 서비스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어 모빌리티 산업과의 접점과 규모는 점차 확장될 것이다.
글. 차두원(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소장) | 사진.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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