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LIFESTYLE
2021. 08. 10
소비자의
진심에 닿다
'브랜드 액티비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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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진심’이 이끄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소비 시장의 주류를 차지한 MZ세대가 자신의 취향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사용하는 ‘~에 진심인 편’이라는 말은 이제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의 광고 문구에 활용되며, 소비자들의 진심에 닿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진심을 얻기가 쉽지만은 않다. 기업의 본질을 바라보는 관점, 기업의 진심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진 탓이다.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 브랜드가 하나의 인격체처럼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브랜드 액티비즘은 MZ세대에게 특히 인기를 끌며 ‘브랜드 행동주의’라고도 불린다.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그 브랜드가 담고 있는 가치를 함께 소비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개념은 기업의 매출 일부분을 공익에 사용하면서 기업과 소비자가 손잡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마케팅 전략인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에서 더 나아간다. 즉 기업 스스로 사회적 이슈에 능동적·선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그만큼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그 ‘진심’을 엄격하게 평가받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기업의 가치에 진심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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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되고 꾸준한 브랜드 액티비즘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나이키의 캠페인 활동은 고객에게 이어져 진심을 얻고 있다.
브랜드 액티비즘에서 어떤 이슈에 참여할 것이냐는 식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고객과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본질은 기업 또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데 있다. 나이키Nike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가치, 자신들이 생각하는 본질에 진심을 담아 소비자에게 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로 3년째 사회적 이슈를 담은 광고를 선보이고 있는데, 최근 공개한 ‘새로운 미래A New Day’를 통해 국내 스포츠계에 만연한 강압적 훈련 관행에 대한 이슈를 제기했다. 코치의 고함으로 시작되는 영상은 선후배 간의 부조리, 강압적 훈련 등의 장면과 함께 어린 선수들이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 거야?’라는 목소리를 들려준다. 나이키의 활동은 광고에 그치지 않고 부당함에 맞서는 선수들에 대한 직접적 지원,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캠페인 활동으로 이어져 고객과 시장의 진심을 얻고있다.

설립 당시부터 메이저 스포츠 브랜드에 밀린 언더도그Under dog,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로 출발한 나이키는 처음과 같은 목소리를 내며, 대중이 사회적 이슈가 생겼을 때 나이키가 어떻게 대응할지 기대하게 만든다. 이런 나이키도 1990년대 말 저개발 국가에 둔 하청 공장의 아동 노동, 열악한 노동환경 등으로 큰 비난을 받은 일이 있다. 당시 나이키는 개선을 위한 활동과 동시에 정직함을 무기로 삼았다. 모든 하청 공장의 실태를 있는 그대로 언론에 발표하고, 그동안 회사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인상되었지만, 그 이상의 노동환경 개선 활동으로 고객과 시장의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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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스의 뮤직 프로젝트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브랜드의 진정성에 대한 공감을 얻어낸다.
한편 리바이스Levi’s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 하는 지역의 청년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주는 ‘리바이스 뮤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는 청년의 꿈을 이룬다는 사회적 가치와 브랜드의 성격을 연결해 브랜드의 진정성에 대한 공감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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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인정하고 포용성을 보여주는 블랙야크의 브랜드 캠페인 ‘Live. Different(다르게 살아보기)’.
블랙야크Black Yak는 사회적·환경적 이슈뿐만 아니라 다양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으로 전방위적 분야에서 목소리를 낸다. 특히 전 세계 여성들의 도전을 담은 ‘우먼스’ 편에는 50대 부부, 30대 워킹 맘과 아들, 20대 뮤지션 등 다양한 세대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내며 ‘다양성’에 대한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러쉬코리아Lush Korea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후파업에 동참 중임을 알렸다. 러쉬는 환경과 기후변화에 강력한 책임감을 느끼고, 전 세계 학생과 단체의 기후 위기 비상 행동에 동참한다는 안내문을 게재하며 일부매장 운영을 잠시 멈추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멸종을 마주하다’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전 세계 2,500여 명의 파타고니아 직원이 하루 매장을 닫고 거리로 나가 기후 활동가들과 연대한 이 캠페인의 모든 과정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대로 공유해 소비자의 지속적 참여를 유도했다.

모든 기업이 브랜드 액티비즘을 통해 효과를 본 것은 아니다. 2017년 펩시Pepsi는 유명 모델 켄들 제너Kendall Jenner가 시위대를 이끌며 그들을 막아선 경찰에게 펩시를 전달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대립을 멈추고 대화로 해결하자는 문구가 함께 등장했는데, 이 장면이 2016년 7월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청년 올턴 스털링Alton Sterling을 기리는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뜻의 흑인 민권운동’ 시위에서 착안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거센 비난을 받게 되었다. 펩시가 진심과 진정성 없이 사회적 이슈를 자사 제품에 연계해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결국 펩시는 광고 공개 몇 시간 만에 공식 사과와 함께 영상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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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성향을 가진 세대가 등장하면서
기업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 캠페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브랜드 액티비즘을 실현하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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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결국 통한다
‘진심’은 기업, 브랜드와 고객, 시장을 더욱더 강하게 연결한다. 세계적 PR 기업 에덜먼Edelman이 전 세계 주요 28개 국가, 3만3,000명에게 설문한 ‘에덜먼 신뢰도 지표 2021Edelman Trust Barometer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브랜드가 갖는 신뢰와 진심이 그 어느 때 보다 구매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더 나아가 응답자의 85%는 기업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80%는 사회적 문제를 처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브랜드를 더는 ‘사물’이나 ‘기능’으로 보지 않으며, 브랜드가 일종의 ‘실제와 같은 인격체’가 되어 각종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원한다. 특히 브랜드의 ‘진심’에 공감하는 고객의 75%는 해당 제품이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과거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부분이 지금은 다른생각과 성향을 가진 MZ세대가 등장하면서 구매 형태도 변한 것이다. 결국 브랜드 액티비즘을 실현하는 행보는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며, 수익으로까지 이어져 브랜드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그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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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시장의 주류를 차지한 MZ세대가
자신의 취향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사용하는
‘~에 진심인 편’이라는 말은
이제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의 광고 문구에 활용되며,
소비자들의 진심에 닿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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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취미/취향 #환경(ESG) #트렌드
글. 전인표(IGM세계경영연구원 책임연구원, CEO 교육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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