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1. 02. 18
요즘 연금 상품 중 부쩍 뜨는 TDF,
내게 맞는 상품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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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금 상품 중 TDF(Target Date Fund)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DC형 퇴직연금과 IRP 계좌에서 TDF 잔고는 2019년 99.2% 증가한 데 이어, 2020년에는 86% 늘었다. 매년 거의 두 배씩 늘어난 셈이다. 이러한 증가세는 연금저축에서도 확인된다. 연금저축에서 TDF 잔고는 2019년 171.2%, 2020년 25.6% 증가했다.
TDF의 매력은 무엇인가?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에서 TDF 잔고가 가파르게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TDF는 연금투자자의 운용 부담을 덜어준다. TDF는 투자자의 예상 은퇴시점을 타깃 데이트로 삼고, 국내외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편입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예상 은퇴시점까지의 기간이 많이 남았다면 TDF의 위험자산 비중이 높고, 은퇴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을 점차 줄이고 채권 등의 안전자산 비중을 높인다. 글로벌 경제상황에 따라 위험자산 간의 자산배분도 재조정해준다. 따라서 TDF 하나만 가입해도 연금자산의 자산군별, 지역별, 섹터별 분산투자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셈이다.

수익률 또한 준수하다. 2020년 말 기준 TDF2025의 최근 2년 누적 수익률은 상품별로 17.31%~32.21% 수준이다. TDF2045의 경우 상품별로 28.6%~40.07%가량이다. 같은 기간 S&P500의 상승률인 49.83%에는 못 미치지만, 1%대 수준인 예금 금리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이다.
내게 맞는 TDF 찾을 때 따져봐야 할 5가지
문제는 TDF 종류가 많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TDF를 운용하는 금융회사는 12개나 된다. 그렇다면 TDF에 새로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은 무엇을 따져봐야 할까.

첫째, 국내 자체 운용 상품과 해외 위탁 상품 중 어느 것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선택해야 한다. TDF는 해외 운용사에 운용을 위탁하는 상품과 국내 운용사의 자체 운용 상품으로 나뉜다. 해외 위탁 운용 TDF는 달러화 기준으로 운용되지만, 국내 자체 운용 TDF는 원화 기준으로 운용된다. 이는 때로 투자자에게 큰 차이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 국채는 대표적인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꼽히지만, 원달러 환율 변동이 심할 때는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위험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해외 위탁 운용 TDF 중에는 환헤지 상품이 따로 출시되기도 한다.

둘째, 위험자산 비중을 살펴봐야 한다. TDF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가는 상품이다. 따라서 현재 및 미래의 위험자산 비중이 본인의 투자성향 및 연금운용 계획에 적합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TDF의 위험자산 비중 변화는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글라이드 패스란 TDF의 자산배분 곡선을 말한다. TDF의 자산배분 곡선은 생애주기에 따라 아래 그림처럼 우하향하는 곡선을 그린다. 그 모양이 마치 비행기가 활주로에 연착륙할 때 그리는 경사곡선과 닮았다고 하여 글라이드 패스란 명칭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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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이드 패스의 기울기나 모양은 TDF마다 조금씩 다르다. 각 운용사마다 TDF를 설계할 때 적용하는 기대수명, 임금 및 물가상승률, 생애비용 등 생애주기에 대한 가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운용사의 TDF는 은퇴시점이 지나면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주식 비중을 크게 낮추지만, 다른 운용사는 노후에도 적극적인 수익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주식 비중을 비교적 높게 유지한다. 따라서 TDF를 고를 때, 글라이드 패스의 기울기나 모양이 본인의 투자성향 및 은퇴 설계 계획에 적합한 지 점검해봐야 한다. 글라이드 패스는 TD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셋째, 빈티지를 확인해야 한다. 빈티지란 TDF 상품명 끝에 붙는 2025, 2045 등의 연도이며, 이는 예상 은퇴시점을 의미한다. 빈티지는 숫자가 높을수록 위험자산 비중이 높다. 예컨대 TDF2050은 2050년 즈음에 은퇴하는 비교적 젊은 투자자에 맞춰 주식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비중을 점차 줄인다. 반면 TDF2015나 TDF2020은 채권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된다. 빈티지는 5년 단위로 나뉘며 현재 2015부터 2055까지 있다.

TDF를 선택할 때는 기본적으로 본인의 여건을 토대로 은퇴시점을 예측해보고 이와 가까운 시점을 빈티지로 두고 있는 상품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투자자의 위험성향에 따라 예상 은퇴시점에서 벗어난 TDF에 투자할 수도 있다. 은퇴시점이 대략 2030년이었을 때, 보다 보수적인 투자를 원하면 TDF2025, TDF2020을,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면 TDF2035, TDF2040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세부 운용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TDF에는 글라이드 패스가 어떻게 설정돼 있는지 외에도 살펴야 할 요소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해당 TDF가 위험자산을 배당주 위주로 운용하는지, 성장주에도 투자한다면 어떤 산업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는지 등이다. TDF 중에는 부동산과 인프라 시설 관련 자산을 편입하는 상품도 있다. 또 주식과 채권을 구분하는 전통적인 자산배분 방식을 넘어, 특정 목표별로 자산배분 전략을 조합하는 TDF도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운용 전략을 살핌으로써 분산투자 정도를 점검하거나, 안정적인 수익 창출 혹은 초과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이 구비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섯째, 손실 회복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 연금은 장기운용자산이다. 운용하는 동안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따라서 위기상황에서 TDF의 대응 능력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고점 대비 최대 낙폭의 정도와 회복 기간 등을 알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비교를 위해 코로나19 사태 동안 KOSPI의 움직임을 살펴 보자. KOSPI는 2020년 1월 22일 2267.3포인트에서 3월 19일 1457.6포인트까지 35.7% 하락했다. 이후 8월 4일 2272.3 포인트로 회복되었으며, 그 기간은 휴일 포함 196일이었다.

한편 TDF2045는 상품별로 최대 낙폭이 최소 -22.9%에서 최대 -35%까지 있었고, 회복까지는 최단 137일에서 최장 290일까지 걸렸다. 이처럼 TDF마다 최대 낙폭 정도와 회복 기간은 상이하다. 위기 이후 각 상품별 성과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얼마나 효과적인 대응능력을 갖추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물론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진 않지만, TDF를 선택할 때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이동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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