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1. 07. 27
올바른 연금 이해가
든든한 노후 만든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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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C형 퇴직 연금과 IRP의 2020년 연평균 수익률은 3.5%, 3.8%씩으로 신통치 않은 수준이다. 펀드 등 실적배당상품은 죄가 없다. 2020년 기준으로 퇴직연금 실적배당상품의 수익률은 DC형 퇴직연금 13.2%, IRP는 12.0%에 달했다. 그러나 1%대 수익률에 머물고 있는 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 편입비율이 80%에 이르는 것이 수익률 부진의 원인이었다. 연금에 적합하지만 면밀한 이해가 필요한 장기투자상품을 편입하는 대신 손쉬운 원리금보장상품 위주의 단순한 운용방식을 선택한 것이 수익률 저조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연금저축을 살펴봐도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이 2020년 연금저축 납입 및 운용 실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 적립금의 83.9%가 보험이나 신탁 등 수익률이 낮은 상품에 머물러 있다. 계속 1%대 수익률에 그치고 있지만 가입자들은 요지부동이다. 연금저축 이전 제도가 간소화되어 쉽게 연금저축펀드 등으로 이전할 수 있음에도 그렇다. 연금저축 신탁의 경우는 더욱 불가사의하다. 이제는 신규 판매조차 되지 않는 상품이며, 수익률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한 금액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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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시장의 이상 현상 원인은 ‘낮은 연금 이해력’
연금시장에서 이러한 이상 현상들이 관찰되고 있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터다. 그러나 연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점도 상당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2021년 2월에 전국의 30~59세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연금 이해력’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다. 여기서 말하는 연금 이해력은 연금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말하며, 금융 이해력(Financial Literacy)에서 기본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다만 금융 이해력이 ‘모든 종류의 금융 및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을 다루고 있는 데 반해, 연금 이해력은 노후소득 창출에 주된 목적이 있는 연금에 초점을 맞춰 금융 이해력을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전체적인 평균점수가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 47.6점에 불과했다. ‘퇴직연금, 연금저축, IRP, 공적연금 외 기타’의 부문으로 구성된 40개 테스트 문항 중 평균적으로 19문항도 채 맞히지 못한 셈이다. 연금 수급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는 50대조차 평균점수 50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연금 이해력의 취약성은 연금 운용, 인출, 그리고 IRP 관련 지식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퇴직연금 및 IRP의 투자·운용과 관련된 문항의 정답률은 20%에 불과했으며, 연금을 받을 때 필요한 지식의 정답률은 30~40% 수준에 그쳤다. 이는 연금 납입과 관련된 문항의 정답률(60~70%)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이다. 또한 IRP 부문 평균점수가 39.2점으로, 다른 연금 부문보다 유독 저조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2~3%에 불과한 것은 앞서 지적한대로 운용을 저금리의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 가입자의 운용 및 투자 지식 부족이 이러한 현상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퇴직연금 가입자 중 많은 사람이 퇴직연금을 본래 취지대로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일시금으로 인출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연금의 인출 단계 이해도가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즉 연금 인출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구체적으로 인출 설계를 하지 않았을 수 있는 것이다.

IRP부문에서는 전반적인 이해도 취약과 함께 연금저축과 연계한 활용 방법에 대한 이해 부족이 눈에 띄었는데, 이는 서로 다른 연금 간 유기적 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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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알면 알수록 커진다
과거에는 연금에 대한 이해도가 좀 떨어져도 큰 상관이 없던 시대가 있었다. 연금저축을 예로 들어보자. 연금저축제도가 도입된 2001년경 판매됐던 일부 연금저축보험은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했다. 최저보증이율이란 시중지표금리나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하더라도 보험회사가 지급하기로 약속한 최저금리를 말한다. 따라서 최저보증이율 자체가 높게 설정된 보험은 시중 금리가 아무리 하락해도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적용받게 된다. 심지어 높은 확정금리를 제공한 상품도 있었다. 이런 상품들에 가입했던 사람은 시중 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아무런 신경을 안 써도 될 것이다. 해당 연금을 잘 유지하기만 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이런 상품에 가입할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물가는 상승하는 상황에서 금리형 상품에 머물러 있다면, 내 연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명목적인 원금만 지키고 있을 뿐이지 실질적인 가치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연금도 투자상품으로 운용해 장기 기대수익률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연금에서 투자 가능한 상품, 투자 방법, 내 연금이 가입된 금융회사에 내가 원하는 상품이 없을 때의 대처방안 등 알아야 할 것이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금과 연금 간의 관계도 잘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과 IRP는 한 연금처럼 생각해야 한다. 일단 두 개의 연금은 세액공제 한도를 공유한다. 연금저축만 가입해 연 400만원 세액공제를 받던 사람이 IRP에 가입하면 연간 세액공제 금액이 추가로 300만원 더 늘어난다. 55세 이후 퇴직급여를 받는 것도 연금저축과 IRP 전부 가능하다.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연금저축과 IRP를 하나로 통합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몰라서 연금저축만 가입하고 있는 사람은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고스란히 날리는 것이다.

이제는 연금도 전략적으로 가입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시대다. 단순히 묵혀두기만 해서는 가치가 손상되고 만다. 다행히 금융시장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연금 가입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제도와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연금 수익률이 나쁘면 손쉽게 금융회사를 바꾸거나 상품을 갈아탈 수 있게 되었으며, 어떤 회사의 어떤 연금상품이 좋은지 스마트폰에서 간단하게 조회가 가능하다. 본인의 연금을 직접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가입자들을 위해, 알아서 자동으로 자산을 굴려주는 자동운용상품도 많이 출시되었다. 투자자들이 해야 할 일은 기본적인 지식을 알아두는 것 이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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