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3. 05. 02
노령연금 조기수령? 연기수령?
당겨 받을까, 제때 받을까, 늦춰 받을까
연금 개혁 시대 연금 활용법 ④
img
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전 세계적으로 공적연금은 더 많이 내거나, 적게 받거나, 늦게 받는 방향으로 개혁이 진행돼 왔다. 노후소득 설계에 있어 노후 생활비의 기본 토대가 되는 공적연금 의존도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공적연금 개혁에 대비할 보다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을 살펴보자.

1. 국민연금 개혁 흐름: 국민연금 개혁,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나
2. 해외 연금 개혁: 주요 선진국들의 연금 개혁, 사적연금에서 대안 찾다
3. 사적연금 활용원칙: 공적연금 축소 시대의 사적연금 활용법, 3가지 원칙 기억해야
4. 국민연금 수령전략: 노령연금, 당겨 받을까, 제때 받을까, 늦춰 받을까
5. 개인연금 절세효과: 개인연금 축적은 선택 아닌 필수
6. 셀프연금: 셀프연금으로 국민연금 공백 메우고 평생 월급 만든다
7. 월 분배형 ETF 활용: 월 분배형 ETF 활용해 셀프연금 만들 때 꼭 챙겨야 할 포인트 5다


- 본 콘텐츠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당겨 받을까, 제때 받을까, 아니면 늦춰 받을까?” 은퇴를 앞둔 직장인이라면 노령연금 개시와 관련해 이 같은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보험료를 10년 이상 납부하면 나이가 들어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노령연금 수급개시 시기는 가입자의 출생연도에 따라 다르다. 1952년 이전 출생자는 60세, 1953~1956년 출생자는 61세, 1957~1960년 출생자는 62세, 1961~1964년 출생자는 63세, 1965~1968년 출생자는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에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정해진 시기에 노령연금을 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입자가 희망하면 노령연금을 5년 당겨 받을 수 있고, 뒤로 5년 늦춰 받을 수도 있다. 당겨 받는 것을 ‘조기노령연금’이라 하고, 늦춰 받는 것을 ‘연기연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노령연금을 당겨 받는 게 좋을까, 늦춰 받는 게 좋을까. 아니면 제때 받는 게 유리할까. 지금부터 노령연금 개시 시기를 결정할 때 어떤 점을 살펴야 하는지 점검해 보기로 하자. 먼저 조기노령연금부터 살펴보고, 연기연금으로 넘어가기로 하자.
조기노령연금, 적게 받아도 빨리 받는 게 득일까?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하려면 가입자가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소득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가입자의 월 소득이 ‘A값’보다 적기만 하면된다. 가입자의 월 소득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산한 금액을 당해연도 종사월수로 나눠서 산출한다. 이때 근로소득공제와 필요경비를 빼준다. ‘A값’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이라 할 수 있는데, 2023년에 적용되는 A값은 286만1091원이다.

조기노령연금 신청 자격을 갖췄다고 무턱대고 청구할 일은 아니다.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면 연금을 빨리 받는 대신 적게 받아야 한다. 노령연금은 기본연금액과 부양가족연금액으로 구성되는데,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면 이 중 기본연금액을 감액한다. 부양가족연금액은 감액하지 않는다.

기본연금액은 연금개시 시기를 1년씩 앞당길 때마다 연금액이 6%포인트씩 감액된다. 1964년생 홍길동씨를 예로 들어보자. 홍씨가 63세에 노령연금을 개시하면 기본연금액을 100%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62세에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하면 기본연금액의 94%만 수령할 수 있고, 61세에는 88%, 60세에는 82%, 59세에는 76%, 58세에 개시하면 70%만 받을 수 있다.

적게 받더라도 일찍 받는 게 나을까, 제때 제대로 받는 게 나을까. 홍길동씨 사례로 돌아가보자. 58세 시점에서 홍씨의 기본연금액은 월 150만 원(연 1800만 원)이고, 연금액은 매년 3%씩 증액된다고 가정하자. 홍씨에게 부양가족은 없다. 이 같은 조건에서 홍씨가 58세에 연금을 개시했을 때와 63세에 개시했을 때 누적연금수령액을 비교해 보자.
img
홍길동씨가 58세에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하면 기본연금의 70%에 해당하는 월 105만 원(연 1,260만 원)을 연금으로 수령하게 된다. 홍씨가 63세까지 기다렸다가 노령연금을 개시하면 어떻게 될까. 58세부터 매년 3%씩 기본연금액이 늘어나면 63세에 월 174만 원(연 2,088만 원)이 된다. 이번에는 조기수령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액 없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저금통을 두 개 준비해서 한 쪽에는 조기수령한 연금액을, 다른 쪽에는 정상 수령한 연금액을 전부 저축한다고 해보자. 58세부터 62세까지는 조기수령한 쪽 저금통에만 적립금이 쌓인다. 하지만 63세부터 정상 수령하는 쪽 저금통에 적립금이 쌓이면서 양쪽 적립금 차이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72세부터 정상 수령하는 저금통의 적립금이 더 많아진다<그림1 참조>.
img
홍길동씨가 72세 전에 사망하면 5년 조기수령하는 게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때 노령연금을 개시하는 게 낫다. 하지만 홍씨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생명표를 통해 생존확률을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60세 남성이 70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90.4%이고, 75세까지 살 확률은 81.9%다. 60세 여성이 70세까지 살 확률은 96.4%, 75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92.6%다.

연금을 받아 저금통에 넣지 않고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예상대로 연금을 받아서 투자를 하면 적립금 규모가 역전되는 시점이 늦춰진다. 하지만 많이 늦춰지지는 않았다. 투자수익률이 연평균 3%면 74세, 5%면 76세, 7%면 80세, 9%면 88세에 역전이 일어난다. 참고로 58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은 85.6세(남 83.2세, 여 88.3세)다.
연기연금, 늦게 받아도 많이 받는 게 득일까?
이번에는 노령연금을 연기해서 수령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노령연금 수급자는 연금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최장 5년간 늦춰 받을 수 있는데, 연금 개시 시기를 1년 늦출 때마다 기본연금액이 7.2%포인트씩 늘어난다. 따라서 연금 개시를 5년 늦추면 기본연금액이 36% 늘어난다. 여기에 연기기간 동안 물가상승에 따른 인상분까지 더하면 기본연금액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연금개시를 늦춘 만큼 수령기간이 짧아진다.

그렇다면 연기 신청을 하는 게 유리할까, 제때 받는 게 유리할까. 올해 63세인 강감찬씨를 예로 들어보자. 강씨는 올해부터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고, 부양가족은 없다. 그가 올해 노령연금을 개시하면 월 150만 원(연 1,800만 원)씩 받을 수 있다. 강씨가 연기연금을 신청해 노령연금을 68세부터 받으면 기본연금으로 월 237만 원(연 2,838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수급시기를 5년 늦추면서 기본연금이 36% 증액되고, 여기에 연기기간 동안 물가상승에 따른 인상분까지 반영한 것이다.

그러면 누적연금수령액을 비교해 보자. 이번에도 저금통 두 개에 정상 개시한 연금과 5년 연기해서 수령한 연금을 고스란히 저축한다고 해보자. 63세부터 67세까지는 정상 개시한 쪽 저금통에만 적립금이 쌓인다. 하지만 68세부터 연기 수령한 쪽 저금통에 적립금이 쌓이면서 적립금 차이가 줄어들기 시작하다가 78세에 역전이 일어난다. 강감찬씨가 78세 이후에 생존할 자신이 있으면 5년 연기해서 수령하는 쪽을 택하면 된다. 참고로 현재 63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은 86.3세 (남 84.0세, 여 88.6세)다<그림2 참조>.
img
연기연금 신청 여부를 판단할 때는 연금수급자의 소득도 살펴야 한다. 노령연금 수급자가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면 연금을 감액하기 때문이다. 감액되는 연금액은 소득 크기에 따라 다르다. ‘A값’ 초과 소득이 100만 원 미만이면 초과금액의 5%, 100만 원부터 200만 원 미만까지는 10%, 200만 원부터 300만 원 미만까지는 15%, 300만 원부터 400만 원 미만까지는 20%, 400만 원 이상은 25%를 감액한다. 이렇게 해서 기본연금의 절반까지 감액할 수 있다.

소득활동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은 연금개시 후 5년 동안 만 진행된다. 따라서 연기연금을 신청해서 노령연금 수급시기를 5년 늦추면 감액기간을 전부 건너뛸 수 있다. 앞서 강감찬씨가 소득이 많아서 63세부터 68세까지 노령연금을 절반만 수령하는 경우와 노령연금을 5년 연기해서 수령하는 경우를 비교했더니, 72세에 역전이 일어났다. 앞서 소득활동에 따른 감액이 없었을 때는 78세에 역전이 일어났다. 강씨가 72세 이후에 생존해 있으면 5년 연기수령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소득·건강·생존 확률 종합적으로 고려하라
연금개시 시기를 결정할 때는 소득 크기를 고려해야 한다. 소득공백기를 버텨낼 재원이 없으면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하는게 좋은 방법이다. 반대로 소득이 많아서 노령연금이 감액될것 같으면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연금수급자의 소득과 함께 건강상태와 수명도 살펴야 한다. 오래 산다는 보장만 있으면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기보다는 제때 개시하거나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일찍 사망할 것 같으면 연금개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이 몇 살까지 살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다만 특정 연령까지 생존할 확률을 추정할 수는 있다. 2021년 통계청 생명표에 따르면, 현재 60세 남성이 75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81.9%나 되고,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68.3%다. 여성의 생존율은 이보다 높다. 60세 여성이 75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92.6%이고, 80세까지 살아있을 확률도 84.9%나 된다.

이 같은 확률을 고려하면 노령연금 개시 시기를 뒤로 늦추는 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통계는 통계일 뿐이다. 통계가 내가 얼마나 살지를 정확하게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연금개시 시기를 결정할 때는 건강상태를 충분히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COPYRIGHT 2021(C) MIRAE ASSET SECURITIES CO,.LTD.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