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3. 10. 25
늘어나는 농촌 노인 인구
의료·사회 인프라 개선 시급하다
Global Senior Story ③ 미국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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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문제를 고민해 온 선진국들의 시니어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기술과 조직, 정책적 뒷받침을 통해 시니어들의 행복을 추구하고,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선진국들의 모습들을 살펴봤다.

Story 1. 독일: 시니어 인플루언서 디지털 세상에 푹 빠지다
Story 2. 일본: MZ세대와 짝꿍 된 시니어 “100세 시대 두렵지 않아요”
Story 3. 미국: 늘어나는 농촌 노인 인구 의료·사회 인프라 개선 시급하다


- 본 콘텐츠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농촌 지역에서 그 증가세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인 5명 중 1명 이상이 농촌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2012~2016년 미국 농촌 노인 인구 조사 자료를 보면 65세 인구 비중의 경우, 도시 및 도시 근교 지역은 전체 대비 13.8% 수준이나, 농촌은 지역 전체 대비 17.5%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당시 농촌 인구 중 노인의 비중이 10%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빠른 속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이 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농촌에 사는 노인 인구 비율 역시 향후 수십 년 동안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50개 주 중 버몬트와 메인의 노인 인구 중 농촌에 거주하는 비율은 각각 65.3%와 62.7%로 가장 높았다. 그 밖에 아칸소, 미시시피, 웨스트버지니아도 노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콜롬비아 특별구(0%), 뉴저지(5.8%), 캘리포니아(7.1%)는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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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지역의 열악한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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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노인인구 가운데 농촌 거주 비중(65.3%)이 가장 높은 버몬트주의 모습. 사진 속 건물은 주유소로 운영되다 현재는 폐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버몬트 역시 농촌 지역은 노인들이 살기에 인프라 시설이 많이 부족하다.
미국의 농촌 노인 인구 현황에서 흥미로운 것은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거주하는 경우가 도시 지역에 비해 더 높다는 점이다(75.9% vs 68.7%). 더불어 전문 간호시설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농촌 지역 노인 인구는 1.4%인 반면 도시 지역 노인 인구는 3.1%로 나타났다. 농촌 지역에 사는 노인들이 더욱 건강해 전문 간호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지만, 농촌 지역의 전문 간호시설의 미흡함 혹은 낮은 질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텍사스의 한 농촌 지역 요양원에서 할머니를 모시던 제시카 캐서디(36)는 요양원의 턱없이 부실한 시설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대체시설 부족에 불만을 표시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봄, 할머니가 계시던 요양원에서 단체로 코로나가 발병하는 바람에 모든 노인이 각자 자신들의 방 안에서 제한된 서비스를 받으며 2주가량 보내야 했어요. 그 기간 동안 할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어르신들도 기저귀도 갈지 못한 채 며칠을 보내는 등 그 당시 어려운 시간을 보내셨다고 해요. 할머니가 겪으셨을 삶의 질 저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그 이후에도 할머니가 요양원 안에서 자주 넘어지시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많은 고생을 하셨어요. 하지만 요양원은 그곳이 유일했고, 가족들이 집에서 모실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 가족은 그 요양원에 할머니를 계속 맡길 수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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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에 따르면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사망률이 도시에 거주하는 노인들보다 20% 더 높았으며, 평균 수명 역시 3년 이상 짧았다. 또한 도시 지역 대비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고혈압 비율은 11%, 당뇨병 비율은 40%, 심장병 비율은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인구는 흡연량이 더 많고, 비만율도 더 높다. 건강을 해치는 생활습관을 교정해줄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받거나, 의료 기관의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이 노후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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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경우, 병원 방문이나 식료품 구입 등 기본적인 생활에 있어 장거리 운전이 필수적이다. 장거리 운전이 불가할 경우 건강 악화 등 치명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도시 지역에 비해 농촌에는 노인들을 위한 인프라 및 서비스(주택·보건의료·교통 등)가 전반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예컨대 농촌은 주거 형태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노인들이 기존에 살던 자신의 큰 집에서 다른 형태의 거주지(예를 들어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해야 할 경우 도시에 사는 노인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노인의 90% 가까이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자신의 집에서 노년을 보내기를 원한다. 그러나 노화로 인한 신체적 변화(시력 및 청력 변화, 인지 기능 저하, 이동성 제한, 자가 관리 어려움 등)가 이러한 노년기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인의 30%가 건강 또는 기타 사유(가사 보조, 교통)로 간병을 받으며 간병인 그룹 중 성인 자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5세에서 54세 사이 주요 근로 연령대인 젊은 인구가 농촌을 떠나고 있어 성인 자녀나 다른 가족 구성원의 도움에 의존해야 하는 노인들 중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병원에 가야 하거나 식료품을 구입해야 할 경우 꽤 장거리를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노인들 스스로 이에 대한 해결책이나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 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고립될 경우 건강이 악화되며 반대로 사회적으로 연결돼 있을 경우 건강을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고립된 노인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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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에 따르면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사망률이
도시에 거주하는 노인들보다 20% 더 높았으며,
평균 수명 역시 3년 이상 짧다.
도시 지역 노인들 대비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고혈압 비율은 11%,
당뇨병 비율은 40%, 심장병 비율은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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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연구원은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사회적 기능이 낮게 나타나는 현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료 및 사회시설로부터 접근성이 낮아 농촌 노인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었으며, 특히 이러한 현상이 흑인과 히스패닉계열 노인들에게 더 많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개인적인 요인(건강 상태 등)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 및 물리적 환경(자원, 레크리에이션 및 사회시설과의 거리 등)들로 볼 수 있다.
농촌 노인 인프라 개선 위한 지원책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현재 이 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인적 자원 및 서비스 관리국·노동부 및 기타 정부 기관은 농촌지역사회의 의료 및 공중보건 인력을 더욱 육성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늘렸다. 이러한 지원책은 특히 요양 간호, 정신 건강, 1차 진료, 구강 진료 등을 위한 보건 인력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본격적으로 투자될 예정이다.
연방정부의 1조5,000억 달러 인프라 법안을 기반으로 농촌 인구의 사회적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배달 사이트뿐만 아니라 건강 증진, 질병 예방 및 만성 질병 관리를 위한 원격 의료와 같은 모델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논의 중에 있다.
하지만 이로써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통 개선 및 온라인 기반 모델들을 도입해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편하게 참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 개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에서 특정층이 더 소외되지 않도록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 중 저소득층, 테크놀로지에 미흡한 노인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이경원 텍사스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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