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Senior Story ② 독일 편
사람은 흔히 동물의 보호자로 일컬어진다. 독일의 노인 요양시설에서는 이 관계가 역전돼 있다. 시니어 요양시설 또는 치료복지 시설에서 인간과 함께 지내고 있는 동물은 인간에게 ‘돌봄 제공(Betreuungsangebot)’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 요양원 시설 단체에서는 ‘노인 요양소의 동물들(Tiere im Seniorenhei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물들을 노인 돌봄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동물들이 요양소 노인들에게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또는 육체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 동물이 있는 환경은 사람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준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로서 동물들은 주변에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준다. 동물들의 활기찬 에너지는 스트레스를 경감시킬 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신체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들과 함께 하는 산책과 놀이는 노인들에게 활력을 되찾아준다. 물고기나 새장의 새를 돌보고 먹이를 주는 일도, 하루 일과에 일정한 루틴을 만들어주고 어느 정도의 운동량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고양이처럼 정적인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노인들은 먹이를 주고 씻거나 돌봐주는 일을 직접 함으로써 평소 혼자 지낼 때보다 많은 활동을 하게 된다. 또 동물들의 움직임과 행동, 놀이를 관찰하면서 시선의 운동, 집중력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독일 요양원에서 동물을 치료에 이용하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는 ‘치료견(Therapiehunde)’으로 불리는 특수 훈련을 받은 개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개는 요양시설 치료사들이 하는 일을 한다. 시니어들의 곁에 밀착해서 보조하도록 특수한 훈련을 받는다. 특히 천성이 얌전하고 사람한테 애교가 있는 개들이 치료견 후보로 선정되며, 치료를 위한 특별한 목적을 지니고 요양원에 투입된다. 이 개들은 심리치료, 근육활동 치료 또는 동물보조 치료 등 구체적으로 인간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일을 수행한다. 이 치료 방식은 환자와 노인들의 감정과 인식, 운동과 신체 능력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방문견(Besuchshunde)’은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애완견인 경우가 많다. 이 개들은 치료견처럼 특별한 훈련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개가 인간과 지내는 데 문제는 없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인간에 대한 사회성과 친밀성을 시험하는 과정을 거친다. 방문견은 요양시설에 있는 동안 개의 주인뿐만 아니라 요양원을 이용하는 다른 치료자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거움과 정서적인 안정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요양시설 이용자는 간단한 테스트를 통과하면 자신의 애완동물을 시설에 데리고 와함께 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