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 시트콤 모던패밀리에서 스마트 냉장고가 나온 적이 있다. 이 냉장고에 장착된 인공지능 비서 브리짓은 요리할 때 새로운 레시피를 알려주고, 식재료를 주문하고, 스케줄도 정리해 알려준다. 그뿐 아니라 같이 가십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알아차리면 칵테일을 제안하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이 냉장고는 커플과 가까워지면서 커플 사이에 끼어들어 온 제3자가 되어버렸다. 노래방 기능이 있는 냉장고와 같이 듀엣으로 노래하고 있는 파트너를 보고 질투가 나서 냉장고 전기코드를 뽑아버리기도 하고 자기는 냉장고에게 잘 보이려고 냉장고 안에 꽃바구니를 넣어놓기도 한다. 몇년 전에 나온 에피소드지만 지금 보면 상당히 현실적이다.
로봇은 사람의 형태를 할 필요가 없다. 대표적인 예로 형태가 아예 없는 대화형 챗봇이 있다. 영화 ‘그녀Her’의 AI챗봇 사만다는 대화는 물론 그림을 그리고 작곡도 한다. 영화 속에서 사만다는 대화를 통해 감정과 사랑을 배우며 진화하고 주인공 테어도르는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영화 속 스토리가 아니더라도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화하는 AI는 친근감과 신뢰감을 만들고 업무 효율을 높인다. 챗봇은 이제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다. 공공기관에 전화를 하면 챗봇이 받는다. 의료 분야도 원격진료와 검사 및 진단 등 점점 더 많은 부분에서 AI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속 스토리가 아니더라도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화하는 AI는
친근감과 신뢰감을 만들고 업무효율을 높인다.
챗봇은 이제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다. 공공기관에 전화를 하면 챗봇이 받는다.
의료 분야도 원격진료와 검사 및 진단 등
점점 많은 부분에서 AI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I는 심리치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집에 있을 때 적적해 아무 영상이나 틀어놓는 경우가 많다. 너무 울적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삶의 무게로 힘들고 지칠 때, 약간의 대화가 필요할 때 챗봇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과의 대화만으로도 사회적인 효과가 있고 주변 문화행사와 모임에 대한 정보를 받고 커뮤니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웨어러블 로봇이라는 표현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로봇슈트를 생각하면 상상이 된다. 영화에서처럼 인간 능력을 초월하는 웨어러블 로봇보다는 장애인의 보행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재활치료와 보조 관점에서 많이 개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업무환경에서 신체 근골격계를 보호하기 위한 근력보조 웨어러블 로봇을 생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2022년부터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웨어러블 로봇의 원조 격으로 1965년에 나온 제너럴일렉트릭의 Hardiman
2.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의 착용로봇 Vex
3.엔젤로보틱스의 보행슈트 2
최근에는 평소에 입는 옷과 같은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되면서 인구 고령화에 대한 기술적 해결 방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의학적 기대수명은 125세지만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되는 수명은 75세다. 고령에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넘어지는 것이다.
한번 넘어지면 회복이 더디고 근력이 약해져 또 넘어질 가능성이 많고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지고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감각 기능 저하, 근력 저하, 근 감소 등을 웨어러블 로봇으로 보조할 수 있다. 스마트 의류 분야에서 무릎, 발목, 허리 등 신체 부위에 착용하는 모듈형 보조기에서 의류 형태까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 개인의 독립적인 생활을 보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사 도와주는 로봇과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가전제품
청소기를 돌리고 요리를 하고 식기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내 정리하고 세탁기까지 돌린다. 주인의 영양제를 챙겨주고 잠자리에 든 주인의 이불을 덮어주고 불을 끄는 것도 잊지 않는다. 스탠퍼드대학과 구글 딥마인드의 공학자들이 개발한 로봇 ‘모바일 알로하Mobile ALOHA’는 요리, 세탁, 청소, 반려동물과 놀아주는 기능까지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시연 영상에서 만날 수 있지만 꿈에 그리던 가사도우미 로봇이 일상에 들어올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스탠퍼드대 연구팀과 구글 딥마인드 협업으로 개발된 로봇 Mobile ALOHA. 인간의 조종으로 가사일을 학습한 다음 인간의 개입 없이 시연하고 있다. <ALOHA 홈페이지>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고려해 온도를 최적화하는 에어컨, 냉장고 안의 식료품을 구별해 부족해진 식재료를 주문하고 레시피를 알려주는 냉장고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삼성전자는 초연결을 바탕으로 생활의 불편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공감지능을 추구하는 LG전자는 직장에서 힘든 일을 털어놓고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감하는 인공지능 가전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이동 가능한 미래형 만능가사도우미 스마트홈 허브다. 집 안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고 가전 및 IoT를 연결시켜 스마트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사용자가 집에 돌아오면 현관 앞으로 마중 나와 반겨주고, 사용자의 목소리나 표정으로 감정을 파악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재생한다.
인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가 2019년에 올린 콘텐츠,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은 사회적으로 큰 공감을 일으켰다. 바로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음식점이 노인을 소외시키는 것 아니냐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 키오스크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나이와 관련된 테크놀로지 수용의 차이는 그 세대가 겪어온 경험의 차이가 큰 요인이다. 전쟁과 가난을 겪은 80대 이상 세대는 경제적인 이유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는 첫 번째 이유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라고 불리는 60대는 이전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자신을 위한 소비에도 적극적이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어져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더 오래 걸리더라도 배울 마음이 있고 노력을 들이면 가능하다.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또 한가지 중요한 이유는 사회적인 연결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시대에
커뮤니티에 연결되어 살아가기 위해서도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AI는 현재와 미래의 큰 부분을 담당할 것이 확실하다. AI 로봇을 비롯한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받아들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이런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독립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다.
건강 관리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일상적인 기기를 활용해 질병을 더 면밀히 관리하고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진화 중이다. 카카오헬스에서 개발한 헬스케어 앱 ‘파스타’는 집에서 간편하게 혈당 농도를 연속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왠지 우울할 때는 AI 심리치료 플랫폼에서 챗봇과 대화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사회적인 연결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시대에 커뮤니티에 연결되어 살아가기 위해서도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SNS로 사람들의 근황을 공유하기도 하고,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사고팔기도 하고,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문화행사의 정보도 찾아 참여할 수 있다. 1인 가구가 점점 늘어가는 시대일수록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사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