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3. 04. 19
주요 선진국의 공적연금 개혁과 대안
2. 해외 연금 개혁
연금 개혁 시대 연금 활용법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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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전 세계적으로 공적연금은 더 많이 내거나, 적게 받거나, 늦게 받는 방향으로 개혁이 진행돼 왔다. 노후소득 설계에 있어 노후 생활비의 기본 토대가 되는 공적연금 의존도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공적연금 개혁에 대비할 보다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을 살펴보자.

1. 국민연금 개혁 흐름: 국민연금 개혁,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나
2. 해외 연금 개혁: 주요 선진국들의 연금 개혁, 사적연금에서 대안 찾다
3. 사적연금 활용원칙: 공적연금 축소 시대의 사적연금 활용법, 3가지 원칙 기억해야
4. 국민연금 수령전략: 노령연금, 당겨 받을까, 제때 받을까, 늦춰 받을까
5. 개인연금 절세효과: 개인연금 축적은 선택 아닌 필수
6. 셀프연금: 셀프연금으로 국민연금 공백 메우고 평생 월급 만든다
7. 월 분배형 ETF 활용: 월 분배형 ETF 활용해 셀프연금 만들 때 꼭 챙겨야 할 포인트 5다


- 본 콘텐츠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최근 프랑스는 연금재정 위기를 근거로 근로자의 정년 및 연금 납입기간의 추가 연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는 연금재정 적자 규모가 2023년 2억 유로에서 2027년 103억 유로, 2030년 135억 유로로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기대수명 및 출산율에 연동해 연금액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장치를 도입하는 등 연금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온 일본 역시 고령화 문제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자 공적연금 수급개시연령과 기본 가입기간 연장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리에 앞서 연금재정 위기에 직면하고 그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왔던 고령사회 선진국들의 경우 오랜 기간 연금개혁과정을 거쳤음에도 연금 개혁 논의를 재개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연금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과제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 역시 연금개혁이 커다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같은 문제를 고민한 해외 주요국들은 어떤 방향으로 공적연금 개혁을 이끌어왔고, 어떠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더 부담하거나 늦춰 받거나 덜 받거나
일본과 서구 선진국들의 공적연금 개혁은 1980년대 들어 경제성장 둔화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연기금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연금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금의 적립률을 높이든지, 연금을 더 늦게 받게 하거나 덜 주는 방법을 통해 기금 지출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지였다.

당시 보험료율 인상, 연금 수급개시연령 연장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연금 급여 조정이 시행됐는데, 연금 구조의 틀은 그대로 둔 채 핵심 변수를 조정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노년부양비(15~64세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비)가 대부분 20을 넘어선 1990년대부터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러한 모수 조정 중심의 공적연금 개혁이 공론화됐으며,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연금 개혁이 추진됐다.

이 시기부터 많은 국가들이 적금 적립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보험료율 인상을 추진했다. 보험료율 인상의 경우 여러 해에 걸쳐 점진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미국 12.4%, 캐나다 11.9%, 스웨덴 18.5%, 일본 18.3% 등 최종적으로 소득의 10%를 뚜렷하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한국은 9%, 직장가입자의 경우 본인 부담 4.5%).

연금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기금 지출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선택하기도 했다. 연금 수급개시연령을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는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해외 주요국을 보면 기존 60세에서 시작해 65세까지 상향조정을 완료한 경우가 많다. 향후 10년 내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최대 68세까지 수급개시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영국은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수급개시연령 상향 로드맵을 단기간에 시행할 수 있도록 수정조치를 더했다.

프랑스는 정년 및 연금 납입기간 연장을 통해 사실상 연금 지급시기를 늦추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1993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친 연금 개혁으로 완전연금급여(연금보험료의 납입기간과 수급개시연령을 동시에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기본연금액)를 수령할 수 있는 연금 납입기간을 기존 37.5년에서 42년으로 늘렸으며, 현재 이를 1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상황이다.
해외 주요국의 공적연금 개혁 이슈 및 현황
· 연금 재정적자 확대 본격화로 정년 연장(62세 → 64세)
· 연금 납입기간 연장(42년 → 43년)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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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 2004년 개혁(보험료율 상한선 18.3% 지정, 연금 급여 자동조절장치 도입)
· 2020년 일부 연금 수급개시연령 연장
· 최근 수급개시연령 추가 연장 및 기본 가입기간 연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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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소득비례연금* 및 부과 방식 공적연금 제도**로 변경
· 2020년 연금 수급개시연령 연장(62세 → 64세)
· 2026년부터는 기대수명 변화에 따라 수급개시연령이 자동조정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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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 2004년 연금액을 인구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자동적으로 감소하도록 설계
(2030년까지 공적연금 보험료율 22% 이하로, 소득대체율 43% 이상으로 유지 의무화)
· 2007년 법적 정년 및 연금수령 나이 조정 (65세 → 67세)
· 공적연금 재원 부족에 대비해 ‘주식연금’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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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소득비례연금: 생애소득에 기초해 보험료 총액이 결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연금 급여액을 산출하는 방식
** 부과 방식 공적연금(pay as you go): 기금을 미리 쌓아두지 않는 방식. 납부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그때그때 지급해야 할 연금 급여에 맞춰 책정
독일·영국, 연금 급여 상승 억제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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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급여 조정 측면에서는 목표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을 낮춰 연금을 삭감하거나 산출식의 기준을 보수적으로 변경해 급여 상승이 억제되도록 했다. 예를 들어 독일은 1992년의 개혁을 통해 연금 급여 계산식에 적용되는 소득 기준을 세전소득에서 이보다 낮은 세후 가처분소득으로 변경함으로써 실질 연금 급여를 낮췄다. 영국의 경우 급여 인상률이 연동되는 기준을 기존 소매물가 상승률에서 변동성이 보다 적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및 임금 상승률과 2.5% 중 최대치를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 연금 급여의 추세적 상승을 통제했다.

연금 급여를 감액하기 위해 거시경제변수 변화 등을 반영 할 수 있는 자동조절장치를 도입한 나라도 있다. 스웨덴연금 부채가 연금 자산을 초과하면 자동적으로 연금 감액이 이루어지도록 했으며(1998년), 독일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 연금이 자동으로 감액되는 구조를 수립(2004년)했다. 일본은 ‘거시경제 슬라이드’라는 자동조절장치를 두고(2004년) 기대수명 연장을 반영해 연금 급여가 자동으로 감액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연금 개혁으로 인해 공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은 대체로 약화되는 것이 불가피한 흐름이 되었다. 영국·캐나다·독일·일본 등에서는 연금 급여의 상승을 제한하는 장치를 둠으로써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 개선이 억제되는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일부 국가들의 경우 소득대체율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스웨덴의 경우 오래전 보험료율을 18.5%까지 인상하는 등 기금 적립 기반을 대대적으로 강화한 바 있다.
사적연금 및 다층 노후소득보장체계 강화
연금 개혁으로 공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약화하면서, 각국 정부는 저소득층을 위한 기초연금 강화와 일반 국민에 초점을 맞춘 사적연금 장려 정책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

이 중 사적연금 장려 정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의 자동가입 또는 의무가입 제도 마련 ▲정부가 사적연금에 보조금 기여 ▲공적연금 보험료 일부를 사적연금에 납입·운용하도록 한 것 등으로 파악된다. 주요국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적연금 개혁과 함께 진행된 선진국의 사적연금 강화 정책
· 직장연금(NEST) 자동가입제도 도입
· 근로자 및 사용자가 연금 적립에 기여하면 정부가 이에 매칭해 일부를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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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사적연금 제도로 리스터연금(Riester Rente) 도입
· 가입자가 연소득의 일정 비중(4%)을 납부하고 정부가 기본보조금 및 자녀수당 성격의 일정 보험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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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개인연금제도로 수익연금(Premium Pension) 도입
· 공적연금 보험료 중 일부를 개인연금계좌에 납입해 개별 운용하고 적립액만큼 연금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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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영국은 근로자를 NEST(National Employment Saving Trust)라는 직장연금제도에 자동가입하도록 했다. NEST는 8% 이상의 보험료율을 충족해야 직장연금제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러한 직장연금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기여금을 납입하고 정부가 이에 매칭해 일부 기여금을 납입하도록 했다. 즉 근로자와 사용자가 각각 보험료율 4%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하면, 정부는 보험료율 1% 수준에 해당하는 소득세 일부를 근로자의 계좌에 돌려주는 식이다.

독일의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인 사적연금으로서 리스터연금(Riester Rente)제도를 2001년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2022년 현재 리스터연금은 가입자가 연간 소득의 4%(최대 2,100유로)까지 납입할 수 있는데, 정부가 175유로(부부 기준 350유로)의 기본보조금과 함께 자녀 1인당 최대 300유로를 지급한다. 보조금을 포함한 리스터 연금 납입액 전체는 일정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스웨덴은 공적연금 보험료의 일부를 수익연금(Premium Pension)이라는 개인연금계좌에 적립할 수 있게 했다. 수익연금은 1998년 공적연금 개혁과 함께 도입한 제도로, 공적 연금 보험료율 18.5% 중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분리 적립해 가입자가 알아서 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수익연금 급여는 당연히 운용수익률에 따라 달리 정해지는 구조다. 또 가입자는 일시금과 연금 형태 수령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연금 형태로는 종신연금 방식도 마련해 두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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