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팬데믹 이후 도시는 과연 이런 재난에서 안전할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혹자는 섣불리 대도시의 형태가
바뀔 것이라 예측 한다. 최악의 경우를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이후 도시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살펴보고, 바람직한 미래의
도시를 생각해봐야 한다.
코로나19는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대도시에 우선적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도시화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 역시 대도시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방식, 일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방식,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방식, 공중 위생과 개인 위생을 확보하는
방식, 장소를 이동하는 방식, 공간을 이용하는 방식, 사회현상에 참여하는 방식 등이 팬데믹으로 달라졌고, 또 앞으로 달라져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변화를 통해 앞으로 우리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자영업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업소 간 경쟁도 치열하다. 한편 음식물이나 생필품 같은 물류의 배송망은 촘촘하게 안정되어 있어서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고, 배달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 실제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식당과 판매 시설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한 편, 조리 공간만 확보해 배달 영업을 하려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물류 유통 사업도 달라지고 있다. 백화점, 대형 마트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골목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 중인 주말 휴무제의 영향에 더하여,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방식이 증가하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많은 사람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기 때문이기도하다. 전자 상거래업체의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증가했으며 그 영향으로 상권 지형도 달라지는 상황이다.
산업통상부에서 조사한 업태별 매출 구성비 변화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체 매출 중 온라인 : 오프라인 비율이 2019년 2월 39.8% : 60.2%에 서 2020년 2월 49.0% : 51.0%로 급변했다. 오프라인 상업 시설 중에서는 대형 마트와 백화점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반면 동네 근거리 편의점의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멀리 가지 않고 집 앞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통적인 사무 공간의 수요는 많이 감소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정보 통신망을 갖춘 나라이
다 보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재택근무 도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이트칼라를 대상으로 하는 사무 공간의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학원이나 학교 같은 교육 서비스, 금융·보험, 정보 서비스 산업 분야의 경우 재택근무 가능 비율이 높은 반면, 육체노동 강도가 높거나 장비를
사용하는 블루칼라의 경우는 재택근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유 사무실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감
소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교통수단 이용이 줄고 이용 방식도 변하고 있다. 도로·철도·항공 교통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는데, 특히 국제항공의 피
해가 가장 심각하다. 항공기나 버스, 도시철도, 기차, 택시 같은 대중교통의 경우 전염 우려로 이용 인구가 줄어 수입은 감소한 반면, 방역을 통
한 위생 관리를 강화하며 비용 지출이 늘어난다.
한편 승용차, 자전거 같은 개인 교통수단의 이용은 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대도시의 경우 향후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더라도 교통난이 심
화될 가능성도 있다. 개인 교통수단 이용이 늘면 도시철도나 고속철도 역세권 개발 사업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여행을 비롯한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제한되며 항공 산업이 위축되어 큰 피해가 발생했다. 항공 산업의위 기는 정부나 사회의 부담 상승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