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만기 ISA,
세 가지 활용법 꼭 알아두세요
2016년 봄, 회사 동료를 따라 ISA에 가입했던 김규한(52세) 씨는 2021년을 앞두고 생각이 많다. 목돈 마련을 목표로 매년 ISA계좌에 돈을 넣고 투자해 왔는데, 가입 당시 안내 받은 5년 만기가 곧 다가오기 때문이다. 만기 자금을 당장 주택 구입 및 대출 상환, 부모님 의료비 등 에 사용해야 할 것 같다는 동료들도 있는 반면, 몇 년 뒤 자녀들 교육비로 쓸 예정이라는 사람도 있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김규한 씨는 이 돈을 노후자금으로 묶어두면 좋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2021년 만기가 되는 ISA, 3인 3색 활용법
ISA는 2016년 국민의 재산 증식을 돕겠다는 취지로 선보인 상품이다. 펀드·ETF·예적금·ELS·리츠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으며, 만기시 손익을 통합해 200만~400 만원까지 비과세(초과분은 9.9% 분리과세)되는 세제 혜택 을 골자로 한다. 납입한도가 연 2000만원씩 총 1억원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ISA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절세와 목돈 마련 모두가 가능한 ‘만능통장’으로 인식돼 왔다.
이러한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제도가 시행된 2016년 첫 해에만 총 239만 명 가량이 가입했는데, 가입 당시 만기가 5년이었던 만큼 (서민형 3년), 가입자 상당수는 김규한 씨처럼 2021년에 만기를 맞게 된다. 2016년 출시 이후, ISA는 ‘자산 증식 통장’으로써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개편을 진행해왔는데 특히 2019년, 2020년 세법개정을 통해 김규한 씨처럼 2021년 ISA 만기를 맞는 투자자들은 만기 자금에 대해 세 가지 선택권이 가능해졌다.
1. 내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고 싶다 (연금계좌 이전)
당장 큰 돈 나갈 일이 많은 중년의 경우, 뚜렷한 계획이 없다면 목돈은 이내 흩어져 버리기 일쑤다. 김규한 씨처럼 노후 자금 마련에 대한 필요와 의지가 분명하다면 ISA계좌로 형성한 자산을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노후대비 연금재원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정부는 2021년 만기를 맞는 대규모 자금이 어디론가 흐지부지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ISA 만기자금을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ISA만기자금을 연금계좌(연금저축·IRP)에 이 체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이체한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세액 공제해 주기로 한 것이다.
기존에 연금 계좌의 세액 공제 대상 금액이 최대 700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ISA 만기자금 전환 시, 최대 1000만 원이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셈이다. 총 급여 5500만 원(종합소득 4000만 원)이하인 사람의 경우 이체금액의 16.5%(최대 49만 5000원)를, 5500만 원이 넘는 경우 13.2%(최대 39만 6000원)를 추가로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연금계좌납입 한도도 기존의 연 1800만 원+ISA계좌 만기시 연금 계좌 전환 금액 만큼 추가로 늘어난다. 세액공제 외에도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에 이체하면, 일반 금융상품에 넣어뒀을 경우 누릴 수 없는 과세이연·저율 과세·분리과세 등 연금계좌의 세제혜택을 오롯이 누리면서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2. 당장은 목돈이 필요해 해지하지만, ISA는 다시 가입하고 싶다 (해지 후 재가입)
주택 구입이나 자녀 입학, 가족의 입원·요양 등 당장에 목돈이 필요한 경우라면, ISA 만기 자금을 세제혜택을 받으며 인출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해지나 만료가 된 상태에도 ISA 재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ISA를 계속해서 자산증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거의 매년 ISA 관련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제도가 처음 시행 된 2016년에 비해 2021년 ISA는 투자 조건이 상당히 유연해 질 전망이다.
우선 ▲ 계약기간이 기존 5년에서 3년 이상의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금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납입한도에 대한 이월도 가능하다. 가령, 첫해 1000만 원을 넣어 한도에 서 1000만 원이 남는다면, 다음해에는 그 해 납입한도인 2000만 원에 지난해 이월된 1000만 원까지 합산해 총 30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는 것이다. ▲투자 가능 상품에 있어서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 ISA 계좌에는 펀드·ETF·예금·적금 등의 상품투자가 가능했으나,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2021년부터는 국내상장주식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이 확대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 현재 '소득이 있는자, 농어민'으로 제한된 가입대상 역시 '19 세 이상 국내 거주자'로 확대되면서 소득이 없는 자녀나, 배우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세제 혜택을 누리거나, 증여 등 가족 간 자산 이전 계획에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2021년 가입분까지로 제한될 예정이었던 세제 지원이 항구적으로 가능해진다. 따라서 해지 혹 만료 후 계속적으로 재가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손익통산, 비 과세, 9.9% 분리과세의 혜택을 누리며 자산을 증식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