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TREND
2021. 01. 05
욜드·YOLD
세대를 주목하라
건강하고 경제적 여유를 가진 '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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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펴낸 '2020년의 세계경제 대전망'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욜드.
이 단어는 '젊은 노인'이라는 의미로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젊은 노인young old을 뜻하는 욜드는 1946~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더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고학력자이고 그 숫자도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세계경제 대전망》(세계 각국의 정치, 경제, 비즈니스, 금융 등을 심층 분석해, 미래 예측과 트렌드 분석에서 최고의 글로벌 전망서로 꼽히는 책)에서 소비자, 서비스, 금융시장을 뒤흔들 본격적인 욜드yold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망했다.
이전의 노인들보다 건강하고 부유한 욜드의 선택이 많은 것을 움직일 것을 예상한 것이다.
변화는 수치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매일경제>가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과 함께 3,000만 건의 정형 빅데이터를 사용해 욜드 세대가 인식하는 최신 트렌드를 분석했는데(<매일경제> 2020년 3월 27일 자 ‘젊어진 노년층 욜드 미래 한국 앞당긴다’), 이들은 기존의 고령층과는 많이 다른 결과를 보였다. 본인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건강뿐 아니라 매력적인 외모를 가꾸기 위한 수단으로 운동에 시간을 투자한다.
더 이상 깃발을 따라다니는 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즐기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며, 업무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닌 여생을 즐기기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욜드 세대가 늘고 있다.
세월을
넘어가는 지혜
지난 추석 명절 기간에 단연 화제가 된 TV 프로그램이 있다.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라는 타이틀로 가수 나훈아가 15년 만에 TV 시청자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2시간 30분 동안 무려 29곡을 연이어 부르면서 70대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가창력과 쇼맨십을 선보였고, 올해 방송된 TV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화제가 된 신곡 ‘테스형’을 소개하며 그가 전한 말은 젊은이들까지 아우르며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주름이 생기게 하는 가장 큰 범인이 스트레스입니다. 우리는 지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중략) 아까 부른 신곡 중에 테스 형한테 내가 물어봤어요. 세상이 왜 이래? 아니, 세월은 또 왜 저래? 물어봤더니 테스형도 모른다고 해요. 테스 형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세월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어쩔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세월은 그냥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 돼 있으니까 이왕에 세월이 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됩니다. 우리가 세월의 모가지를 딱 비틀어서 끌고 가야 하는데, 이렇게 끌고 가려면 어떻게 하느냐.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면 세월한테 끌려가는 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안 가본 데도 한번 가보고 안 하던 일을 하셔야 세월이 늦게 갑니다.”
그의 말처럼 세월의 모가지를 딱 비틀어 끌고 가며 세월을 비켜 가는 시니어들은 은퇴 후 소위 인생 2막에서도 나이를 이유로 소외되지 않는다. 이미 많은 이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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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욜드 세대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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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경험이
곧 경쟁력
미디어 시장의 변화로 인해 이제 자신만의 경험과 스토리를 가지면 돈을 벌고 유명인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젊은이들의 장이라고만 생각했던 1인 미디어 시장에 등장한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은 연륜에서 묻어나는 깊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주저하지 않으며 이를 통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력은 바로 경험이다.
새로운 미디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화려한 외모와 언변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시장이 형성되던 초기에는 가능했을지 모르나 점점 더 크리에이터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때 시니어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필연적일 수 있다. 직업적인 경험에 오랜 시간 투자해온 취미 생활은 그들의 콘텐츠에 힘을 실어준다.
대표적 시니어 인플루언서인 박막례 할머니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 인사가 되었다. 기존의 또래 어르신과 비교해 과감한 패션 스타일과 직접적인 소통법, 그리고 그녀의 70년 인생 자체가 콘텐츠가 되어 세대를 아우르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밀라노에 유학한 최초의 한국인이자 이탈리아의 핫한 아이템을 한국에 론칭한 장명숙 씨도 유튜버에 도전했다. 그녀는 패션 스타일링을 비롯해 고민 해결이나 소소한 일상을 주제로 구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박일환 전 대법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근엄한 법관 이미지를 벗고 어려운 법률 상식을 판례를 들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면서 많은 구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일반인도 알아듣기 쉽게 법률 상식을 전하고자 ‘차산선생 법률상식’이라는 채널로 방송을 시작했고, 화려한 편집 기술이나 유머를 섞지 않고도 꾸준히 구독자 수를 늘리고 있다.
‘꽃할배TV’로 뛰어난 패션 감각을 보여주는 여용기 씨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실패를 밑거름 삼아 다시 한번 테일러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세대 간 패션 스타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연구하고 도전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요즘 사람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직접 입어보기도 하며, 패션 잡지에 나온 옷을 그대로 만들어 입고 찍은 사진들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되었다. 새로움을 받아들여 변화와 도전을 통해 인생의 봄을 다시 만난 셈이다.
젊게
산다는 것
유튜브와 SNS를 통해 젊은 층에 공감과 위안이 되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욜드 세대,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활약은 세대 간 갈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경험은 있되 강요하지 않고, 무언가를 하라는 권유나 무거운 조언 대신 그저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묻어 나오는 덤덤한 한마디에서의 삶의 지혜가 큰 울림이 되기도 한다.
다른 세대와 공유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 욜드 세대. 거기에 새로움을 체험해보는 과정은 일회성이 아닌 콘텐츠의 힘이 될 수 있다. 이미 나에게 익숙한 것이 젊은 층에게는 새로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사소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나이에 굴하지 않는 도전은 나를 넘어 나를 보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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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도적인 시니어들은
삶에서도 나이를 이유로 소외되지 않는다.
인생을 이끌고 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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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글. 박혜은 굿커뮤니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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