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은 말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다.
그 배는 신세계를 찾아 항해 중이다.” 은퇴 후에도 인생이란 항해는 계속된다. 그 항해를 다른 가족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전히 모험심 넘치는 인생의 항해자를 위해 해외에서 한 달 살기부터 은퇴 이민, 가족이 함께하면 더 즐거운
레포츠와 취미 활동을 소개한다.
가족과 함께 새로운 나라에서 맞는 일상,
해외에서 한 달 살기
온 가족이 한 달 동안 해외에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세계 여행이 보편화 되면서 단순히 며칠 머무르는 것이 아닌,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을 떠나는 이가 많다. 꿈만 같은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 2017년 국민연금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50대 이상이 생각하는 1인당 노후 적정 생활비는 월 145만7000원, 최소 생활비는 103만 원이다. 그리고 지구에는 국내 최소 생활비보다 적은 월 100만원으로 살기 좋은 도시가 의외로 많다.
미국 CBS가 추천한 ‘월 100만원으로 살기 좋은 도시 10’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달 생활비는 692달러(약 81만원) 정도다. 예술이 일상이자 풍광이 빼어나 관광지로 각광받는 곳이지만, 은퇴자가 이용하기 좋은 복합 쇼핑몰도 잘 갖추고 있다. 취미로 탱고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골프 마니아라면 포르투갈의 카스카이스를 추천한다. 리스본 근교의 부촌에 가득한 것은 골프 리조트와 요트. 주요 골프 코스 10개와 아름다운 고성, 먹거리가 풍부해 제대로 휴양할 수 있다. 생활비는 월 561달러(약 65만8000원) 수준.
한 달 살기에 동남아시아를 빼놓을 순 없다. 비교적 거리가 가까우면서도 어학연수•휴양, •관광 등 다양한 목적을 저렴한 가격에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티몬투어가 추천한 월 100만원으로 한 달 살기 좋은 도시는 태국 치앙마이와 베트남 나트랑, 인도네시아 발리, 필리핀 세부다.
치앙마이는 연평균 기온이 25℃로 온화해 가족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골목마다 독특한 카페가 많아 커피 한잔의 낭만이 각별하다. 한 달 숙박비는 산티탐 지역이 20만~30만원 선, 님만해민 지역이 50만~60만원 선. 최근 각광받는 나트랑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으로 유럽풍 건물이 많은 해양도시다. 숙박비는 시내 아파트가 30만~40만원 선으로 1년 내내 시워커,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등의 해양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서핑 천국 발리에서는 3만원대에 요가와 서핑 강습이 가능하다. 역시 하루 3만원 선에서 레지던스 호텔이나 콘도미니엄을 구할 수 있다. 세부의 장점은 영어 어학연수을 하면서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 한식당과 K마트도 많아 한국인이 생활하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 가족이 오래 머물기엔 비싼 리조트보다 독채형 게스트하우스가 합리적이다.
TIP
세계 주요 도시의 생활비를 비교해놓은 사이트
www.numbeo.com
“다른 문화권에서 다른 언어를 쓰며 살아보고 싶었어요. 견문도 넓히고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지요.” 코스타리카에서 살고 있는 G 씨의 말이다. 한 달 살기를 경험했다면 이 말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들과 조금 다르게, 해외에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No shirts, no shoes, no problem!’ 이토록 느긋하고 느리게 살며 그저 삶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은퇴자를 위한 천국, 벨리즈다. 영국 식민지였던 영향으로 영어를 쓰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산호초가 해안선을 따라 길게 이어져 온갖 해양・레저 스포츠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무엇보다 벨리즈 관광국에서 시행하는 은퇴자 인증Qualified Retired Persons, QRP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개인 물품을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고, 국외 소득에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양도소득세와 상속세가 없다. 신청 조건은 45세 이상, 벨리즈 국외에서 월 2000달러 이상 연금 또는 소득이 있을 것. 은퇴자가 아니어도 가능하며, 영구 거주 비자를 받으면 벨리즈에서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생활비는 인기 거주지인 코로살, 앰버그리스키섬, 카요를 기준으로 월 2500~4000달러다.
환상적인 의료 시스템을 갖춘 코스타리카도 추천하는 은퇴이민지다. “외국인도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요. 우리 부부를 다 합쳐 월 55달러 수준에 본인부담금도 전혀 없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완벽한 날씨예요. 1년 내내 춥지도 덥지도 않아 냉난방이 필요 없거든요. 생활비가 크게 절약되는 이유죠.” 코스타리카에 사는 L씨 부부의 한 달 생활비는 2000달러 미만이다. 전 세계에서 빈곤 지수가 가장 낮으면서 생활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데도 생활비가 놀랄 만큼 적게 든다. 국외 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가 없으며, 주택을 구입해도 재산세가 연간 200달러 미만이다. 초고속 인터넷과 최첨단 쇼핑몰을 갖췄으면서 정치도 안정적이고 수도인 산호세를 제외하면 오염된 지역이 없을 정도로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TIP
1. 자녀와 함께 이주한다면 근처에 좋은 학교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국제학교위원회 웹사이트(www.cois.org)를 참고한다.
2. 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 홈페이지(www.jointcommissioninternational.org)에서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의료기관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