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변화에 발 빠른 대처로 ‘홈 파인다이닝’을
만들어내고 있는 곳이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도쿄의
FOOD-E는 최상의 음식 퀄리티와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그대로 집 안에 전해 인기를 끌고 있다.
퀄리티 높은 식자재, 맛과 위생을 모두 충족하는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대기업에서 운영하거나 규모가 큰 레스토랑이 아닌 이상 메뉴를 상품화하거나 포장재 및 배달 수수료 등 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에서 주최한 제1회 서울 미식주간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서울 레스토랑@홈’도 행사 기간인 5일간 고급 레스토랑 셰프의 메뉴를 딜리버리와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역시 비대면 미식의 가능성을 시사한 행보라 할 수 있지만, 셰프들은 아직 단기적 시도일 뿐 딜리버리 서비스만으로 미식에 대한 욕구를 온전히 충족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고객 입장에서도 외식이 주는 즐거움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맛뿐 아니라 테이블 세팅, 그릇과 음식의 어울림,
장소의 분위기, 직원의 환대, 대면 접촉으로만 느낄 수 있는
사람과 사람 간의 태도, 그리고 그 순간의 감정까지
모두 최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파인다이닝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무형의 가치가 퇴색 또는 퇴보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아시아의 미식 도시로 손꼽히는 도쿄의 ‘FOOD-E’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는 눈여겨볼 만하다. 도쿄 전역에서 특별히 큐레이션해 독점 파트너십을 맺은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를 온라인 클릭만으로 주문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노부Nobu, 헤이친로Heichinrou, 엘리오Elio 등 이전에는 딜리버리하지 않은, 아니 할 수조차 없다고 생각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들의 일식, 중식, 이탤리언 퀴진 등 다양한 메뉴를 원하는 장소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FOOD-E는 유명 레스토랑으로부터 음식의 퀄리티와 서비스를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해줄 것이라는 신뢰를 얻고 있다. 전문성과 세심한 서비스 태도를 갖춘 딜리버리 드라이버가 음식의 본래 온도를 유지해주는 보랭·보온 기능의 주문 제작한 고급 패키지에 담아 이동한다. 날씨나 교통 상황이 어떠하든 주문부터 배달까지 1시간 이내에 레스토랑에서와 다름없이 신선한 맛과 감각적 프레젠테이션을 그대로 담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도쿄 도심의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반경 5km 안에서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지역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그뿐 아니라 플라스틱 대신 환경친화적 식품 용기를 사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이용해 탄소 배출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펼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곧 전기 오토바이를 도입할 계획도 있다. 평소이 레스토랑들의 요리를 즐겨온 이는 물론, 처음 접하는 고객도 더 편안하게 프리미엄 미식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대면 일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는 지금,
국내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도 더 많은 고민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적절한 균형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배달 및 포장에 최적화한 메뉴 개발과 함께 고급 패키지 및 배달 서비스 수준의 향상을 위한 투자도 이루어져야 한다. 작금의 정체된 분위기를 떨쳐버리고, 오히려 이 상황을 계기로 서울의 파인다이닝 문화가 한층 다채롭게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