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2. 01. 19
세계인이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해 갖는 구체적인 이미지는 두 장의 커버 이미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타임(Time)의 2012년 커버로, 각종 노동밀집형 OEM 공장에서 수많은 중국 노동자가 세계 시장을 위해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또 다른 하나는 2015년 이코노미스트 (Economist)의 커버다. 역시 ‘메이드 인 차이나’가 주제이지만 다른 점은 공장 대신 포효하고 있는 거대한 강철 용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를 대량 소비할 뿐만 아니라 매연도 많이 뿜어내고 있다. 이 두 장의 표지는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해 세계인이 갖는 전형적인 이미지와 변화를 보여준다.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첫인상은 중국의 거대한 노동력에서 비롯됐다. 1991년 이래 중국의 산업 노동력은 줄곧 세계 노동력의 30%가량을 차지해왔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두 번째 이미지는 강철 용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벌크 화물 상품의 소비, 즉철·알루미늄·구리 등 주요 광석의 중국 소비량은 전 세계 소비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에 제공한 수많은 제품은 세계 생산량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는 가전제품도 포함되는데, 정보통신기술 영역의 다양한 상품 생산량도 3/4에 달한다. 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가 세계에 제공하는 제품에는 전통적인 셔츠, 양말 같은 잡화뿐만 아니라, 핸드폰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이 있다. 중국은 이미 개발 도상국 중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아이폰 뒷면에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니라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 중국에서 조립’이라고 쓰여 있다. 이는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제품의 설계와 생산을 분리하는 전형적인 표기 방법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의미는 이미 조용히 변화하고 있다. 원래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가 붙었던 곳은 신발, 모자, 장난감, 와이셔츠 등의 방직 분야였다.
현재 단일 노동 비용으로 비교한다면 ‘메이드 인 차이나’는 뚜렷한 우위가 없다. 아니,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한정 시간 내에 최고의 품질로 제품을 생산하는 면에서 보면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곳이다.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국의 위치는 점차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둥관(東莞), 선전으로 대표되는 조립가공 지역은 이미 완전히 새로운 밸류체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선전에서는 개인용 전자제품의 설계부터 시제품 제조까지 평균 2주일이면 가능하다. 이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다.
IMF 제1부총재는 중국이 글로벌 공급체인의 중심인 동시에 중요한 수요처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진입한 후 나타난 또 하나의 발전 추세이다. 수출이나 생산에만 의존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중요한 수요처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제 공급과 수요, 즉 수출입 두 방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가지게 됐다.
중국 산업정보화부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산업 부가가치가 31조 3천억 위안에 달해, 11년 연속 전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다. 중국은 제조업 대국이지만, 여전히 제조업 강국은 아니다.
규모는 크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산적해 있다. 전반적인 기술 수준과 글로벌 산업체인에서의 위상으로 볼 때, ‘메이드 인 차이나’는 여전히 글로벌 중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저가 제품은 과잉이고 중고가 제품은 부족하다. 특히 첨단산업, 핵심기술 분야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경제권과 여전히 적지 않은 격차가 있다. 중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중국 혁신’과 ‘중국 스마트 제조’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까? 역사적 시험대가 중국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