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라는 말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나타난 변이 바이러스로 세상이 또 한 번 뒤바뀌고 있다.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 곳이 많아지면서 산업 시장은 점점 활기를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중 2022년 시니어 마켓에 대한 전망이 유독 밝다. 시니어의 가처분 소득 증가로 관련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 2022년,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될 시니어의 변화를 알아본다.
2022년 시니어 마켓의 잠재 파워가 상당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Senior는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는 퇴직한 50대 이상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60세 이상, 공식적으로는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말한다. 특정 국가에서 65세 이상 인구수가 20% 이상인 사회를 초고령 사회Super-Aged Society라고 정의하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시니어가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시니어 비즈니스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는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시대에 따라 변화함으로써 의식주 등에 관련된 필수재적 소비지출이 아닌, 쇼핑이나 외식, 오락, 문화 활동에 대한 소비지출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넉넉한 자산과 소득을 갖춘 시니어의 증가로 ‘시니어 비즈니스Senior Business’라는 거대 소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시니어의 소비 스타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55세 이상 액티브 시니어 여가 산업 시장 규모는 2019년 이미 5,234억 달러약 614조원로 추산했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중·장년층을 뜻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 노년층과 달리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식품, 건강, 뷰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계에서 시니어를 겨냥한 마케팅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중 디지털 분야가 돋보인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50대의 온라인 소비액은 약 3조5억원으로 이는 2019년 2조9,000억원 대비 22.3%나 증가한 수치다. 60대 이상의 온라인 소비액 역시 2020년 약 1조4,000억원으로 2019년 1조2,000억원에서 18.6%나 증가한 것 으로 나타났다.
종합 쇼핑몰, 배달 앱, OTT 등 온라인 상품 전역에서 50~60대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시니어는 온라인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중장년층의 온라인 소비문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젊은 세대 위주 였던 OTT 서비스 분야에서도 50~60대의 소비가 많이 증가했다. 2021년 8월 시니어 소셜벤처 임팩트피 플스가 50~60대 OTT 서비스 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이 OTT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취향의 시니어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소비를 즐기고 있다. 이커머스 침투율이 높은 편인 한국에서 시니어 소비자의 참여가 증가한다는 것은 곧 이커머스 시장의 고속 성장이 지속될 것을 가리킨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진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이커머스 시장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젊은 층 못지않게 인터넷과 스마트폰 활용에 익숙하고, 자신을 위한 소비에도 적극적인 액티브 시니어는 내가 사랑하는 셀러브리티에게 소비를 서슴지 않는다. 건강과 소비 여력을 가진 부머들이 본격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도 60대 이상 충성 고객을 뜻하는 ‘실버 팬덤’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SK텔레콤에서는 <미스터트롯>의 노래를 담은 시니어 전용 스마트폰, 갤럭시 A21s 비바 트롯 에디션을 내놓았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열풍으로 시작된 팬덤 문화는 본방 사수는 물론이고, 음원 결제와 스트리밍 릴레이도 한다. 아티스트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컵, 사진이 프린팅된 우산 등과 같은 굿즈도 MZ세대처럼 활발하게 구매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굿즈 마케팅은 단순히 홍보용 기획 상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팝업스토어를 열거나 협업 굿즈를 만들어내는 데까지 진화하며 기업이 시니어와 소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됐다.
또 시니어는 바쁘게 살았던 주니어 시대를 회상하면서 악기를 배우거나 트로트 가수 또는 특정 연예인을 추종하는 고객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조용한 관람자에서 참여형 소비자로 변화하고 있다.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에게 팬심은 위안을 얻는 수단이기 때문에 영향력을 확대해가며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력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혼자 살거나 직접 음식을 만들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한 케어푸드도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의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1,462억6,000만 엔약 1조7,000억원이었으며, 직접 조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배달 서비스 및 도시락 택배 서비스 또한 활기를 띠고 있다.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도 맛과 영양을 겸비한 케어푸드 관련 연구와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고령 친화 식품 산업 시장 규모는 약 17조 6,000억원으로 2015년 약 9조3,000억원보다 88% 증가했다. 케어푸드 소비자 그룹 중에서 가장 부유한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그리고 향후 10년 내 점차 시니어로 전환되는 2차 베이비부머1968~1971년생의 수가 1,000만 명에 육박하며, 시니어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과 고령 친화 케어 시장이 향후 지속성장할 것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역력 강화 등 실버 세대 타깃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스포츠업계에서도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시니어가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다.
CES 2022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건강 추적과 질병 예방 분야의 제품이 많이 쏟아져 나온 것만 봐도 시니어 건강 시장이 커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요즘에는 주변에서 80대 시니어 모델, 90대 요가 강사, 100세 스타 철학 강사 등 적극적으로 여가 생활을 즐기는 시니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액티브 시니어는 자신의 시간을 행복하게 채우기 위해 자기개발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인생 후반전을 더 의미 있게 살고자 한다.
그래서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교육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각 지자체에서는 요리·카메라·여행에 대한 흥미 위주의 강좌는 물론, 각종 양성 과정까지 내놓고 있다. 활발한 시니어의 자기개발은 재능 공유 플랫폼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여행도 기존과 다른 가치관과 소비 패턴을 보인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60대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여행 트렌드를 분석했는데, 55.6%가 문화·역사·미술 등 주제가 있는 콘셉트 여행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같이 뉴 시니어는 사고방식, 체력,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젊고 활동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시니어 비즈니스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즐기고자 하는 뉴 시니어의 니즈에 맞춰 폭넓은 사업 영역으로 변화하고 있다.
시니어 마켓이라는 신新시장은 아직은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시니어가 행복하기 위해서라면 시니어 마켓의 새로운 미래 사회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의식주 전반에 걸쳐 생활 관리, 라이프스타일까지 총체적으로 관리해주는 ‘토털 매니지먼트Total Management’가 필요한 시점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취미 생활을 찾아 적극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외로움을 해소하고 유대감을 유지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특히 여가, 패션, 뷰티와 같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비일상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니어의 활동은 즐거움과 소통,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업의 수익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기업은 시니어 마켓을 50~65세 초기 시니어 시장, 65~80세 실버 시장, 80세 이상 고령자 시장 등으로 세분화하여 접근하고 시니어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단지 생물학적 노화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노후 삶의 질에 집중하는 ‘고령 친화적’ 방식으로 다가서야 한다.
오는 2026년 즈음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시니어 마켓 규모 역시 커질 것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로부터 시니어가 육체와 정신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