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2. 03. 15
첨단 기술과 손잡은
인도 물류 시장의 고속 성장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계적 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무역과 서비스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물류 기업들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인도 내 기업들 역시 물류 및 공급망 관리의 핵심 영역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물류 창고 관리부터 재고 정리를 위한 로봇, 실시간 위성을 통한 상품 및 차량 추적 시스템 등 다방면에서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화물운송업체 프레이트왈라(Freightwalla)의 산제이 바티아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인해 야기된 혼란 때문에 전 세계 기업은 자사의 공급망 전략에 대해 철저히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화물 선적과 같은 공급망 개선 작업과 긴급한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물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다”라고 강조했다. 산제이 최고경영자는 인도의 물류 산업이 전 세계 바이어의 끊임없는 요구와 시장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물류 및 공급망 분야에서의 기술적 전환은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IT 개발업체인 히어 테크놀로지(HERE Technologies)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물류 기업이 투자 우선순위로 꼽은 기술 분야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대상 물류 기업 중 약 1/3이 향후 2년 동안 사물인터넷(37%), 물류창고 자동화(33%), 전기 자동차(32%)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기업의 경우 사물 인터넷(38%), 물류창고 자동화(29%), 전기자동차(10%) 순으로 조사되었다. 히어 테크놀로지의 아비짓 셍굽타 인도 지역 비즈니스 본부장은 “물류 및 운송 분야에서의 신기술 발전과 시장의 변화로, 고객의 기대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물류산업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지난 6월, 인도 중앙정부의 싱크탱크인 국가개혁위원회(NITI Aayog)는 ‘인도의 화물 추적 시스템: 깨끗하고 효율적인 화물 운송을 위한 로드맵’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물류비용을 GDP의 4%까지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2020년~2050년 사이 10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개혁위원회 운송 분야 자문위원인 수덴두 J. 싱하는 “화물 운송은 인도 경제 성장의 중추다. 그리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운송 시스템을 더 싸고, 효율적이며, 깨끗한 방식으로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화물 운송의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은 현재 인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인도 물류산업 분야는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한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페덱스의 자회사이자 세계 최대 특송 회사인 페덱스 익스프레스(FedEx Express)는 인도의 선도적 물류 및 공급망 서비스 회사인 델리버리(Delhivery)와 파트너십을 맺고, 페덱스는 델리버리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페덱스 익스프레스는 국제 수출입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한편, 델리버리는 페덱스 익스프레스의 글로벌 상품 및 서비스를 인도 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델리버리는 페덱스 익스프레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기업공개(IPO)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델리버리의 가치를 4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약 5억~6억 달러 수준에서 10~15%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델리버리는 지난 5월 투자를 통해 2억 7,7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델리버리가 신고한 바에 따르면, 보스턴에 본사를 둔 피델리티(Fidelity), 싱가포르 국부펀드(GIC), 아부다비의 키메라(Chimera), 영국의 베일리 기포드(Baillie Gifford) 등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총 2억 7,7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 외에도 인도의 물류회사가 수백만 달러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여러 건이 있다. 그중 인도 금융서비스업체인 IIFL과 아미커스 캐피털(Amicus Capital), 아난타 캐피털(Ananta Capital)은 물류 및 물류창고 솔루션 공급 업체인 피크르 테크놀로지(Pickrr Technologies)에 1,2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피크르 테크놀로지의 기존 투자자인 오미디아르 네트워크 인디아(Omidyar Network India) 및 길드 캐피털(Guild Capital) 역시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피크르 테크놀로지는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고, 인도 전역에 자사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피크르 테크놀로지는 현재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전자상거래 회사가 배송 또는 반품을 단순화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인도의 주요 배송 회사들, 블루 다트(Blue Dart), 에콤 익스프레스(Ecom Express), DTDC, 페덱스, 인디아 포스트(India Post), 셰도우팩스(Shadowfax)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루어진다. 피크르 테크놀로지는 지난해에도 길드 캐피털 및 오미디아르 네트워크 인디아로부터 4백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 외에도 인도 내 상장된 물류회사들의 최근 주가는 투자자의 관심 덕에 대폭 상승하는 추세다.
왜 인도 물류산업 및 공급 네트워크에 이와 같은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셰도우팩스의 바이바브 칸델왈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보다 강력하고 발전된 운송관리 시스템이 개발됨에 따라 현재 공급망이 작동하는 방식이 재정의되고 있다. 향상된 가시성, 확장된 연결성, 간소화된 데이터 저장 및 안정성의 보장으로 이 모든 것들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특히 요즘 브랜드들은 고객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려 애를 쓰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역별 소형 물류 센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케어 레이팅스(CARE Ratings)의 수다 르샨 시리니바스 본부장은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기존의 오프라인 상점이 문을 닫음으로써 소비자는 물품 구매를 위해 온라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배송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비자에게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각 지역별 물류 센터에 대한 니즈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 신규 진입한 기업들 역시 이러한 니즈를 파악하고 있으며, 자동화와 물류 센터 확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디지털화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소비 패턴과 관심사도 이전보다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물류산업은 점점 더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첨단 기술은 물류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솔루션은 시간 절약뿐만 아니라, 비용 감소와 생산성 증대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 이제 인도의 물류 기업들은 정확한 시간에 배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스타트업 역시 이런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고 물류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블랙벅(BlackBuck)의 라마수브라마니암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블랙벅은 해양 운송에 관련된 선주를 비롯해 트럭 운전사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네트워크를 통합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했다. 디지털 통합 플랫폼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블랙벅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은 물류산업을 보다 더 전문화시킬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새로운 세대의 물류 기업이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주요한 요소가 된다.
이처럼 디지털화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축적되고, 실시간으로 물류 추적도 가능해졌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은 물류 산업 생태계 자체를 급속도로 진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로봇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로봇을 통한 자동화는 생산성을 높이고, 물류 창고 내 저장 밀도를 향상시키며, 24시간 내내 서비스를 가동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인도 정부 역시 이러한 기술 개혁과 투자를 통해 물류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고 있다.
인도 물류산업은 다양한 성장 잠재력과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를 많이 갖고 있다. 인도에서 물류산업은 아직도 전통적인 비즈니스로 여겨지고 있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이 여전히 존재한다. 기술의 진보로 물류산업 전반의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기반시설은 부족하고 네트워크는 조직화되지 못했다. 이는 물류 허브 및 소형 물류 센터가 조직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대부분의 물류 인프라가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서, 대도시 이외 지역주민은 신속한 물류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많은 물류 기업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셰도우팩스의 칸델왈 최고기술책임자는 “대부분의 개별 운송업자는 작은 화물차를 소유하고 있고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만 화물을 수송한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조직화된 화물 운송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지금은 그 성과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소규모 물류 스타트업의 경우 규모가 큰 회사와 경쟁하고자 한다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회사는 이미 많은 시간 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신생 스타트업은 기존 회사를 따라잡기 위해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게다가 물류 기업이 이겨내야 할 현실적 문제도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연료비의 상승으로 물류 회사의 운송비가 갑자기 증가할 수도 있고, 바이러스의 위험으로 인해 물류 센터가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기업은 향후의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 많은 물류 회사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다. 원료 소비를 최적화하기 위해 기업은 통합 배송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급 네트워크를 원활히 관리할 수 있도록, 경험있는 전문가를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다른 국가의 모범 사례를 분석하거나 인도 내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도 효과적인 해결책이다. 에콤 익스프레스(Ecom Express)의 T. A. 크리시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자동화된 지능형 정보 시스템을 사용한 근거리 배송을 비롯해 선불과 환불이 가능한 디지털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 물류센터, 자동화 서비스 등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또한 파트너십을 통해 이러한 기술을 기꺼이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가 발표한 정책과 이니셔티브도 물류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 시작으로 GST(Goods and Service Tax,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세금을 부과하는 인도의 상품서비스 세금)의 도입을 꼽을 수 있다. GST 도입은 물류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의 합리적인 세금 징수가 가능케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인도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포털 서비스 운영으로, 운송 시 필요한 세금 신고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인도 정부는 전국에 걸쳐 복합물류센터 설립을 위한 단지 조성에도 애를 쓰고 있다. 이처럼 인도 정부가 물류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인도의 물류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