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가 공약을 정책으로 실행할 경우, 현 정부와 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 시장 흐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부동산 공약 가운데, 주택 공급 확대, 대출 규제 완화, 종부세·양도세 등 주택 관련 부동산 세제 완화는 눈여겨볼 핵심 내용이다. 이 밖에 임대차 제도 개선, 주택연금 보완, 취약계층 대상 주택정책 등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시장 영향을 고려해 지역별 개발 공약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정적 공급이 관건인 공급정책, 단기보단 중장기적 영향 줄 듯
윤석열 당선자의 공약 가운데 주택 공급 확대는 대표적인 핵심 정책이다. 주택 신규 공급을 확대해, 임기 5년간 250만 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250만 호 가운데, 130만 호 이상을 수도권에 신규 공급한다. 공급형태는 200만 가구는 민간주도로, 50만 가구는 공공주도로 추진한다. 목표 공급물량이 250만 호로 넉넉한 만큼 정책 추진에 따른 공급 효과는 상당할 전망이다.
하지만 5년 임기 동안 250만 호를 공급한다는 목표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공급을 늘리려면 공급 계획 수립, 택지 확보 등의 선행 단계에 공사기간 등을 포함해 상당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50만 호를 5년 동안 계속 공급해야 하는데, 임기 시작부터 매해 50만 호 씩 공급이 이뤄지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공급 확대 정책이 꾸준히 추진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 가능해 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주택보급률이 100% 이하로, 주택이 부족한 수도권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인 3기 신도시를 포함해 공급이 더 확대된다면 시장 안정 효과는 한결 커질 수 있다.
재건축, 역세권 용적률 500%로 강화, 정밀안전진단 면제, 초과이익 환수제 개선 추진
한편 핵심지역인 서울을 포함해 인천 부산 등 대도시 지역은 신규 택지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공급을 늘리려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재생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은 각종 규제로 인해 사업 추진이 원활치 않다. 특히 재건축은 규제가 훨씬 강해, 관련 법규의 완화 여론이 높다. 당선자의 정책공약에도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완화는 포함돼 있다.
우선 재건축의 경우 역세권 내 민간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상향해 완화하는 내용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역세권 내 재건축 용적률을 높일 경우,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공급 효과가 있는 데다, 수익성도 높아져 사업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용적률 상향으로 가구 수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도로·학교·공원 등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해 논의 과정에서 변경될 여지가 크다.
이 밖에도 일반적인 재건축 대상인 건령 30년 이상 단지는 재건축의 첫 관문 격인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한다. 이렇게 되면 예비안전진단만 통과해도 재건축이 가능해져 재건축 시작이 수월해진다. 무엇보다 눈 여겨볼 점은 핵심 규제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이다. 초과이익 환수제는 조합원 부담을 크게 늘려,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될 경우, 사업이 훨씬 유리해질 뿐 아니라, 완화 폭에 따라 재건축 시장 활성화에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는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재건축 층수 완화 등과 정책적 공통분모가 있어, 향후 재건축은 주택시장에서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지역별 개발 계획도 포함, 수도권 GTX 노선 추가, 단 단기간 내 추진은 어려워
지역별 영향요인이 될 수 있는 개발 공약을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서울 수도권 내에 GTX 관련 공약을 꼽을 수 있다. GTX는 서울 · 수도권의 공간 구성을 바꾸는 혁신교통망으로 꼽혀,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에 영향 변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공약에 따르면 GTX는 기존 A와 C 노선은 연장하고, D 노선을 김포~하남 구간으로 원안대로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도권 남부와 서부를 지나는 E·F 2개 노선 신설도 포함됐다. 하지만 GTX는 A 노선만 시공 중인 데다, 2028년 개통예정인, 사실상 장기사업이다. B,C,D 노선은 여전히 검토단계로, 세부설계 등을 거쳐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결국 E·F 등 추가노선까지 논의를 거쳐 단기간 내 구체화되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광역도로망도 살펴보면, 수도권 광역도로망 가운데 제2외곽순환도로의 미 연결구간인 김포~파주~양주(50km), 포천~화도~양평(46km), 남양주~이천~오산(51km)를 조기 완공하고, 인천~시화(18.5km)를 조기 추진한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제2경부고속도로도 조기에 준공을 추진한다. 이 밖에 지하철1호선 경인선 구간과 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공약도 포함돼 있다.
지역 개발의 경우, 서울에선 여의도를 디지털금융허브로, 한강변에 서울 센트럴 파크를 조성한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 송도 신도시의 랩 허브 구축, 경기도를 북도와 남도로 나누는 행정체계 개편도 추진된다.
전체적인 정책 기조 크게 달라져, 시장 상황도 변화 전망, 단 일부 공약은 실현 가능성 따져 봐야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관련 공약이 큰 방향을 보면 단기적으로 대출 규제 완화를 시작으로 입법화 과정을 거쳐 부동산 세제, 재건축 관련 규제 단계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책 기조가 현 정부의 정책방향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시장 분위기 또한 지금과는 많이 바뀔 전망이다. 단, 공급 확대와 GTX 등 지역개발 관련 공약은 검토 기획 단계 등을 포함해 예산 소요라는 걸림돌이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용적률 상향 관련 이슈 또한 기반 시설 확충, 삶의 질 재고 등 거시적인 도시계획과 연관돼 섣불리 결정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원안대로 추진되긴 쉽지 않아, 막연한 기대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지방에도 다양한 지역별 개발계획이 제시되어 있지만, 현실적인 추진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