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TREND
2022. 03. 29
우주 공간,
새로운 산업 시장이 열리다
우주, 무궁무진한 미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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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경험이었다.”
1960년대 미국 인기 공상과학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우주 함선 선장 역할을 맡은 윌리엄 샤트너90, 제임스 커크가 실제 2021년 뉴 셰퍼드New Shepard를 타고 우주탐사의 꿈을 이룬 뒤 한 말이다.
현실 같지 않은 미지의 공간을 다녀오는 것은 이미 현실이 되었고, 지구인은 또 다른 꿈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주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글로벌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민간 우주여행 산업은 오는 2030년 연간 30억 달러3조5,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 항공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과거 국가가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에서 민간이 주도권을 쥔 ‘뉴 스페이스New Space’로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우주 경제 시장이 연평균 3.1% 성장해 2040년에는 1조 달러1,19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선두에 선 기업으로 스페이스XSpaceX를 꼽는다. 이른바 재사용 로켓 기술을 통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상업용 로켓 시장의 문을 열어젖히고, 위성체 발사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우주 발사체를 한 번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0억 달러1조2,000억원로, 전체 발사 비용의 9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로켓 재활용 기술 발전으로 수년 내 우주왕 복선 궤도 운송비가 1kg당 2만 달러2,200만원에서 500달러55만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언제든 떠나는 우주여행, 어디서든 사용하는 우주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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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오리진은 2022년부터 두 달에 한 번꼴로 관광 우주선을 쏘아 올린다.
민간 기업이 현재 전개하고 있는 우주 비즈니스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우주 관광업이 있다. 블루 오리진Blue Origin뿐 아니라 스페이스X는 민간인 우주여행객 3명을 크루 드래건Crew Dragon에 태워 다녀온 적 있으며, 2023년을 목표로 달 관광용 우주선도 개발 중이다. 다만 아직 우주여행 상품은 억만장자만의 전유물로 통한다. 탑승권 가격이 지나치게 고가인 탓이다.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 티켓의 경매 낙찰가는 2,800만 달러334억원에 달했다. 스페이스X의 여행객 중 한 명인 일본인 마에자와로는 온라인 쇼핑몰계 갑부로 1,000억원을 내고 다녀왔다. 결국 가격 경쟁력이 승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은 2022년부터 시작할 우주여행 탑승권의 시작가를 공격적으로 45만 달러5억원로 낮춰 잡았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세계 갑부 1순위에 오른 일론 머스크가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성장에 힘입어 첫 ‘조만장자재산 1조 달러 이상 부호’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판단에는 스페이스X 사업의 미래 성장성이 고려됐는데, 특히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Starlink’가 주목을 받았다. 우주산업계는 저궤도 소형 위성이 대중화되면서 위성통신이 차세대 금광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인터넷 보급률은 약 59.5%로 아직 인터넷이 안 터지는 지역이 곳곳에 있다. 지구 전체를 둘러싼 소형 위성들이 인터넷망을 형성하면 사막, 남극, 바다 한가운데, 높은 산 등 인터넷 사각지대가 사라진다. 이것이 바로 스타링크가 그리는 사업의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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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는 지구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스페이스X는 현재 위성 1,674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종 4만2,000기를 저궤도에 배치하면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완성된다. 이 위성 인터넷 서비스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미국과 캐나다·영국·독일 등 17개국, 9만여 명 고객이 베타 서비스에 참여했다. 월 사용료가 99달러12만원 수준인 데다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어 “괜찮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케이블 기반의 인터넷 통신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벌써 나온다.

한편 사업의 결이 같은 영국의 위성통신 스타트업 원웹OneWeb도 600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려 전 지구적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주에서 가능해지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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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숙성한 와인 샤토 페트뤼스 2000 패키지를 특수 제작한 스페셜 케이스로 포장해 경매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우주에서 숙성한 와인은 얼마가 적정가일까?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14개월간 무중력상태에서 숙성된 와인이 경매시장에 나온다. ‘샤토 페트뤼스 2000Chateau Petrus 2000’ 패키지는 맛을 비교하기 위해 지구에서 보관한 같은 빈티지의 샤토 페트뤼스 한 병이 주어지며, 디캔터와 와인 글라스, 운석으로 만든 코르크 스크루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판매가는 100만 달러11억9,200만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위성이 촬영·전송한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사업도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위성 영상 활용 사례를 대표적 예로 꼽는다. 이 회사는 CJ제일제당이 원료수매 시점을 결정해야 할 때 곡물 작황 등 지역별 농산물 생산량을 추정할 수 있는 위성 영상 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에서도 이미 위성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이용 중이다. 이를테면 인도의 한 은행은 대출받기 위해 찾아온 농민들의 신용도를 평가하기 위해 농지 위치, 토지 성분, 농작물 상태 등을 촬영한 위성 영상 정보를 활용한다.

우주 쓰레기 청소업도 새로운 먹거리다. 현재 우주를 떠도는 1mm 이상 크기의 우주 쓰레기는 1억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의 우주 스타트업 애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은 자석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기술로 1억9,100만 달러2,277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스위스 클리어스페이스ClearSpace는 4개의 로봇 팔을 이용해 100kg급 쓰레기를 움켜쥔 뒤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마찰열로 소각하는 방식의 우주 쓰레기 청소선을 오는 2025년 발사할 예정이다.

이 밖에 아직은 먼 얘기지만 우주 광물 탐사, 우주 태양광발전도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테면 달 표면엔 헬륨-3라는 희소 자원이 있다. 헬륨-3 1톤을 핵융합하면 석유 1,400만 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헬륨-3는 달 표면에 최소 100만 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구상에서 탄소 중립의 한계가 있다는 면에서도 우주 태양광은 에너지산업 측면에서 빠뜨릴 수 없는 대목이다. 우주 태양광발전소는 태양전지판이 달린 위성을 우주에 보내 전기를 생산하고 지구로 보내는 형태로 발전한다.
새로운 시장, 지속적인 기회를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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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발사하면서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했고, 우주 생태계 육성 및 산업화 등에 대한 투자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우주산업 매출은 2019년 기준 3조2,610억원으로 글로벌 시장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2021년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우주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먼저 국내민간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한화는 우주 사업 허브인 스페이스 허브Space Hub를 출범시켰다. 우주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글로벌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와 소형 저궤도 위성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KAI는 누리호 조립·공정 설계 조립용 치공구 제작 등에 참여한 바 있다.

우주산업에 도전하는 국내 스타트업도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설립한 이노스페이스INNOSPACE는 고체 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배합한 로켓용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 중이다. 2016년 설립한 페리지항공우주Perigee Aerospace는 50㎏급 소형 위성을 실어 나를 길이 8.8m, 무게 1.8톤인 초소형 발사체 ‘블루웨일Blue Whale’의 고고도지상으로부터 7~12km의 높이 시험 발사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산업은행의 투자를 받았으며, 이는 국내 금융권도 우주산업에 관심을 가진다는 방증이다.

정부도 우주산업 생태계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먼저 2022년부터 2031년까지 공공 목적 위성 총 170여 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위성과 연계한 국내 발사체도 총 40여 회 발사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에 위성·발사체 부품 등의 개발에 참여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보상 강화 방안을 추가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과 우주 기술의 융합으로 데이터 통신, 기상 관측, 농업, 우주 관광 등 민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우주산업이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성 발사 비용의 급격한 감소로 우주산업이 기업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바뀌면서 향후 더 큰 발전이 기대되는 실정이다.

다만 국내 우주산업은 가시적인 실적 창출이나 상업화 등이 미흡하고, 기술력이 높은 기업이 많지 않아 투자 역시 제한적인 상황이다. 우주산업 관련 기술의 활용 범위가 매우 넓어 새로운 시장 창출 여력이 크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기회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류준영(<머니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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