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LIFESTYLE
2022. 10. 11
"내 아바타 옷을
소개하지"
메타패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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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융합한 ‘메타패션Meta Fashion’이 패션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패션과 디지털 기술이 만난 메타패션 시장은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활발히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10대와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전 세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메타패션. 무한한 디지털 옷을 입은 메타패션 시장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패션계에 부는 디지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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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구 페이스북)와 인스타그램에도 아바타를 위한 디지털 의류 매장이 만들어진다.
메타패션Meta Fashion이라는 용어가 처음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2019년이다. 그해 네덜란드의 디지털 패션 브랜드 패브리컨트Fabricant가 뉴욕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에서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디지털 드레스를 경매에 부쳤는데, 놀랍게도 그 옷은 한 재력가가 9,500달러(한화 약 1,240만 원)에 사들였다. 그는 옷을 아내에게 선물했고, 그의 아내는 자신의 사진에 디지털 드레스를 입혀 SNS에 올렸다.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기술이 없던 그 시절에 할 수 있는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당시에는 돈 많은 사람의 별난 취향 또는 사치 정도로 치부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디지털 패션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엄밀히 말하면 NFT와 만나면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디지털 패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최근 패션업계에는 메타버스Metaverse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상 패션 시장, 즉 메타패션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상 플랫폼 내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패션 시장도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 형태로 발매해 플랫폼과 상관없이 소유할 수 있는 NFT 패션 아이템 시장도 성행 중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만 거래되는 패션 시장이라니! 메타패션은 과연 무엇일까?

메타패션은 패션과 디지털 기술이 만난 패션 테크Fashion Tech 종류 중 하나다. 패션이란 자고로 몸에 걸치는 것이라는 상식을 깨고 디지털 이미지 또는 동영상 모습으로 유통·소비하는 것이 바로 메타패션이다. 생산·유통 등 중간 과정이 많고, 유행 주기가 빨라 효율성이 떨어지는 전통적 패션 산업에서 메타패션 같은 디지털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반가운 일이다. 초기에 패션업계의 디지털 전환 시도 역시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기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시작했다. 디지털로 전환할 경우 제품 출시까지 소요 시간이 최대 40%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제작하는 샘플은 70%, 인력은 20%까지 감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한 패션 디지털 전환의 움직임은 메타버스·NFT 등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로 급물살을 탔고, 현재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메타패션이다.
명품 시장이 주목하는 메타패션
메타패션 시장에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브랜드는 이른바 명품이라 일컫는 럭셔리 브랜드다. 대중적인 것을 경계하던 이들 브랜드가 메타패션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잠재적 고객층인 10대와 MZ세대까지 포섭하기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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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패션 시장에 가장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브랜드는 럭셔리 브랜드다. 잠재적 고객층인 10대와 MZ세대까지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가입자 수가 3억 명을 돌파한 제페토Zepeto, 국내 대표적 메타버스 플랫폼의 이용자 80% 이상이 10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명품 브랜드에 메타버스와 NFT는 수입이 많지 않은 10대와 MZ세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인 셈이다. 디지털 명품 소비자로 확보하기만 한다면 향후 이들이 경제 주요 소비층이 되었을 때 현실에서도 자사의 고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럭셔리 브랜드를 메타패션 시장으로 이끌고 있다.

실제로 10대가 메타패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메타패션 시장에서 창출되는 수익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제페토에 문을 연 구찌 빌라에서는 3,000원인 구찌 가방(실물은 약 200만 원)이 열흘 만에 40만 건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8월 게임사 마이씨컬Mythical의 멀티플레이어 게임 ‘블랑코스 블록 파티Blankos Block Party’ 속 게임 캐릭터 ‘샤키 BSharky B’는 출시 30초 만에 750개 전량이 모두 판매되었다. 샤키 B는 버버리가 제작한 캐릭터로, 버버리 패션으로 꾸며져 있다.
가치와 균형을 맞춰가는 MZ세대의 메타패션 소비
명품에 대한 열망을 저렴한 가격으로 충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입을 수 없는 디지털 패션에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얼핏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요 소비층인 10대와 MZ세대가 어디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디지털 패션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는 건 ‘가치의 전환’과 맞물려 있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에게 ‘SNS나 메타버스 속의 나’는 현실 세계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가상 세계 안의 자신을 현실의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디지털 패션 아이템은 단순히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는 옷이 아니라 재판매해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아이템이라는 생각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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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명품 브랜드와 SPA 및 스포츠웨어 브랜드까지 NFT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것은 NFT 상품이라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근래 메타버스 열풍에 힘입어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구찌Gucci, 루이비통Louis Vuitton, 버버리Burberry, 발렌시아가Balenciaga 등 다수의 명품 브랜드와 자라Zara, 나이키Nike, 아디다스Adidas 같은 SPA 및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NFT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NFT는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해 소유권을 확실히 하고,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한 것이니만큼 소장 가치가 크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메타패션의 미래는 밝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디지털 패션 산업이 2030년까지 500억 달러(한화 약 64조5,000억 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고, 스타트업 전문 플랫폼 크런치베이스 인사이트CB Insights는 3조 달러(한화 약 3,800조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분야를 블루오션이라 판단해 정부 차원에서 메타패션 산업을 육성하는 데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메타패션이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된다.
글. 도월희((사)한국의류산업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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