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소식’이 대세!
필요한 만큼 건강하게 먹자
예부터 장수를 논할 때 ‘소식다작小食多嚼’이라고 했다. 적게 먹고 많이 씹으라는 뜻으로, 어떤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섭취하느냐가 건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최근 들어 소식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속속 증명되고 있다. 단순히 적게 먹어서는 안 된다. ‘이것’도 필요하다.
소식을 했을 때 나타나는 체중 조절 효과는 장수로 이어진다는 반가운 소식에 이어 자신의 생체 시계에 맞춰 소식을 하면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생체 시계란 식사, 수면, 활동 등 각기 다른 상태에 우리 몸의 세포가 최적으로 대비하도록 하는 내부의 시간 측정 장치를 말한다.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는 쥐를 이용해 생체 시계와 소식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내용을 살펴보면 칼로리와 시간 제한 없이 식사하는 실험군과 칼로리만 제한한 대조군 A, 낮과 밤을 나눠 칼로리를 제한한 대조군 B로 나누었다. 각 대조군에는 동일한 사료량과 칼로리를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대조군 A는 실험군에 비해 수명이 10% 연장되었고, 대조군 B는 수명이 35% 연장되었다. 여기서 실험을 한 쥐의 밤은 활동량이 많은 시간대를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현대인의 대다수는 칼로리 제한 없이 아무 때나 맘껏 먹을 수 있는 실험군과 같은 조건에 있다. 소식을 하고, 건강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자신의 생체 시계를 파악하고, 하루 중 활동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하루 섭취량의 30% 정도를 제한 한 칼로리 제한식을 하는 것이 소식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만약 밤에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칼로리 제한식을 낮이 아닌 밤에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생체 시계에 맞춘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포유동물의 생존에 중요한 과정인 열 발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열 발생은 ‘짝풀림 반응’이라고 해서 똑같이 먹어도 누구는 살이 찌고, 누구는 살이 찌지 않는 배경이 된다.
자신의 생체 시계에 맞춰 소식을 하면 열 발생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에서 그 비밀에 대한 답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생쥐를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그룹, 비활동기에만 먹을 수 있는 그룹, 활동기에만 먹을 수 있는 그룹으로 나눠 고지방 먹이를 주고 체중 변화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체중 증가 폭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그룹이 가장 컸지만, 비활동기에만 먹은 그룹의 체중 증가 폭도 만만치 않았다. 반면 활동기에만 먹은 그룹의 체중 증가 폭은 두 그룹에 비해 훨씬 적었다. 즉 활동 시간대에만 먹는 음식이 설사 기름진 음식이더라도 살찌는 것을 꽤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세기 철학자이자 천문학자, 의학자인 마이모니데스Maimonides는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귀족처럼, 저녁은 소작농처럼” 먹으라고 권했다. 거의 1,00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가 옳았음을 과학이 입증한 셈이니 대단한 선견지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필수영양소 결핍을 초래하지 않는 소식이다. 무조건 소식하고 절식하는 것은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정보를 습득하고 자기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소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