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세무 ISSUE
2023. 08. 08
공작부인도 무서워하는 상속세
그런데, 상속세가 부자들만의 세금이 아니라고요?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공작부인이 됐다!’ ‘팟캐스트 방송하는 공작부인’…
판타지 소설 제목이 아닙니다. 현실 속 얘기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인터뷰한 엠마 매너스 러틀랜드 공작부인은 영국 웨일스에서 평범한 농부의 딸로 태어났는데요, 어느 날 남편이 갑자기 공작 작위를 상속받으면서 느닷없이 공작부인이 됐어요. 그녀가 쓴 자서전 제목이 <우연히 공작부인>인 이유죠.
이미지 출처: 도서 <The Accidental Duchess> 표지
Emma Manners Duchess of Rutland, The Accidental Duchess,
Pan Macmillan, 2022
그녀와 남편은 방만 356개인 거대한 성(城)도 물려받았어요. 하지만 현실은 신데렐라 같은 해피엔딩이 아니었죠. 상속세만 1,200만 파운드(약 198억 원)에 달했어요. 관리비는 매년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 가만히 있을 수 없던 그녀는 결국 성 일부를 숙박시설로 바꿔 관광객을 받았고, 팟캐스트를 시작했으며, 책을 펴냈어요.
이미지 출처: Belvoir Castle 홈페이지
상속세가 비단 영국 공작부인에게만 골칫거리는 아니겠죠. 한국 사람들도 상속세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상속세 구조상 피상속인이 배우자가 있는 경우라면 10억 원이 공제되고 배우자가 먼저 사망하고 혼자였다가 사망하는 경우라면 5억 원이 공제됩니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재산이 최소한 5억 원 또는 10억 원은 넘어야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얼마 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3억 원이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다른 재산 없이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소유하고 있더라도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예요. 또 국세청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를 참고해 보면 상속세 신고자 수는 2021년 14,951명에서 2022년 19,506명으로 약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어요. 재산 가치가 물가 상승률만큼 계속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상속세는 더 이상 부자들만의 세금은 아닌 셈입니다.